182. 몰입

by 청리성 김작가
『원하는 마음과 함께 노력이 더해져야, 완성되고 이룰 수 있는 상태』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

많이 들었던 말이고 누구나 경험했던 말이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나오면, 사람들의 머리만 보인다. 새 신발을 신고 나간 날은, 시선이 자연스레 아래로 깔린다. 빨간색을 좋아하는 나는, 무엇을 봐도 빨간색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선택의 우선순위가 빨간색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빨간색에 한창 미쳤을 때는, 빨간색 모자에 빨간색 운동복 상·하의 그리고 빨간색 가방과 빨간색 운동화를 신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노량진 일대를 누비고 다녔다.


“뭐 눈에는, 뭐만 보려고 한다.”

앞에서 인용한 말을 이렇게 바꿔볼 수 있다. 무언가에 꽂히면, 그와 관련된 것이 눈에 먼저 들어오기도 하지만 보기 위해 찾아다니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책을 읽을 때다. 기획이 필요한 일을 시작했을 때는 기획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마케팅 관련 일을 시작하면서는, 마케팅 관련 책을 찾았다. 한창 철학에 꽂혔을 때는, 철학에 관련된 책을 읽었고 강연을 듣기 위해 다니기도 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고부터는, 글쓰기 관련된 책으로 바뀌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은 가득하지만,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에, 방법을 찾기 위해 책을 찾았다.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소설가들이 말하는 소설 쓰기에 대해 빠져들기도 했었다. 지금도 글쓰기와 관련된 책 소개를 들으면 바로 찾아본다. 어제도 도서관에서, 글쓰기에 관련된 책 두 권을 업어왔다.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고 배고픈 사람이 빵을 찾는 것과 같다.


그래서였을까? 지난 달 꿈에서 한 생각이 떠올랐다.

눈을 뜨고 핸드폰 시계를 봤는데, 새벽 3시였다. 정신은 또렷했다. 침대 옆에 놓아둔 연필과 메모지로 생각을 적었다. 깜깜한 방 안에서. 샘물처럼 솟아오르는 생각을 놓치면 안 되겠다 싶어, 이불을 젖히고 일어났다. 커피를 타서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종이에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랜만이었다. 노트북에 바로 타이핑하지 않고 종이에 글을 써 내려간 것이. 그냥 그러고 싶었다. 내 생각을 제대로 받아내기 위해, 노트북보다는 손의 감각을 빌리고 싶었다.


글쓰기에 관한 내용이었다.

내가 써 내려간 생각은 글쓰기에 관한, 책 서문이었다. 목차 구성도 거의 나왔다. 내가 글쓰기에 관련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니. ‘내가 어찌 감히!’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꿈에 나왔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내가 글쓰기에 대한 방향을 잃었을 때, 나침반을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함께 담고 싶다. 완성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몰입은 신기한 경험을 안겨준다.

내가 생각하지 않았거나 의도하지 않았는데, 나에게 필요한 생각이 떠오르거나 환경이 만들어진다. 자석이 쇠를 끌어당기듯, 내 몸과 마음이 원하는 것이, 나에게 끌어당겨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몰입에 대해 생각해 본다. 몰입한다는 건, 마음과 함께 노력도 빠져서는 안 된다. 마음으로만 바라는 건 그냥 욕심일 뿐이다. 좋은 몸매를 원한다면, 운동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 더해져야 몰입이라는 퍼즐이 완성된다. 그렇게 몰입의 힘을 믿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81. 인과응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