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 생각하고 마음먹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힘』
“종점이에요!”
최근에는 덜하지만 한창 버스 종점을 다녔던 때가 있었다. 물론 볼일이 있어서 간 건 아니었다. 술 한 잔하고 버스를 타면, 잠이 든다. 잠에 빠져있다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치거나, 종점에서 기사님이 깨워주셨다. 버스가 다니는 시간이면 버스를 타고 나오면 됐지만, 그렇지 않은 시간이면 택시를 타거나 걸어 나와야 했다. 인적이 드문 종점은 시간에 상관없이 어느 정도 걸어 나와야 했다. 한겨울에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걸을 때는 정말이지, 나 자신이 그렇게 원망스럽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집과 가까운 정류장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말 난감하다.
처음부터 택시를 탔으면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을 만큼의 거리일 때도 있었다. 한 번은 대성리까지 간 적도 있었다. 남양주에 있는 마석이라는 동네에 살 때였는데, 택시비가 5만 원 정도 나왔었다. 청량리에서 버스를 탔는데, 거기서 택시를 탔다면 3만 원이면 충분했다. 돈도 돈이지만, 인적이 없는 깜깜한 도로에서 한참을 걷다 간신히 잡아타고 왔었다. 하마터면 집까지 걸어왔을지도 모를 만큼, 차도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았다. 이만하면 정신을 차릴 만도 한데, 사람이란 참….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이 생각이 제일 먼저 난다.
버스에서 깨어 있어야 지나치지 않고 잘 내릴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되돌아올 때면 계속 머릿속으로 되뇐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다시 그런 상황이 되면 나도 모르게 그냥 잠에 빠져든다. 그렇게 나는 잠을, 참 좋아한다. 누군가는 정신력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정신을 차리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다. 심지어 술자리에서 잠을 자는 경우도 허다하다. 머리로는 이해하고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깨어 있다는 의미를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아무리 알고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허공에 휘두르는 칼과 같다.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한다. 무를 썰든 나무를 베든 어딘가에 닿아야 결과를 낼 수 있다.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생각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행동에 닿아야 결과를 낼 수 있다. 아침에 일찍 기상해야 한다는 걸 알고 그게 얼마나 좋은지 알지만, 몸을 일으켜 세우지 않으면 결과를 내지 못한다.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해본 사람은 그 기분이 어떤지 알지만, 일어나서 하지 않으면 그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게 하루 이틀 미루다 보면 어느새, 운동하지 않는 모습이 익숙해지고 심지어 정당화하려는 마음마저 든다. “그래! 아침부터 땀 빼고 힘 빼면 하루가 힘들어!” 내가 그러고 있다. 5시에 일어나면 할 수 있는데, 꼭 30분 늦게 일어난다. 5시에 눈을 뜨지만, 이불 속에서 뭉그적거리다 5시 30분에 몸을 일으킨다.
아침기도와 묵상을 하면 출근 준비할 시간이다.
조금 더 늦게 일어나는 날이면 이마저도 하지 못한다. 그날 출근하는 기분은 정말이지 별로다. 아침에 하고자 했던 계획을 하지 못하면, 아쉬운 마음으로 출근 준비를 한다. ‘내일은 꼭 해야지!’라는 다짐도 항상 잊지 않는다. 하지만 작심삼일은 고사하고 하루를 넘기지 못한 날도 많다. 후회와 아쉬움의 마음을 부여잡고 정신력을 원망하지만, 지난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으로 위안을 삼고자 한다.
서문의 제목으로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세계 최고들이 매일 실천하는 것들”. 여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표현이 있다. ‘성과를 내는 날을 그렇지 못한 날보다 많이 만들 것’이다. 이 규칙만 명심하면 된다고 말한다. 매일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내는 날을 더 많이 만들면 된다. 그러고 보면 성과를 낸 날, 그러니까 계획했던 일을 했던 날이 그렇지 못한 날보다 조금은 더 많았다. 그렇게 일주일에 4일을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하면 조금은 더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다시 나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