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 의중(意中)

by 청리성 김작가

『마음에 중심을 상대방에게 둘 때, 온전히 알아차릴 수 있는 메시지』

“괜찮아”

이 말로 봐서는 정말 괜찮은지, 안 괜찮은데 괜찮다고 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하는 말투나 표정을 보고 들으면 어림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왜 그 말을 했는지의 과정을 알고, 유추할 수 있다면 거의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그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빈말인지. 괜찮다는 말은, 대부분 괜찮지 않지만, 그럭저럭 나쁘지 않거나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기보다, 애써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을 덮을 때 사용한다.


글은 특히 그렇다.

‘문자’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주로 하는 소통 수단 말이다. 문자나 기타 메신저 등으로 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때로는 글 내용만 봐서는 마음을 정확하게 읽어내기 어려울 때가 있다. 상대방은 농담으로 던진 말인데 진지하게 받아들여, 서로 뻘쭘하게 마주칠 때가 있다. 진중하게 한 말을 가볍게 받아들여 상대방의 감정을 더욱 격하게 만들 때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메시지를 보낼 때는 몇 번을 읽어보면서, 내 의도를 상대방이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신경을 써서 보낸다.

문자에 붙이는 기호에 따라, 감정을 달리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설명에 관한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문자에 붙이는 기호에 따라 어떤 감정인지 표현할 수 있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다. “네”라는 답변으로 설명했는데, 같은 답변이지만 기호나 단어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격하게 공감이 가는 내용도 있었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표현도 있었지만, 거의 인정할 수 있는 설명이었다.


내가 답변을 받을 때도 그렇다.

아무런 기호도 붙이지 않고 “네”라고 하면, 마지못해서 답한다는 느낌이 든다. 혹은 불만이 있다는 투로 보인다. 그래서 나는 항상 뒤에 물결을 붙여 “네~”라고 답을 보낸다. 더 의미를 담고 싶을 때는, 알겠다거나 확인했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느낌 아니까.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어낸다는 말 자체가 모순일 순 있다.

상대방이 보내온 문자만 보고 어떤 감정이 실려있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말이다. 한 번은 지하철에서 이런 사람을 봤다. 불만에 섞인 혼잣말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렸더니, 오만가지 인상을 쓰며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다행히(?) 핸드폰 화면을 볼 수 있는 각도라 살짝 봤는데, 그 내용만 봐서는 마냥 좋다는 표현의 말과 기호 그리고 이모티콘으로 도배가 돼 있었다. ‘헐~ 이럴 수도 있겠구나!’ 내가 받은 메시지의 내용과 이모티콘에 담긴 마음이,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쳐 갔다. 하긴 나도 그런 적이 있으니 뭐,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상대방의 의중(意中)을 파악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상대방이 나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말마디를 온전히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 계속 필터링을 거쳐야 한다면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하지만 가끔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않나? ‘어? 뭔가 이상한데?’ 상대방이 뭔가를 흘린다는 느낌말이다. 이럴 때, 말마디에 숨겨진 다른 의도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온전히 파악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노력한다면 근처까지는 갈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노력은 상대방이 알아차리게 된다. 그 마음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상대방의 마음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의중을 파악해서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마음을 헤아리려는 노력이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믿는다. 혹시 흘려들은 메시지가 떠오른다면,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그 사람에게 다가가 보는 건 어떨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36. 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