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도전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by 청리성 김작가
버티는 마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더듬다 보면, 힘들었던 기억 몇 개가, 뚜렷하게 떠오른다.

나를 강한 사나이로 키우고자 하신, 아버지의 의욕으로 만들어진 추억들이다.

어릴 적에는,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을 만큼 무척 버거웠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나를 여기까지 밀어온 잠재적인 힘이 되었다고 믿는다.


아버지께서는, 사나이는 강한 주먹을 가져야 한다며, ‘정권 단련’을 자주 시키셨다.

주먹을 쥐고 엎드린 자세로 버티는 것이다.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 동안 버티는 연습을 시키셨다.

1분이 1시간 같이 느껴졌었는데, 조금씩 시간을 늘리셨다.

초등학교를 들어가기도 전이었으니, 요즘은 아동학대로 잡혀갈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은 아버지와 가끔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때는 무서움에 떨며 해야만 했다.


한 번은 집 앞 골목길, 맨땅에 ‘정권 단련’을 하고 있었다.

지나가던 중학생들이 나를 보며, 깔깔대며 지나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중학생들이 괘씸하셨는지, 도전장을 던지셨다.

“너희들! 얘하고 시합해서 이기면 500원 준다!”


중학생들은 어이없다는 표정과 웬 떡이냐는 표정을 지었고, 한 명이 가방을 벗어던졌다.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와 중학생의 정권 단련 시합이 벌어진 것이다.

아버지는 나와 중학생이 엎드린 눈앞에, 100원짜리 다섯 개를 일렬로 까셨다.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다며,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꽤 오랜 시간 엎드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어린 나를 응원했고, 같이 있던 친구들만이 중학생을 응원했다.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할 것 같아, 아버지에게, 더는 못 버틸 것 같다고 얘기했다.

아버지는, 호통을 치시면서, 지면 집에 들어올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결국 울음을 터트렸고, 그것을 시작으로, 구멍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은 다 짜내며 악착같이 버텼다.

중학생도 힘들었는지 울기 시작했다.

꼬맹이한테 지는 치욕은 당하지 않으려고 했는지, 꽤 잘 버텼다.

하지만 결국 중학생은, 그 자리에 엎어지고 말았다.

내가 이긴 것이다.


중학생들은 창피했는지, 엎드린 친구를 둘러업다시피 해서, 급하게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아버지가 잘했다며 일어나라고 하셨는데, 나는 일어날 수가 없었다.

몸을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못 일어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는 나를 뒤에서 들어 올려서 일으켜 주셨다.

일어나긴 했는데, 주먹이 펴지지 않았다.

어머니가 세숫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아서, 제 주먹을 만져주시며 조금씩 펴주셨다.

주먹에 작은 돌들이 박혀있는 모습을 보고, 더 크게 울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나이였지만,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 이유는, 강렬한 느낌 때문이다.

비웃던 중학생에게 도전해서 이겼기 때문이다.

이 시합은, 한동안 동네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아버지의 두려움 때문에 버텨서 이기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힘겨운 도전에 이겼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도전을 받으며 살아간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다양하고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누구나, 흐릿하지만 어렸을 때, 새로운 도전을 이겨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기억이 없겠지만 혼자서 두 발로 일어났고, 여러 차례 넘어지면서 걷고 뛰었다.

처음으로 혼자 버스를 탔던 일, 두 발 자전거를 타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일, 새로운 악기나 운동을 배우기 위해 가슴 졸였던 일 등등 수없이 많이 있다.


도전으로 힘겨울 때, 어릴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그 기억을 통해, 지금 닥쳐오는 도전을 하나씩 넘기는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 어려운 걸 해냈는데, 이것쯤이야!


p.s 댓글로 당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적어주세요. 좋은 나눔의 장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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