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지혜를 뛰어넘는, 나를 채우고 나를 이끄는 힘
내가 말했지만, 참 괜찮은 말이라 느낀 적이 있는가?
나는 가끔 있다. 내가 생각하거나 말하고 소름이 돋은 적도 있다. 어디서 본 문장도 아니고 누군가한테 들은 문장도 아니다. 기존에 있던 문장의 조합도 아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 울리는 종소리처럼, 그냥 ‘띵!’하고 떠올랐다. 그림으로 그려질 때도 있고 문장으로 보일 때도 있다. 환청이겠지만 음성으로 들릴 때도 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문장일 때도 있지만, 평소에는 흘려들었던 문장이, 그날따라 심장에 매우 깊숙하게 박힐 때가 있다. 테트리스 게임을 할 때도 가끔 그런 경험을 한다. 평소에는 별로 쓸모가 없는 모양인데, 어느 순간 꼭 필요할 때가 생긴다. 그 자리를 비워두고 다른 공간을 채우고 있는데, 끝이 거의 임박했을 때, 마침 그 모양이 내려오는 순간, 그런 느낌이다. 나도 모르게, “예!”를 외치는 순간 말이다.
어디서 온 걸까?
심장을 깊숙이 파고드는 그 문장은 어디에서 왔을까? 평소에 인지하고 있진 않지만, 머릿속 혹은 마음 어딘가에 묻혀있던 게 뛰어나온 것일까? 비가 많이 오면 땅속에 숨겨져 있던 유물이 발견되는 것처럼 말이다. 수십 아니 수백 년을 찾아도 못 찾았던, 유물이 폭우가 쏟아지고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올 때가 있다. 그렇게 찾아 헤맬 때는 안 보이던 보물이 생각지도 못하게 발견된다. 새로운 건물을 짓기 위해 땅을 팔 때도 이런 경우가 있다. 그래서 사람 일은 모른다는 말이 있나 보다. 이렇듯, 생각지도 못한 문장 혹은 아이디어를 얻는 순간이 있다.
아이디어를 얻는 순간은 언제일까?
아이디어 발견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가 떠오른다. 너무 기쁜 나머지 목욕탕에서 옷도 입지 않고 뛰쳐나간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래서일까? 아이디어를 얻은 사람들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우나 혹은 샤워할 때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물과 아이디어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편안한 상태일 때 아이디어가 나오는지 이유는 딱히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누군가는 샤워를 하다 말고 뛰쳐나와 메모지에 메모했다는 사람도 있다. 그때부터는 아예, 욕실 안이나 바로 바깥에 메모지와 볼펜을 둔다고 한다. 귀한 아이디어를 잃어버리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다.
산책이나 등산할 때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사람도 있다.
선인(先人)들도 산책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 하니, 충분히 이해가 된다. 걸으면 발바닥이 자극되고, 그 자극이 뇌를 자극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다는 말도 있다. 등산은 산책과 또 다른 느낌이다. 땀이 줄줄 흐르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오를 때,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몸은 힘겹게 산을 오르고 머릿속에서는 풀리지 않는 고민이 여러 시뮬레이션으로 돌아간다. 그러던 어느 순간, “그래!”라는 마음속 탄성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실마리를 잡는다.
나는, 모든 방법을 경험해 봤다.
사우나에서 땀을 빼거나 샤워기에서 쏴주는 물을 맞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림이 떠오른 적이 있다. 점심을 먹고 회사 근처 한 바퀴를 돌면서 아이디어를 얻은 적도 있다. 등산은 내가 종종 이용하던 아이템(?)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그랬다. 고민이 있으면, 도봉산 꼭대기까지 쉬지 않고 올랐다. 왕복으로 5~6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였으니, 짧은 거리는 아니었다. 의도하지 않은 생각들이 자기들끼리 막, 치고 박는다. 그러다 정상에 도착하면, 한순간에 생각이 정리되는 신세계를 만난다. 그렇게 한 번 경험하고 나니 고민이 생길 때마다 가게 되었다. 내가 헤아린 횟수로는 7번을 갔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샤워는 매일 하는 거니까 그렇다고 치는데, 고민이 있을 때마다 샤워할 순 없는 노릇이다. 산책과 등산은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절차(?)가 있다. 산책은 그렇다고 해도, 등산은 더 번거롭다. 시간도 많이 할애해야 하니, 행동으로 잘 옮기지 않게 된다. 하지만 매일 크고 작은 고민과 아이디어를 내야 하니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내가 찾은 방법은 기도와 묵상이다.
어느 날부터는 기도하기 위해 제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으면, 내 머릿속을 지배하는 그 상황이 그림으로 펼쳐졌다. 그렇게 벌어지는 상상에 길을 따라가면, 내가 원하는 답을 발견하게 된다.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최소한 힌트는 얻는다. 최근에 너무 피곤해서 그 시간을 잘 갖지 못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허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단 10분이라도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이 채워지는 느낌이 좋다. 아이디어를 얻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출근하기 전, 10분이라도 내 안을 채우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