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에게 주어진 대가를 치르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아 생기는 마음의 불편함
일이 몰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바쁜 사람이다. 심지어 매우 바쁜 사람일 때도 있다. 바쁜 사람일수록 일이 몰린다. 한 출판사 사장님이 이런 말을 한 게 기억난다. “바쁘면 책을 못 씁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한 사람이 “그렇죠. 바쁘면 책 쓸 시간이 없죠!”라며 호응했다. 하지만 출판사 사장님은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바쁜 사람을 책을 못 쓰지만, 정말 바쁜 사람은 책을 씁니다.” 어설프게 바쁜 사람은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쓰지 않지만, 책을 쓰겠다고 목표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써낸다는 말이다. 이 말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바쁘다, 바빠!” 말은 하지만, 정말 바쁜 건지 아니면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어쩌면 대가를 치르려는 마음이 없는 건 아닌지도 살펴볼 일이다.
아내와 함께 배달 음식을 찾으러 간 적이 있다.
아이들과 떡볶이와 치킨을 시켜 먹을 때가 종종 있는데, 직접 찾으러 가기도 한다. 시간이 단축된다는 점과 배달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 홀에는 테이블 두 개 정도가 다였다. 주방과 홀 사이, 두 평도 채 되지 않는 공간에 세 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가족으로 보였다. 딸로 보이는 분은 배달 주문이 들어오는 전표를 뽑아서 확인한다. 5초 정도의 간격으로 알람이 울렸으니, 주문량이 엄청났다. 엄마로 보이는 분은 전표를 주방에 전달하고 계산을 한다. 아빠로 보이는 분은 음식이 나오면 포장을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종이를 붙인다. 그러면 배달 기사님이 와서 종이를 보고 배달 음식을 들고나간다.
5분여 가량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에 참 많은 일을 목격했다. 그 모습을 보는데 힘들겠다는 생각과 함께 숨이 막혀옴을 느꼈다. 잠깐의 시간을 보는 것도 그런데, 종일 그러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더 그랬다. 하지만 아내의 생각은 달랐다. “장사가 잘 되니까 좋겠다! 부럽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주문을 곧 수입으로 연결했다. 우리가 있었을 때 유독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 정도의 주문량이면 수입이 매우 괜찮을 거라는 생각은 들었다. 나는 이 얘기를 듣고 맞장구쳐주지 못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수입보다 작은 공간에서 종일 부대끼면서 있어야 하는 그 자체가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많은 돈을 번다고 해도 종일 그렇게 있는 게 나랑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좁은 공간에서 종일 시간을 보내는 만큼, 좋은 환경과 여유로운 시간은 포기한 셈이다. 그 대가로 우리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는다고 하면, 부러워할 만한 일인가 생각해 본다. 내가 현재 누리고 있는 좋은 환경과 그분들보다 여유로운 시간을 포기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면 말이다. 아내에게 물어봤지만, 흔쾌히 그러겠다는 답을 하진 않았다. “띵동 띵동”하고 울리는 주문 벨 소리만 부러웠기 때문이다. 당연히,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조금 더 좋은 환경과 시간을 누리면서 더 많은 수입을 얻은 생각은 당연히 있다.
대가를 치르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어떤 각오일까? 대가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보통 시간과 돈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말하는데 이렇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사람은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 아까 언급한 배달 음식점 사장님처럼 말이다. 시간을 여유 있게 쓰고 싶다면 많은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 일이 대체로 그렇다. 물론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사람도 있겠지만, 극히 드물다. 그러니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에 감사할 필요가 있다. 내가 치른 대가에 대한 몫이기 때문이다. 내가 손에 쥔 것이 불만이라면, 손을 펴고 다른 대가를 치르겠다는 각오를 하면 된다. 그러면 불평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