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존중의 시작이다.
간접 기여와 직접 기여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네? 아. 아닙니다. 모든 분이 저 많이 생각해 주시는 거 같아 고맙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아직 부서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고요.”
“하하하, 별소리를 다 하네. 역할이 없다니 무슨 그런 소리를 해. 저기 더그아웃 보이지?”
“네! 근데 갑자기 왜요?”
“저기에 사람들이 꽉 차 게 있지? 야구는 9명이 하는데, 왜 저렇게 사람들이 많겠어?”
“그야, 감독도 있고 코치도 있고 필요하면 교체해야 할 선수들까지 있어서 그런 거 아닌가요?”
“잘 아네! 자 그럼, 문제를 낼 테니 맞춰봐! 야구는 9명이 하는 경기이다. 오? 엑스?”
“네? 처음에 말씀하셨잖아요. 야구는 9명이 하는 거라고.”
“그래서, 오야 엑스야?”
“당연히 오죠?”
“땡! 조금 전에 야구 씨가 얘기했잖아. 감독도 있고 코치도 있고 교체 선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다 같이 경기를 하는 거라고 봐야지! 경기에 직접 뛰지 않는 선수라고 해서 필요가 없는 사람은 아니라는 거야. 더그아웃에서, 경기하고 있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독려한다면 10번째 선수로 뛰고 있다고 봐야지!”
“아! 10번째 선수! 들어본 거 같아요. 예전에 월드컵 때, 붉은 악마를 보고 12번째 선수라고 했었죠! 그런 거네요?”
“그렇지! 마찬가지로,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 직접 기여와 간접 기여.
직접 기여는 말 그대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는 거야. 비중에 따라 클 수도 적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프로젝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는 거지.
간접 기여는 프로젝트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지만, 그 프로젝트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이야.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해야 하는 우리 같은 경우는,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를 잘 수행해서 다른 사람들이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 그 이외에도 자질구레한 업무나 심부름을 하는 것도 간접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봐야지.”
“그래서 모든 사람이 각자가 맡은 프로젝트 말고도, 간접적으로 모든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오호~ 빠르네! 야구 씨 같은 경우도, 아직 업무역량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기여도는 적지만, 선배들이 프로젝트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서포트를 잘하고 있잖아. 그것도 간접 기여라고 볼 수 있어.”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입은 신입이기 때문에, 업무역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 아직 경험이 적잖아. 그런데도 야구 씨처럼,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있어. 아직 많은 경험이 쌓이지 않아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인데,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사실 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긴 했어요.”
“물론,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좋다고 봐. 일에 대한 열정이 있다는 거니까. 경력자 중에도 그런 사람들 있어. 아직 주임인데 대리가 해야 할 업무역량을 기준으로 보고 자신을 평가하는 거야. 그럼 당연히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아~ 그래서 이 주임님이 그러신 거군요? 제가 볼 때는 일을 엄청 잘하시는 거 같은데, 항상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친구가 욕심이 많아! 욕심이라기보다, 열정이지! 그런 마음을 발판으로 삼고 노력하면 되는데, 부족하다는 생각을 너무 하면, 자칫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어. 자신이 필요 없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거지. 그런 생각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역량을 강화하면서,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 야구 씨의 장점을 잘 생각해보면,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반드시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을 좀 편해지지 않을까?”
“네, 업무 배우면서,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번 회는 순식간에 끝났다. 얘기를 나누느라 자세히 보지 못한 것도 있지만, 짧은 시간에 공격과 수비가 끝났다. 더그아웃을 바라보니, 안에 있던 사람들이 수비를 마치고 들어오는 선수들과 손을 마주치며 격려해 주는 모습이 보였다. 그랬다. 경기장 안에 있지 않더라도, 한마음이라면, 그것도 함께하는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존중의 시작이다!
팀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다.
선임을 존중하고 후임을 존중하고 동료를 존중하는 팀이, 가장 강력한 팀이다.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부러움에 주눅 들지 않아야 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서 팀에 보탬이 되면 되는 것이다.
존중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어느 선비가 나룻배에 올랐다.
선비는 뱃사공에게, 논어를 읽어봤냐고 물어본다.
뱃사공이, 자신은 글도 모른다고 말한다.
선비는 뱃사공에게 훈계하기 시작한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어떻게 논어를 모르고 살아갈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뱃사공은 기분이 나빴지만, 묵묵히 노를 저었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더니, 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큰 파도가 배 안을 덮치자 배에 물이 가득 찼다.
물이 가득 찬 배는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다.
파도는 잔잔해졌지만, 더는 배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다.
뱃사공이 다급히 선비에게 물었다.
“헤엄칠 줄 아십니까?” 선비는 물에 들어가 본 적도 없다고 했다.
뱃사공은 선비의 목 뒷덜미를 잡고 헤엄치기 시작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섬이 있어서, 두 사람은 가까스로 살아날 수 있었다.
뱃사공은 선비에게 숨을 고르며 이렇게 말한다.
“때로는 인생에서, 논어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습니다.”
선비는 자신이 교만했던 것을 뉘우치며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뛰어난 지식이나 재물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무용지물일 때가 있다.
물에 빠졌을 때는 헤엄치는 능력보다 값진 것은 없는 것이다.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을 하찮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그 사람의 하찮아 보이는 능력이 자신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리더 중에서,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교만한 사람들이 있다.
구성원들을 하찮게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이 다 이끌고 있다는 생각에 깊이 빠져 있다.
뉴스에서 나오는 사내 갑질도 그런 마음이 표출된 사례가 볼 수 있다.
방향을 잡아주고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역량은, 리더가 탁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역량도 소용없다.
단순하고 쉽게 생각하고,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우습게 보면 안 된다.
영업력이 뛰어난 리더가 있다고 해도, 실행할 구성원이 없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리더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구성원의 역할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하면, 구성원은 마음을 다해서 자신의 역할에 임할 것이다.
그 마음은, 때로는, 리더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런 장면이 가끔 나온다.
회사의 임원이나 팀장이 해결 못 하는 일을, 말단 사원이 재치 있게 해결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직급이나 경력 그리고 나이순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분명히 있다.
만나는 사람과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존중의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