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초: 팀에서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1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존중의 시작이다.

by 청리성 김작가
선배에게 받은 사랑은, 후배에게!

“말을 많이 했더니, 목이 마르네. 자~ 한잔하자고!”

“넵!”

컵에 남아있는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켰다. 잔을 내려놓고 페트병을 들었는데 비어 있었다.

“어? 다 마셨네요. 제가 더 사 올까요?”

“그래, 자 여기 카드”

“아닙니다. 제가 사겠습니다. 야구도 보여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 제가 사야죠.”


“하하하! 별소릴 다 하네. 나중에 야구 씨 후배 들어오면 그 후배 사줘. 그렇게 갚는 거야. 그러면 돼!”

“후배한테 갚으라고요?”

“선배들한테 얻어먹었으면, 그걸 후배들한테 똑같이 사주라고. 그게 갚는 거야. 그렇게 내리사랑을 하는 거니까, 말 듣고 이 카드로 사 와!”

본부장님은 카드를 두 손가락에 끼워서 나에게 찌르듯 내미시고 몇 번을 흔드셨다.

“아! 네, 알겠습니다.”

맥주를 사러 가면서 생각해보니, 대학 때 한 선배도 그렇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났다.

매번 밥 얻어먹는 게 미안해서, 크게 마음먹고 밥 한 번 사려고 했는데, 비슷하게 얘기했었다. 정 미안하면 나중에 후배들한테 사주면 된다고. 자신도 선배들한테 그렇게 배웠다고 했다.

‘그래! 선배들한테 실컷 얻어먹고 후배들한테 갚아야지!’


맥주를 사서 자리에 돌아왔는데, 본부장님은 통화하고 계셨다.

오른손은 휴대전화를 잡고 계셨고, 왼손은 뒷머리를 만지작거리고 계셨다.

“그래그래, 휴일까지 고생이 많았네! 잘 마무리하고 들어가 수고했어!”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본부장님은 통화를 마치셨다.

“사 왔어?”

“네, 아직 경기가 좀 남은 거 같아서 2개 사 왔어요.”

“그래, 잘했어.”

“자! 한잔하지!”

본부장님이 뚜껑을 따서 먼저 잔에 따라주셨다. 잔을 받고, 페트병을 받아 나도 따라드렸다.



내 편을 만드는 게임, 사회생활

“참, 조금 전에 이주임하고 통화했는데, 야구 씨가 참석자 명단 파일에서, 참석 인원하고 호텔 객실 수량 안 맞는다고 했던 거, 해결했다네. 엑셀 파일에 수식이 잘못 걸려있던 것도 있고, 참석자 중에서 객실을 같이 사용하겠다는 분이 있었는데, 그러면 객실을 한 개 빼야 하잖아? 그걸 적용 안 해서 수량이 안 맞았던 거래. 해결됐으니 이제 너무 신경 쓰지 마!”

“아, 그랬군요. 아무리 해도 잘못된 부분을 못 찾겠던데 저 때문에, 이 주임님이 휴일까지 고생하셨네요!”

“우리야, 뭐 자주 그러는데 뭐!”


“저는 이렇게 야구장 와 있는데, 제가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쉬지도 못하신 것 같아, 이 주임님한테 죄송하네요.”

“괜찮아! 어제 내가 이주임 따로 불러서 얘기했어. 야구 씨가 요즘 힘들어 보이니, 대신 좀 처리해달라고 했어. 야구 씨가 아무리 낑낑대고 붙들고 있어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어. 안 그래도, 요즘 기운 빠져 있는 것 같았는데, 그 문제 때문에 더 힘들어했잖아?”


“아, 네. 그렇긴 했습니다. 사실, 오늘도 그거 붙잡고 있었으면 더 답답했을 것 같아요. 지금 본부장님 하고 얘기하면서 답답했던 실마리가 조금씩 풀려가는 느낌이에요. 내일부터는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다 생각이 있어서 데리고 온 거니까 편하게 생각해. 정 미안하면, 내가 방법을 하나 알려줄까? 적은 돈으로 크게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


“오~ 그런 게 있다면, 저야 너무 감사하죠!”

“오케이! 최근에 이 주임이 일이 많아서 점심 먹으러 잘 못 나가는 거 알지?”

“네. 요즘 무슨 일이 그리 많은지, 점심때 잘 안 나가시더라고요. 점심때 전화 와서 못 나가시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그럼, 내일도 한번 지켜봐. 그래서 혹시 밥을 먹으러 나가지 못하면, 들어올 때 김밥 2줄 정도 사다가 주도록 해! 평소에는 김밥이 그저 그럴 수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고급 뷔페보다 더 반갑거든!”


“아! 맞아요! 저도 점심시간에 일이 있어서 못 나가고 있었는데, 신 대리님이 김밥 사다 주신 적이 있었어요. 그때 먹었던 김밥은 지금까지 먹었던 김밥과는 비교도 안 되게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너무 감사했어요.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그래! 잘 보면, 그렇게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내는 방법이 많이 있어. 그 포인트를 찾는 건, 관심이지. 그 사람에 관한 관심! 잘 지켜보면 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게 돼. 그걸 해주면 상대방은 그것을 잊지 못해. 그렇게 내 편을 만들어가는 거야!”


“편이요? 내 편 네 편 그런 거요?”

“하하하! 그런 거랑은 다르지! 내 편이라 표현해서 그렇게 생각한 거 같은데. 풀어서 얘기하면,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어려울 때 함께 해줄 수 있는 사람!”

“아! 그런 의미에서 내 편이요?”


“그래! 사회생활은 어쩌면, 내 편을 만들어가는 게임이 아닐까?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많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당당할 수 있거든!”

“네~ 저도 편을 많이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막내고 일도 익숙하지 않은데,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모든 분이 고맙게 느껴졌다. 그 모든 분이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감사한 마음으로 나도 그분들의 편이 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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