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에너지를 끌어올려 주는, 공감

by 청리성 김작가

에너지에 관한 이야기를 더 이어가 볼까 한다.

기초 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코치 인증 시험을 보겠다고 다짐했다. 중요한 건, 단순히 자격증만 취득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많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자격을 취득하면서, 자격증만 있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도전한 적은 없었다. 자격증이 있으면, 그에 합당한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자격증만 있지 그에 걸맞은 자격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매우 부끄럽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필자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격증에 합당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그런 교만한 말이 어디 있는가!



‘그래!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뭐!’

최소한의 자기 인정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기 자신도 최소한의 인정을 하지 않는데, 누가 그 자격을 인정해 주겠는가? 그래서 필자는 자격 취득을 위한 지원 조건이 갖춰져도, 스스로 인정할 만한 실력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지원하지 않았다. 나름 신념이라 생각했다. 후회는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반대로 생각하는 게 더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격을 먼저 취득하고 그 자격에 합당하도록 노력하면 된다고 말이다. 그렇게 하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격을 갖춘 다음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좋지만, 자격증을 취득하고 그에 맞는 모습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다이어트에 비교하면 이렇다.

다이어트를 하고 그에 맞는 옷을 사겠다는 사람이 있다. 자격을 갖춘 후에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사람이다. 옷을 먼저 사고 다이어트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원하는 치수의 옷을 먼저 사고 그 옷에 맞추겠다는 말이다. 자격증을 딴 후에 자격에 맞도록 노력하겠다는 사람이다. 어느 쪽이 원하는 옷을 입을 가능성이 클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기 관리가 잘 되는 사람이라면 후자의 모습이 더 가능성이 커 보인다. 목표가 명확하게 눈앞에 있으니, 동기부여가 자연스레 일어날 듯하다.


자격증이 그런 역할을 해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내가 해도 될까?’라는 생각을 하는 분이라면, 일단 하고 보는 것도 좋겠다. 일반적으로는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하지만, 이럴 때는 행동하고 생각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모든 걸 다 갖추고 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중요한 건, 어떤 방법이든, 좋은 코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좋은 코치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라면, 어떤 방법이든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하면 되겠다. 그리도 또 하나 중요한 게 있다. 코칭의 정의다. 협회에서 말하는 정의가 아닌, 본인의 언어로 설정한 정의가 필요하다. 새롭게 정의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선배들이 코칭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하셨다. 그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필자가 선택한 정의는 이렇다.


“코치는 고객의 떨어진 에너지를 끌어올려

고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멋지지 않은가! 이 한마디에 코칭을 시작했다고 해도, 아니 코칭의 매력에 빠져 계속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부터 확 와닿은 건 아니다.

교육받고 코칭을 실습하면서 조금씩 어떤 의미인지 몸소 체험하면서, 머리와 가슴에 확 꽂혔다. “고객의 떨어진 에너지를 끌어올려, 고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도와주는 것”이 한 문장에 코칭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믿는다. 나름 풀어보면 이렇다. 코칭을 받고자 하는 고객은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무언가 고민이 있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그걸 혼자 풀기 어려우니 코칭을 받는 거다.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해결해야 할 고민이나 문제 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도무지 찾지 못하는 거다. 그러면 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코칭은, 그 원인을 에너지에서 찾는다. 에너지가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에너지라고 해서 거창한 게 아니다.

기분이 가라앉아 있을 때를 떠올리면 된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어떤 생각도 떠올리기 싫고, 떠오르지도 않는다. 격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광고 문구처럼,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이 상태가 에너지가 떨어져 있는 상태다. 에너지를 스스로 올릴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흔히 알려진 방법으로는 운동과 명상 그리고 기도 등이 있다. 아니면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도 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의 하나로 사용되는 방법이 전부, 연관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아쉬운 건, 대부분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어야 하고 장소 혹은 필요한 복장이나 도구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일상에서 떨어진 에너지를 당장 끌어올리기에는 제약이 많다는 말이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에너지가 올라가기도 한다.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말랑말랑하게 해서 올릴 때가 있다. 풀리지 않아 고심하던 문제를 해결했다는 한마디로, 한방에 끌어올리기도 한다. 너무 중요한 미팅 날 아침, 무거운 마음에 에너지가 떨어져 있는 상태였는데, 미팅이 취소됐다는 말 한마디는 에너지를 급속히 끌어올리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누군가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하고, 그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내 의지와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더 안 좋은 소식은, 이런 상황이 아예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코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다.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언제일지 또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도 해결할 수 있다. 코치에게 요청하면 되기 때문이다. 코치를 찾는 것도 일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짧으면 15분~30분 만에, 문제 해결까지는 아니지만,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 그 느낌만으로도 활기가 돋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다. 실제 경험을 통해 체험한 사실이다. 그래서 더, 코치로서 역량을 갖추고 싶다고 다짐하게 됐다. 꽉 막힌 듯한 공간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 갈증이 극에 달했을 때 마시는 한 모금의 물과 같은 존재. 이런 역할을 코치가 해줄 수 있으니 말이다.



여담이지만, 에너지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일화가 있어 소개한다.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대화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는 일이다. 아내가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퇴근 무렵 전화가 왔는데, 역시나 그 문제였다. 항상 듣던 문제라 또 그런가 싶었다. 아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감성적인 위로였다. 하지만 나는 감성적으로 풀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이성적으로 접근했다. 역시나. 문제가 더 커졌다. 문제가 커졌다는 말은, 더는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전화를 끊고 퇴근길에 올랐다. 이동하는 내내, 이성적인 부분을 감성적으로 풀려는 아내가 이해되지 않았다.


퇴근하는 저녁이 되면,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가 된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이동하고 일하고 사람들과 부딪힌다. 그럭저럭 넘어가는 날도 있지만,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그런 날이면 기력이 빠져, 이동하는 시간마저 버겁다는 생각이 든다. 지하철에서는 선 채로 이동하지만, 다행히도 광역버스는 앉아서 이동한다. 이 시간은 거의 잠에 빠지게 된다. 라디오를 듣거나 책을 볼 때도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이 든다. 집에 도착할 때쯤이면 짧지만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찌뿌둥한 느낌 반과 개운한 느낌 반을 가지고 버스에서 내린다. 그날도 그랬다. 아니, 찌뿌둥한 느낌이 더 컸다. 아내와의 찜찜한 통화 때문이었다.


그렇게 집에 들어갔다.

아내는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누워있었다. 자는 건지, 자는 척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다툰 건 아니지만, 다투고 나서 빠르게 화해하자고 합의했기에, 화해를 위한 시도에 들어갔다. 어찌어찌해서 마주 앉게 되었다. 아내의 상태는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진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전화 통화로 했던 톤을 유지하면 어떻게 될까? 전화로 벌어졌던 의견 차이를, 얼굴 보고 다시 확인하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간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마음 같아서는 “이성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왜 감성적으로 풀려고 해?”라고 묻고 싶었지만, 아내의 이야기를 솔직히 듣고 싶은 마음에, 내 생각은 접고 감성적으로 접근했다.



감성적 접근의 첫 번째는 공감이다.

경청이 우선이기는 하지만, 내용을 아는 상황에서는 공감으로 바로 들어가기도 한다. 공감이 안 된다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노력까지 해야 한다. 그 부분을 찾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어떤 점에서 공감이 되는지, 어떤 점에서 서운할 수 있었겠는지를 이야기한다. 사과할 때도 그렇지 않은가? 그냥, “미안해!”라고 하면 사과를 받는 사람이 와닿지 않는다. “뭐가 미안한데?”라는 물음에 아무 답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더 관계가 나빠진다. 따라서 사과도 그렇듯이, 공감도 어떤 부분이 공감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상대방도 공감한다고 느끼게 된다.


진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수다.

공감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말문도 열기 때문이다. 그렇게 열린 말문을 통해 어떤 부분을 고민하고 있는지 조금은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그 부분에 도움을 주기로 하고 좋게 마무리했다. 이에 더해, 내가 하고 싶지만, 못했던 이야기도 얹어서 했다. 에너지가 떨어져 있을 때는 반박만 하던 아내도, 수긍하며 들었다. 내 이야기를 상대의 마음에 얹고 싶다면, 상대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주는 게 순서다.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청과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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