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
멈춰있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매섭게 부는 바닷가 도로에 서서, 바다를 보고 있었다.
왼쪽 멀리서, 작은 점들이 조금씩 다가왔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오래지 않아,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갈매기였다.
일정한 간격과 모양을 유지하고 다가오는 갈매기들이 참 대견스러웠다.
다른 방향에서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왔다.
내 머리 위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다가 멈췄다.
‘왜 멈췄지?’
갈매기의 머리가 향한 방향을 바라봤다.
그 방향에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갈매기가 가는 힘과 바람의 힘이 같은 것이었다.
갈매기는 멈춰있던 것이 아니었다.
갈매기는 앞으로 가고 있지만, 바람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나아지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지금 하는 노력이 쓸모없이 느껴지고, 하지 않아도 될 것에 힘을 쏟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갈매기를 보면 알 수 있다.
멈춰있는 것 같지만, 바람의 저항으로 멈춘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을.
내가 하는 노력이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춘 것처럼 느껴진 것뿐이라는 것을.
꾸준히 하다 보면, 바람이 멈추거나 내가 가는 방향으로 불 수도 있다.
그 효과를 보려면, 계속 날아야 한다. 계속 날고 있어야 한다.
날개를 펴고 있어야 한다.
바닥에 내려와 앉으면, 바람이 도와줘도 그 도움을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