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결단

내가 하지 않으면 당한다.

by 청리성 김작가
당당함을 위해 꼭 필요한 것

갑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선택의 유무이다.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을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현실이다.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갑을 선택할 자유가 없다.

오히려 선택에서 제외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선택의 균형이 절대적으로 갑에게 쏠려있는 것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을이 많은 것을 감수하고 떠안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갑이 원하는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할 경우, 을은 감수해야 할 것이 생긴다.

을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은 물론, 그 가족까지 희생의 파도를 맞을 수 있는 것이다.

갑은 다른 대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을은 준비하고 있지 않은 이상,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계속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이루어진다.


갑을 관계이지만, 서로를 파트너로 생각하는 관계도 있다.

서로 배려하고, 제일 나은 선택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한다.

서로를 공동운명체로 생각하는 것이다.

선순환이 이루어지면서 그 관계는 마음으로 묶이게 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최고의 방법은, 내려놓음이다.

당장 마주해야 할 불확실함과 불안함이 결정을 어렵게 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불합리한 요구에 따른 결과는, 결코 좋을 수 없다.

금전적 손해나 사람을 잃는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발을 빼고 싶어도 뺄 수 없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무엇이든 결단을 내리기 직전이 가장 힘들다.

선택해야 할 두 개의 짐을 다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악순환의 짐을 내려놓기로 마음먹어야 한다.

내려놓겠다고 생각하면, 마음에서 당당함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당당함은 자신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상대를 낮추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올바로 서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교만과는 다르다.

당당한 모습은, 원하는 바를 당당하게 요구하게 되고, 잘못된 것을 말할 수 있게 한다.

상대방에 따라 다르게 느끼겠지만, 그것이 잘못이라고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도 자신의 요구가 무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습관처럼 그냥 던졌을 가능성도 있다.

습관처럼 던진 올가미에 을은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순응하며 살아왔다.


당당하기 위해서는, 내려놓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

부당하고 불합리한 요구를 내려놓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

누리고 있던 것도 함께 내려놓아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내려놓아야 한다.

내려놓으면 큰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마음도 내려놓아야 한다.

생각보다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다른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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