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선택을 위한, 지혜와 용기를 청하며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결정, 선택

by 청리성 김작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상충하는 두 가지의 마음이 충돌할 때다.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의 충돌이 그렇다. 이런 상황은 어릴 때부터 자주 겪었다. 숙제는 해야 하는 데,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이 마침 그 시간에 시작한다. 지금처럼 다시 보기를 할 수 없었을 때는, 어떻게든 본방 사수를 해야 하니 심적 충돌은 매우 컸다. 녹화해서 볼 수도 있었지만, 어디 그게 되는가?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는데 말이다. 숙제의 난도가 높거나 양이 많을 때 혹은 담당 선생님이 만만치(?) 않을 때, 그 괴로움은 더 컸다.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그런 심리가 발동하는 거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최고의 선택이라 여기며, 최종 결정을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법이다. 나의 의지는 강력하다고 스스로 위안으로 삼으며, 숙제를 들고 TV 앞에 앉는다. 결과는 어땠을까? 해본 사람은 알 거다. 이도 저도 안 된다. 숙제는 숙제대로 못하고, TV는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보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잠깐이지만 그 내용을 놓치면 전체 흐름을 이어갈 수 없는 포인트가 있는데, 그걸 놓치면 그때는 무너진다. 숙제는 못 하게 되고, 놓친 내용을 파악하느라 지금 내용도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프로그램이 마치면, 공허함과 허무함이 두 배로 밀려온다. 둘 중 하나를 포기했다면 이렇게까지 마음이 혼란스럽지 않았을 거라 후회하지만, 이미 시간은 다 흐른 상태다.


우리는, 어릴 때 이미 경험했다.

위의 상황은 아니더라도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고,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어떻게든 같이 해본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온 사람이 있을까? 거의 없을 거로 생각한다. 가능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영화 <비트>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오래돼서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명확하다.



공부를 매우 잘하는 친구가 있다.

주변 친구들이 볼 때는, 공부에 매진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어제 치러진 야구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최신 영화 내용도 줄줄 말한다. 친구들과 대화할 때는 어디 가서 놀았는지에 관한 이야기만 한다. 친구들은 이 친구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도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을 보고 따라 하지만, 시험을 쭉 쒔다고 울음을 터트린다. 공부 잘하는 친구는 고개를 돌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

놀면서도 공부를 잘하는 비결 말이다. 성적이 잘 나오는 비결이 있기는 한데, 그 방법이 좀 치사하다. 공부 잘하는 친구는 놀지 않았다. 야구장을 가지 않았고 영화도 보지 않았다. 그리고 놀러 가지도 않았다. 야구장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 어떤 사람이 야구장에서 경기 상황을 메모하는 장면이 나온다. 경기장의 분위기까지 메모한다. 메모한 내용은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전달된다. 그랬다. 이 친구는 야구장에 간 것이 아니라, 야구장에 간 누군가에게 내용만 전해 들은 거다. 마치 자기가 다녀온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친구들을 안심시키는 게, 이 친구의 전략이었다. 성적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인 거다.



치사한 방법을 비판하려고 이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거다. 숙제하면서 TV를 보는 것도 그렇지만, 놀 거 다 놀면서 상위의 성적을 유지하는 건 매우 어렵다.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 하나라도 온전히 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내용이라고 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다고 말이다.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하는 사람을 매우 역량 있는 사람으로 여기지만, 이 사람은 전환이 빠를 뿐이지, 절대 한 번에 여러 일을 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마음에서 부딪히는 두 가지 상황이 있을 때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의 문제뿐만 아니라, 상반되는 상황은 언제나 마주할 수 있다. 따라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을 매번 반복해야 한다. 중요한 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 다만, 그것을 선택하기 싫어서, 마음에 갈등이 일어나는 거다. 무엇을 선택해야 옳은지 알지만, 다른 것에 마음이 간다. 좋고 싫고의 문제라면 어떤 결과든 쉽게 넘길 수 있지만, 옳고 그른 문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옳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그 선택을 위한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을 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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