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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리성 김작가 Mar 02. 2024

근면 성실한 시간이 필요한, 신뢰

근면 성실한 마음을 담아 시간을 함께 보낼 때 형성되고 유지되는, 관계

신뢰가 형성되는 과정은 어떻게 될까?

자주 보고 소통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신뢰가 형성됐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떠올려보면 그렇다. 몇몇이 떠오를 거다. 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했는지 생각해 보자.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도 있지만, 알고 지낸 지 얼마 안 된 사람도 있다. 기간을 떠나, 이 사람들과 신뢰를 형성한 과정을 돌이켜 보면 비슷하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봐 왔거나, 짧지만 자주 보면서 지냈다. 오래되지 않았는데 급격하게 신뢰 관계가 형성된 사람을 보면 그렇다. 자주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왕래가 잦았다는 거다.

소통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확인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은 더 하려고 노력하고,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반대로 하는 경우, 오래지 않아 서로 드문드문 만나다가 결국 관계가 끊어지게 된다. 사람은 대체로 자신을 알아주고 배려해 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호감이 짙어지면, 그것이 바로 신뢰가 된다. 서로가 호감을 보내고 받으면, 비로소 신뢰 관계가 형성된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도 나온다.

자세히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워진다고 한다. 사랑스러워진다는 것은 다른 말로, 신뢰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과 같다. 사랑스러운 사람과 신뢰로 관계를 형성한 사람을 떠올려보면,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따라서 좋은 관계 형성에 기본은, 자주 보는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실화인지 지어낸 이야기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자주 보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이야기가 있어 소개한다. 오래된 이야기인데, 한 번쯤을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직접 만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거의 매일 편지를 써서 보냈다. 계속된 편지를 받은 여자는, 이 편지를 보낸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회신할 방법이 없었다. 편지를 배달하는 사람은 항상 같은 남자였다. 그래서 여자는 편지를 배달하는 배달원에게, 누가 보냈는지 물어봤다. 하지만 그도 알 수가 없었다. 남자는 오랜 시간 편지를 썼고, 배달원은 오랜 시간 편지를 배달했다. 편지를 쓰던 남자는 드디어 용기를 내서, 여자를 찾아가기로 한다. 하지만 여자는 이미 배달원과 사랑을 꽃피우고, 혼인을 약속한 관계가 되었다. 남자는 아쉬움을 품은 채로, 돌아가야 했다.   

  

편지를 쓰고 사랑을 고백한 건 남자였다.

하지만 사랑의 관계를 맺은 건, 그 편지를 배달하는 배달원이었다. 편지를 쓴 남자의 처지에서는 매우 억울한 일이다. 사랑의 마음을 품고, 그 마음을 전달한 건 본인이기 때문이다. 그 편지를 전달한 사람과 사랑이 이어질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거다. 주변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앞에 나서지 못하는 친구를 대신에서 편지와 선물을 전달한,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전해주기만 했다. 하지만 실제 인연으로 연결된 건, 전달한 친구였다. 자주 보면서 정이 든 거다.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일단 가야 한다. 누굴 대신해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가야 한다. 몸이 가든 전화가 가든 메시지가 가든, 어떤 방법으로라도 가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을 본다. 신뢰 관계를 형성해도 좋을 사람인지 확인하는 거다. 그냥 알던 것과 실제 봤을 때의 느낌이 다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 머문다. 차를 마시거나 밥을 먹거나 아니면 산책을 하는 등, 소통하는 시간을 확보하면서 한 공간에 머문다. 만난 느낌이 좋다면, 이런 프로세스를 반복한다. 느낌이 좋다면 자연스레 이루어질 거다. 바로, 다음 만날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게 좋다. 헤어지고 다시 일정을 잡으려면, 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면 성실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지는 시대다.

효율과 효과를 중시하는 요즘에는, 구태의연한 모습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사람과 신뢰를 형성하는 방법으로는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 관계를 효율과 효과를 따져가면서 맺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해관계라면 몰라도 그 관계의 사슬이 끊어지면 더는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관계 즉, 신뢰로 연결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근면하고 성실해야 한다.   

   


누군가 그랬다.

장례를 치를 때 돈 100만 원 보낸 사람보다, 이틀 동안 함께 하면서 일손을 거들어준 사람이 훨씬 더 고마웠다고 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돈보다는 시간이다. 시간은 근면과 성실이 따라주어야만, 그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근면하고 성실하게 시간을 써야 한다. 사실 잘 안 되는 부분이기는 하다. 몸은 하나고 가야 할 곳이 여러 곳이라면 특히 그렇다. 이럴 때는 마음이라도 근면하고 성실하게 보내야 한다.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잘 생각하고 보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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