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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리성 김작가 Mar 13. 2024

행복의 파랑새는 가진 것에 감사할 때 보인다.

가진 것에 감사한 마음을 낼 때 자연스레 올라오는 마음의 충족감, 행복

오랜만에 솔뫼성지를 찾았다.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신부님이신 聖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태어나신 곳이다. 안드레아 신부님을 포함하여 3분의 성인과 2분의 복자가 사셨던 곳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근처 숙소에서 묵고, 미사 참례를 위해 방문했다. 낯익은 풍경도 있었고 새롭게 눈에 띈 곳도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띈 곳은 성당이었다. 언제 지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성당이라고 표시된 화살표를 따라가니 매우 큰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성지를 둘러보고 미사 시간이 되어 성전으로 향했다.     


성전에 들어서자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제대 뒤 스테인드글라스였다.

다양한 색상으로 표현된, 여러 가지 모양의 그림이 보였다. 대략 어떤 모습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성전을 가득 채울 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성전 왼쪽에 고해실이 눈에 들어왔다. 고해실에 불이 들어와 있어서 줄을 섰는데, 미사 시간이 임박해서 고해성사를 보진 못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자리에 앉았다. 시작 성가를 시작으로 미사가 시작되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목소리로 성가를 불렀다.  

    

새로운 성당이나 성지에서 미사 참례를 하면 기대되는 게 있다.

신부님 강론이다. 어떤 말씀을 하실지 그리고 어떤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지 기대되는 거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신부님 강론을 준비하신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지난 연말부터 지금까지,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많았다고 하셨다.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그런듯했다. 날이 흐리면 사람들의 표정도 흐리다고 하셨다. 그래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시기 위해, 2시간 동안 찾아봤지만 결국 못 찾으셨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하셨다. 성지를 찾은, 신자들을 위한 마음이 느껴졌다.     


신부님은 당신의 경험을 이야기하셨다.

지인이 새 차를 샀다고 해서 구경할 일이 있었는데, 새로운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셨다고 한다. ‘Auto Hold’ 기능이었다. 주행하다 정차할 때,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지 않아도 정지하게 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이 있으면 차가 막힐 때 좀 더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게 해준다. 신부님은 부러운 마음이 드셨다고 한다. 당신 차는 그런 기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신부님이 차를 타셨는데, 평소에는 보이지 않았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고 하셨다. 어떤 문구였을까?     


‘Auto Hold’라는 문구였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았던 이 문구가 돋보기를 댄 것처럼, 커다랗게 눈에 들어오셨다고 한다. 2년 동안 모르셨다고 한다. 이 경험을 통해 신부님은, 이런 메시지를 전해주셨다. 우리 안에 있거나 주변에 있지만,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는 거다. 우리는 자기 안에 그리고 주변에 있지만,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파랑새가 집에 있었지만, 파랑새를 찾아 헤맸다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이 이야기는 행복을 찾는 것에 비유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자신 안에 행복할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는 게 일반적인 우리의 모습이다.     


왜 그렇게 되는 될까?

초점의 문제라고 본다. 내가 갖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에서 초점을 맞추지 않고, 갖고 있지 않고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다른 말로 하면, 감사의 마음이 아닌 불평의 마음을 내는 거다. 우리는 가진 것보다, 갖고 있지 않은 게 더 많다. 그렇지 않은가? 따라서 갖고 있지 않은 것에 초점을 맞추면, 감사할 것보다 불평할 게 너무 많아진다. 충분히 감사할 일이 넘쳐나는데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불평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거다. 불평이 많아지면 동반해서 같이 늘어나는 게 있다. 뭘까?      


죄짓는 마음이다.

불평이 올라올 때의 마음이 어떤가? 시기와 질투의 마음이 가득해진다. 좋은 마음을 갖기 어려운 거다. 그 마음에서는 좋은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 말로 인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것이 죄로 이어지는 거다. 이것을 알아차리고 그렇지 않겠다고 다짐하면 다행이지만, 스스로 합리화하기도 한다. 마음이 무뎌지는 거다. 무뎌진 마음은 회개로 이어지기 어렵다. 하지만 회개하지 않으면 좋은 몫을 얻기 어렵게 된다. 사람이기 때문에 죄를 짓거나 그런 마음을 가질 순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정당화하지 말고, 회개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회개로 이어지는 마음의 시작은 무엇일까?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갖고 있지 않은 것에 초점을 맞춰 불평하는 마음이 올라오면, 그 초점을 바꿔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을 찾고 그것에 초점을 맞추면 어떤 마음이 올라올까? 감사하는 마음이 올라온다. ‘그래! 나에겐 이런 것이 있지!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마음이 포근해지고 따뜻해진다. 그런 마음에는 불평이 끼어들 틈이 없다. 자연스레 회개로 이어지는 거다. 가진 것에 초점을 맞추고 감사한 마음을 내는 것, 행복을 위한 가장 첫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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