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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리성 김작가 Mar 12. 2024

나는 어떤 에너지를 내는 사람인가?

마음에 담긴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기운, 에너지


한식 뷔페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였다.

다양한 반찬이 있었고, 끝에 달걀에 잘 묻힌 토스트 반 조각이 있었다. 다른 반찬과 밥을 잘 먹고, 토스트를 베어 물었다. 달걀 때문인지 혹은 식용유 때문인지, 수분 끼가 가득했다. 맛은 괜찮았다. 밥을 다 먹은 아내가, 토스트를 먹고 있는 나에게 물었다. “토스트 어때?” 어떤 의도의 질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이랬다. “빵이 눅눅하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빵이 촉촉하네!’라고 표현해도 됐을 텐데, 왜 눅눅하다고 표현했을까?     


둘의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수분 끼가 있는 상태는 같다. 하지만 ‘눅눅하다.’라는 표현과 ‘촉촉하다.’라는 표현은 좀 다른 느낌이 든다. 객관적으로 어떻게 다르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느낌이 다르다는 것은 감각적으로 알 수 있다. 전자는 부정적인 표현이라 느껴지고, 후자는 긍정적인 표현이라 느껴진다. ‘때문에’와 ‘덕분에’의 차이와 비슷하다. ‘누구 때문에’와 ‘누구 덕분에’. 어떤가? 전자는 탓하는 느낌이고, 후자는 도움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은가? 이 또한, 사전에서 찾아보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느낌은 다르다.     


예전에 봤던 문구가 떠오른다.

누가 말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내용은 이렇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어떤 말을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전한 느낌은 기억한다.” 말마디가 조금 다를 수는 있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말 자체가 아닌, 말을 전한 느낌 그리고 말을 전달받은 느낌은 기억한다는 말이다.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을 말했다고 하자. 상대방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 그렇구나! 잘했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그래! 너 잘났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말마디로 치면 두 표현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기분은 어떤가? 전자는 인정받고 칭찬받은 느낌이 든다. 말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후자는 어떤 느낌이 드는가? ‘그래! 나는 참 잘났지!’라며 좋은 느낌을 받는가? 아닐 거다. 비꼬는듯한 느낌을 받을 거다. 이런 거다. 상대방이 말한 말마디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의도로 말했는지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 그리고 그 느낌을 기억하게 된다.    

 


이 둘의 표현은, 어떤 차이 때문일까?

마음에 담긴 에너지의 차이 때문이다. 에너지의 차이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전자의 에너지는, 타인의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하는 에너지가 담겼다. 후자의 에너지는, 타인의 좋은 일에 시기와 질투를 하는 에너지가 담겼다. 그 에너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거다. 나는 어떤 에너지를 품고 있는가? 전자의 에너지인가? 후자의 에너지인가? 때로는 전자일 때도 있고, 때로는 후자일 때도 있을 거다.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른 에너지가 올라오는 건 맞다.

하지만 어떤 에너지든 그 에너지가 계속 내 안에 돈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의도를 가지고 에너지를 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도와 상관없이 먼저 올라오는 에너지가 있다. 자주 내는 에너지다. 자주 내는 에너지가 덜 자주 내는 에너지를 억누르고 올라온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말이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어떤 에너지를 내야 할지 다짐해야 한다. 그 에너지가 곧 자신을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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