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심장이 떨리는 건 마찬가지다.
침묵해서는 멈출 수 없는 악
“비정상적인 상황도 오래 지속되면 정상적인 것으로,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게 됩니다. 그렇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마음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라는 책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문장에서,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책을 덮고 가만히 눈을 감았다.
기억의 장면을 뒤로 돌리며, 이 문장에 걸릴만한 상황을 찾기 시작했다.
당연하지 않은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던 것.
당연함을 강요하거나 이해시키기 위해 했던, 말과 행동.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눈을 질끈 감고 넘어갔던 것.
모든 것이 마음에 들고, 불편함이나 힘듦이 없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내해야 하고 이겨내야 할 것도 반드시 있다.
하지만 그러지 말아야 할 것까지,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한 대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그것을 필자는, 한 문장으로 이렇게 표현했다.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을 용기’
부당함을 묵인하는 것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평화가 아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고요함일 뿐이다.
전쟁영화에서 보면, 새벽이나 어두운 밤중, 전투가 벌어지기 전의 고요함이 나온다.
그 고요함은, 평화의 마음이 아닌, 불안과 고통의 마음을 준다.
당장은 분쟁을 통한 소란함이 발생하겠지만, 그것이 평화로 가는 과정이다.
몸살과 같은 것이다.
몸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떨리는 몸과 두통 그리고 마음의 갑갑함을 견뎌야 하는 것과 같다.
아무런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 평화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한다.
대가를 치를 결단을 내려야 하고, 부딪힘에서 오는 고통을 견딜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치과를 두려워한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치료에 따른 고통과 드릴 같은 소리가 공포로 다가온다.
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조금 아프거나 불편한 것은 참고 넘어가는 이유가 그것이다.
하지만 치료해본 사람은 안다.
그렇게 참고 견딘 만큼, 더 많은 치료를 해야 하고 비용도 더 늘어난다.
시간을 끌수록 감내해야 할 고통과 비용이 더 큰 것이다.
그래서 치과는 조금 불편하고 아프면 바로 가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부당함을 참는 것과 치과 치료에 공통점이 있다.
고요함과 크지 않은 고통이 평화인 줄 착각하는 것이다.
진정한 평화는, 부당함이나 고통에 맞서고 부딪히는 것이다.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을 용기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