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없다.
귀를 막고 눈을 가린 마음
에스키모인들이 늑대를 잡는 법에 관한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난다.
피 묻은 칼을 얼음으로 얼려서 세워둔다.
늑대들은 피 냄새를 맡고 칼을 핥는다.
계속 핥다 보면 칼날이 드러난다.
혀는 이미 둔감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혀에서 나는 피인데도 불구하고, 피 냄새는, 늑대를 더 자극한다.
강렬하게 핥던 늑대는 결국 쓰러지고 만다.
처음에 맡은 피 냄새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중에, 더욱 강렬하게 핥게 된 것은, 자신의 피 냄새였다.
시작은 외부의 영향이었지만, 죽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자신의 욕망이었다.
욕망으로 인해 보지 못한 현실과 무감각해진 자신의 판단이었다.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가려진 것이다.
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막힌 것이다.
처음에는 외부의 영향으로 가려지고 막히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안에 잘못된 욕망이 자리 잡고 있으면, 내가 더 가리고 내가 더 막게 된다.
주변에서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부정적인 의미에서 변했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
하지만 이때,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볼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늑대가 얼음을 핥다가 자신의 혀가 칼에 닿고 있는 지점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때, 잠시만 멈추고 내가 핥고 있는 것이 얼음인지 칼인지 살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피 냄새에 빠져 칼을 핥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영혼은 점점 죽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