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 아닌, 필수
새로운 시작을 위한 필수 과정
오래전에,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책을 읽었다.
구본형 선생님이 쓰신 책인데, 많은 사람에게 읽힌 책이다.
시간이 지나도 언급되는 것을 보니, 떨쳐버려야 할 익숙함은 평생의 숙제인 것 같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정확한 내용이 기억나진 않는다.
다만,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떨쳐버려야 할 습관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은 분명하다.
버리고 싶지만 버리지 못하고 있는 습관을 떨쳐버리는 것은, 가장 우선 해야 할 과제다.
거기에 보태, 새로운 좋은 습관을 장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악습을 떨쳐버리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악습의 자리를 좋은 습관으로 채우지 않으면, 악습이 다시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결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으로 완성된다.
술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버리기 위해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멈춰서는 안 된다.
술 대신 차 마시는 습관으로 바꿔야 한다.
술처럼, 무언가를 마시는 것으로 습관을, 대체하는 것이다.
그러면, 술을 참는 고통을, 조금은 덜 힘들게 바꿀 수 있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것이, 개인에게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공동체에서도 익숙한 것과 결별할 필요를 느끼게 하는 것이 있다.
시대와 맞지 않는, 오래된 규정이다.
새로운 공동체에 합류해서 적응하다 보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묻는다. “이건 왜 이렇게 하는 거죠?”
대부분은 이렇게 답한다. “아! 그거요? 원래 그랬어요!”
규정을 따르고 있던 사람조차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는 것이다.
그 사람도 공동체에 왔을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따랐던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이건 필요 없는 거 아닌가요?”
그러면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긴 하죠! 근데 뭐, 어째요. 하라면 해야죠!”
규정은 함께 생활하는데, 분쟁을 최소화하고, 서로 배려하자는 의미에서 정하는 것이다.
생활하면서 하나씩 새롭게 생겨나는 이유가 그것이다.
구두로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으면, 규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반대로 예전에는 필요 때문에 만들어졌지만, 이제 필요 없는 것도 있다.
규정이 사람을 지배하는 순간, 사람이 규정에 맞게 움직이게 된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규정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회전목마 돌아가듯, 모두가 제자리에서 부딪히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앉아 있다.
회전목마를 돌리는 동력이 떨어지면, 모두 그 자리에 주저앉아있을 수밖에 없다.
다시 무엇을 하려고 해도, 생각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하기 어렵다.
개인이나 공동체나, 결별해야 할 익숙함을 찾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낡은 부대 자루가 터져서, 담긴 것들이 쓸모없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