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폼

진짜 멋

by 청리성 김작가
자연스럽게 풍기는 좋은 향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영화 ‘베테랑’에서, 주인공이 동료 경찰에게 내뱉은 말이다.

부정한 방향으로 수사를 몰아가자, 돈 먹었냐고 물으면서, 이를 악물고 하는 말이다.

이 영화는 명대사가 많기로 유명한데, 필자 주변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대사다.

‘가오’는 ‘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출처: 고려대 한국어 대사전)

‘가오’가 없냐는 것은, 폼이 안 난다는 것을 말한다.

폼은 그 자체로 매력적일 때, 빛을 발한다.

군복은, 베일 것 같은, 칼 주름이 잡혔을 때 폼이 난다.

운동선수는, 최선을 다하고 좋은 성적을 낼 때 폼이 난다.

경찰은, 사리사욕을 따지기보다, 정의감으로 물불을 가리지 않을 때 폼이 난다.

주인공이, 동료 경찰에게 ‘가오’에 대해 말한 이유는, 욕심으로 정의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을 제자리에 두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긴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데, 마음을 다른 데 두면 문제가 생긴다.

공정한 수사에 마음을 두어야 하는데, 욕심에 두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자신이 있는 자리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 충실하면 무엇이든, 폼이 난다.

폼이 나지 않는 이유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고,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하지 않기 때문이다.

폼은 향기와 같다.

인위적으로 향을 내려고 하면, 과하게 되어, 오히려 상대방의 코를 막게 된다.

어디서 나는지 알 듯 모를 듯한 향은, 눈을 감고 향을 음미하기 위해 집중하게 된다.

은근히 나는 향은, 겉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풍기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향을 내는 사람보다, 은은한 향을 풍기는 사림은 폼이 난다.

폼나는 사람을 꿈꾸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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