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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 없는 양들과 같은 공동체를 바라보는 마음

by 청리성 김작가 Jan 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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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짠할 때가 있습니다.

오래 눌려있으면 피가 통하지 않아 저린 것처럼, 마음 한쪽이 저립니다. 한겨울 잘 매워지지 않은 틈새로 찬바람이 들어와 온몸을 떨게 하듯, 마음 한쪽이 시립니다. 저리다는 건, 순환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는 거죠.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아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먹먹합니다. 스산한 바람이 몸을 스치면, 움츠리게 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고, 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짠합니다.   

  

사람에게서 느끼는 감정입니다.

개인의 모습을 볼 때 이런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공동체의 모습에서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인은 오히려 좀 낫습니다. 완전하게 조치해 주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는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해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해줄 수도 있습니다. 짠한 마음이 드는 사람은 대체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많거나 역량이 뛰어난 사람에게 짠한 마음을 느낄 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은, 짠한 느낌이 아니라, 안타까움이라고 볼 수 있죠. 어찌할 수 없으니까요.    

 


공동체는 좀 복합적입니다.

공동체의 모습에서 짠한 느낌을 받는다는 건,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짧은 시간에 벌어진 상황도 아니고, 단발적인 문제도 아닙니다. 오랜 시간 누적됐지만, 인지하지 못한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죠. 공동체는 여럿이 모였기 때문에, 복합적인 관계가 얽힌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나를 해결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하나 그리고 또 다른 하나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 연관되어 있다면 그나마 좀 수월하겠지만, 서로 다른 문제라면 쉽지 않습니다.     


이 모습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직접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그냥 두고 보기가 어려운 겁니다. 마음이, 저리고 시리고 먹먹하고 짠합니다. 에너지가 떨어져 있고, 가야 할 방향을 잃은 느낌도 듭니다. 목자 없는 양들 같다는 표현이 마음 깊이 새겨집니다.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지만, 나서기도 모호한 상황입니다. 관여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황도 그렇게 하기, 쉽지 않습니다. 오지랖이 될 수도 있고 월권이 될 수도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보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겠지만, 외면하는 것 같아, 이 또한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상황이 바뀌면 어떨까?’

관여해도 문제 되지 않는 상황으로 바뀌면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새해가 시작된 것처럼, 새로운 환경으로 바뀌면 말입니다.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듯합니다. 마음으로 안절부절못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라도 해줄 수 있을 듯합니다. 아니, 그래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올라옵니다. 할 수 있을 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는 부모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시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가 잘 따를 때부터,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 거죠. 차일피일 미루다 아이가 커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어찌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손안의 자식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가정이 되고 싶다면, 어릴 때부터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아이가 큰 다음이라도 시도하면 되겠지만, 어릴 때부터 조금씩 하는 것에 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 때가 있다는 말인 거죠.     


때가 지나가지 않기를 소망해 봅니다.

작은 도움을 주어, 에너지가 올라가고 방향을 잡고 나아갈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본연의 모습을 찾고 힘차게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새로운 동력이 되고, 더 나은 역할을 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때, 해내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냇가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 하나가 큰 파동을 일으키듯, 좋은 파동을 일으키는 돌멩이가 되길 소망합니다. 이 모든 것이 합하여, 선을 이루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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