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시작한 지 3주째를 맞이하고 있다.
작년 1월은 매우 천천히 흘러간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 1월은 매우 빠르게 지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작년 초가 매우 힘든 시기였다는 것만은 기억한다. 시간은 매우 객관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매우 주관적이다. 빨리 갔으면 하는 마음일 때는 천천히 가고, 천천히 갔으면 하는 마음일 때는 빠르게 간다. 청개구리처럼, 원하는 것과 반대다. 작년의 시간이 매우 천천히 흘러간 느낌이 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한해가 곧 다가온다.
우리나라의 장점(?) 중 하나가, 새해를 두 번 맞이하는 것이라고 한다. 새해를 두 번 맞이하면 좋은 게 뭘까? 새로운 다짐을 하고, 새롭게 시작할 기회가 두 번 맞이할 수 있다. 작년 말이나 연초에 세운 목표와 계획이 동력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면, 점검하고 다시 도전할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더는 새해가 없다는 것도, 마지막으로 다짐을 굳힐 수 있는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다음 주에 맞이하는 새해는, 이상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울 좋은 기회다.
이상적인 목표와 계획이 무엇일까?
지금까지 ‘해야지 해야지’ 혹은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하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숙제처럼 여겼던 것을 말한다. 그렇게 몇 년을 끌어온, 목표와 계획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가장 흔하고 많은 것이, 다이어트와 영어가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의 목표에 이 두 가지 중 하나는 계속 들어가는 듯하다. 계속 들어간다는 말은 계속 미뤘다는 말과도 같다. 매년 목표와 계획을 설정하는 사람들은 알 수 있다. 매년 따라다니는 목표와 계획이 무엇인지 말이다. 이번에 맞이하는 두 번째 새해에는, 그것을 꼭 이루자고 다짐해 본다.
1년은 매우 빠르게 간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느끼는 부분이다. 따뜻한가 싶으면 더워지고, 시원해진다 싶으면 추워진다. 그렇게 사계절인지 두 계절인지 모를 시간이 쏜살같이 흐른다. 10년은 어떨까? 매우 긴 세월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시간인데, 요즘은 10년까지 가지도 않는다. 몇 년 사이 많은 것이 변하기 때문이다. 3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곧 나올지도 모른다. 10년은 매우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을 생각하면 어떤가? 아주 먼 옛날이야기처럼 가물가물한가? 아니다. 마치 작년처럼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들도 많이 있다. ‘벌써 10년이나 됐다고?’라며 오히려 자신에게 반문하게 되는 일도 있다. 시간은 그렇게 빠르게 지나간다. 이럴 때마다 생각하는 게 있다.
‘그때 시작했더라면….’
영어를 그때 조금이라도 시작했더라면, 아마 지금쯤 원어민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았을까? 그래도 10년 세월인데 말이다. 무엇이든 작게 시작해서 조금씩 10년을 꾸준히 했다면, 뭐라도 이뤘을 거다.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한다고 해도,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전문가로 불릴 만큼 역량을 키웠을 가능성도 있다. 또 뭐가 있을까? 원하는 분야를 공부했다면, 박사 학위를 취득하진 못했을지라도, 그와 맞먹을 지식과 경험이 쌓이지 않았을까? 이 외에도 많다. 그냥 시작만 했더라면 그리고 그냥 꾸준하게 했더라면, 뭐라도 이뤘을 거라는 확신 말이다.
몇 년 전에도 이런 생각을 했다.
‘그때 시작했더라면….’ 그렇게 했다면 이뤘을 성과들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그 모습이 좋아 보였다. 지금의 내가, 그 안에 있는 나를 보고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내가 나를 제삼자로 바라보면서, 아쉬움과 안타까운 마음을 억눌러야 했다. 최근에도 그랬다. 오래전에 만났던 그것을 계속했더라면, 지금은 어땠을지 하고 말이다. 씁쓸한 미소가 답을 대신했다. 무엇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하는 게 더 중요하다. 시간의 힘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작하지 않는 이유 혹은 계속하지 않는 이유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가보지 않은 길은 미리 볼 수 없다.
하지만 다른 분야를 통해, 꾸준하게 걸어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하는 곳에 도달한다는 것을 말이다. 지금의 마음으로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긴 어렵다. 현재에 발목이 묶인 상태에서 미래도 나아갈 수도 없다. 미래는 현재의 모습이 아닌, 미래의 모습으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러는 데 필요한 것이 상상이다. 지금 말고 그때의 모습을 그릴 수 있는 상상 말이다. 이 상상을 명확하게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시작할 수 있고 계속할 수 있으며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다. 미래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리는 것부터가 새로운 목표와 계획을 달성하는 시작이다. 새로운 목표와 계획은 새로운 생각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