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하여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잠과 깸의 경계 위에서 줄타기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때의 감각과 생각은 사실상 잠에 속하는지 깸에 속하는지를 알기 어렵다.
오늘 아침에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그때 엄마가, 아니 누군가가 나에게 "작은아빠 돌아가셨대.."라고 말했다.
경계에 떨어진 그 말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의식이 깨어나고, 아침밥을 먹는 동안 고민하면서 엄마의 태도를 살폈다.
그러면서도 의식은 계속 불안감에 경계 위의 말을 꿈에게로 떠밀고 있었다.
그러다 엄마가 상가집에 입고갈 옷 얘기를 하면서 의식은 그제서야 털썩 주저앉았다.
세상엔 피할 수 없는데 즐길 수 없는 것도 생각보다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