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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영환 Nov 30. 2018

우리의 기운을 담아. 강원도의 마리아酒

마리아酒와 전통 그 네 번째

얼마 전 첫눈이 내렸습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다가오는 길목에 서서, 세 번째

마리아酒를 담아보았습니다.


https://brunch.co.kr/@gonowtaeho/26


어느덧 마리아酒도 네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우리나라

우리 땅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그중에서도 강원도의 마리아酒를 담아볼게요.




강원도는 우리나라의 북동쪽에 있습니다.

조선시대 도성이었던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서 정동 쪽으로 태백산맥을 가로질러

가면 각종 드라마와 여행지로 유명한 정동진이

있는 동해바다가 펼쳐진 강릉을 만나게 됩니다.


강릉에 가면 우리나라의 어머니이자 조선시대

뛰어난 예술가였던 신사임당 선생님과 그의 아들인

조선 성리학을 구축한 율곡 이이 선생님이 사셨던 오죽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죽헌에 들어서면 줄기에 빛깔이 까마귀처럼

검은 오죽(烏竹)이 시선을 끕니다. 오죽(烏竹)은

볕이 잘 들수록 선명한 검정을 띈다고 합니다.

선명한 검정 빛 덕분에 더 강직해 보이는 오죽(烏竹)이

뜻을 세우며 옳게 살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見得思義. 이득을 보거든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라.


많은 유혹이 있고, 자신을 지키기 힘든 상황인

요즘의 우리들에게 던져진 메시지 같았습니다.



언제라도 가면 오죽헌에 가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분의 위인께서 우리가 삐뚤어지지 않도록

우리의 마음가짐을 바로잡고 지켜줄 것만 같습니다.


오죽(烏竹)이 있는 곳에 위인이 난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땅에 오죽(烏竹)이 가득하기를.






오죽헌에서 강원도를 가로지르는 태백산맥을

따라 우리나라의 북쪽 끝까지 올라가다 보면

우리나라의 동북쪽 끝인 고성을 만납니다.


고성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태 산지입니다.

명태는 우리들에게 하나 빠지지 않고 도움을 주는 그런 생선입니다.


내장은 창란젓, 알은 명란젓, 아가미로 만든 아가미젓
눈알은 구워서 술안주 하고, 괴긴 국을 끓여먹고,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명태.
기름으로는 또 약용으로 쓰인데이제이요 에?

- 강산에, 명태 -



그렇기 때문에 조리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불리고,

전국에서 다양하게 불리고 요리되고 있습니다.

동태, 심태, 생태, 황태, 꺽태...


조선시대부터 그 유래가 전해지는 명태는

어찌 보면 우리를 가장 오랫동안 지켜봐 오고

우리 옆에 있어온,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우리를 가장 잘 아는 그런 식재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의 곁에 있어온 명태.

추운 겨울이 제철인 명태는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제철의 명태는 살이 도톰하게

올라있고, 식감은 부드러우며, 그 기름기 덕분에

더욱 고소합니다. 이런 명태는 매콤하게 무쳐서

시원한 오이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일품입니다.



추운 겨울철 제철인 명태는 그 영양까지 풍부해서

보양에도 좋고, 한 해 동안 쌓인 독성도 배출해주는

보통의 한약재 이상의 효능을 지니고 있다고 하네요.


맛과 영양이 조화로운 명태 회무침





명태 회무침과 어울리는 술을 한잔 떠올리다

보니 쌉싸름한 술이 떠올랐습니다. 고소함과

매콤함을 중화시켜줄 수 있는 그런 술 말이지요.

더덕이나, 인삼과 같은 인공적이지 않은 쌉쌀함이 일품인 그런 술.


고성에서 태백산맥을 따라, 강원도의 남쪽 끝까지

내려오면 영월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곳 영월에는

우리 땅의 기운을 품은 더덕으로 담근 술이 있습니다.



영월 더덕주는 영월을 지나는 동강의 깨끗한 물과

태백산맥의 기운을 담은 더덕으로 빚어낸

우리 땅의 기운을 품은 술입니다.


우리 땅의 기운을 품은 영월 더덕주


피로 해소와 숙면의 효과가 있는 더덕에

구기자를 더해 그 향이 더 진한 이 전통주는

새콤하고 시원한 명태 회무침 외에도 보쌈과 

같은 고기와도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피곤할 때, 일상에 지쳐있을 때, 잠들기 전

한잔의 영월 더덕주는 우리의 기운을 일으켜주는

정말 약(藥) 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원도는 우리나라를 지탱해주는 등줄기와

같은 지역입니다. 그 지역을 관통하는 태백산맥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기운을 담은 마리아酒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항상 우리 곁에서 우리를 잃지 않게 지켜주는 오죽헌,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우리를 잘 아는 가장 오래된 음식인

명태 회무침, 우리 땅의 기운을 담아낸 더덕으로 담근 영월 더덕주.


지금까지 오랫동안 우리 옆에 있어온

강원도의 마리아酒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잃지 않도록, 몸도 정신도 바로 잡을 수 있게

항상 곁에서 지켜주지 않을까요.


오늘도 이렇게 강원도의 마리아酒와 함께,

나의 몸과 정신을 다시 한번 세우는 밤이 되었으면 합니다.


항상 나의 옆에 있어온 것들의 소중함을 알고,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그런 날들이 되기를.


https://www.instagram.com/the_mar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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