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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호 Dec 16. 2018

겨울이 오는 길_태백 상고대에서.

마리아酒와 전통 그 다섯번째



소설이 가고, 일년 중 가장 눈이 많이 온다는

대설(大雪)도 지났네요. 첫눈이 온다던 소식을

뒤로 하고, 서울에는 벌써 두번이나 크게 눈이

내렸습니다.


슬슬 출퇴근 거리에 사람들의 옷차림에 목도리가

보이고, 점심시간의 이동엔 입김이 당연한 것처럼

나오네요. 큰 추위가 지난 주말 아침, 충청북도와

강원 지방에는 한파 특보가 내렸다는 뉴스가 나오

고, 경북 울릉도와 경남 산청 지리산에는 대설

주의보가 전해졌다고 하네요. 지난 마리아酒 엔

잠시 강원도로 다녀왔는데요,

https://brunch.co.kr/@andrewhwan/41





정말, 이제 겨울은 겨울인가 봅니다.



가을이 지나고, 맞은 겨울의 길목에서 저희

마리아주는 그 다섯번째 이야기를 가져갈까

합니다. 겨울 (冬)의 시작을 떠올리면서요.

항상 이맘때쯤 되면, 제 머릿속엔 생각나는 풍경

하나가 있습니다. 태백산상고대 입니다.



태백산 오르는 길에 만난 상고대.


상고대는 한라산 백록담가는 길에도 마주하였고,

설악산 대청봉 가는길에도 보았지만, 태백산의

상고대가 계속 기억에 남는 이유는 역시 함께

올랐던 사람들과 그 날의 좋았던 기억이 함께

하였기 때문이지 않는가 싶습니다.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인 상고대. 참,

상고대는 위와 같은 뜻을 가진 순우리말 입니다.

서리 상[霜] 자를 떠올려서 한자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산의 높은 곳에 눈처럼 핀 서리를

뜻하는 단어인 산고대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날의 등반을 함께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순우리말인 것을 저 역시 새삼

알았습니다. 그래서 겨울이 왔음을 느끼는 오늘

더 기억에 남는 풍경 인지도 모르겠네요.



어느새, 이렇게 겨울이 왔습니다.




앞으로 추위는 더해질 것이고, 사람들의

옷도 더욱 두꺼워지겠네요. 음식도 차가운 음식 

보다는 따뜻한 음식을 찾을 것이고, 시원한

맥주만 찾기보다도, 이따금씩은 선술집의 따뜻한

정종을 찾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리아酒 _전통의 다섯번째 주제가 겨울인 만큼

함께할 음식과 술을 고르는 데에도 고민이 상당히

되더군요. 결국 전통과 마리아주를 이어낼 수 있는

음식은 배추 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배추는, 겨울이 제철인 채소입니다. 우엉과 무우와
더불어 겨울에 그 고소함과 단맛이 영그는 채소로
손꼽히지요. 얼갈이 배추를 제외하고, 보통 배추의
재배 적기는 가을입니다. 배추는, 무더위와 비 등의

계절 변화를 비교적 적게 타며, 서늘한 곳에서 무름

없이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봄과 가을이 재배적기

라고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봄보다는 가을에

재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배추의 산지는 우리나라에 비교적 널리 분포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와 영남지역, 또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전라남도는 특히 해남 배추가 그 맛이

우수하여 유명하고, 강원도에는 영월과 태백의

귀네미 마을과 같은 고랭지 배추가 유명합니다.


이런 겨울 제철 배추로 만든 음식 중 이번에 소개

드릴 음식은 _


배추전


네, 배추전입니다.



 최근 TV 프로그램인 <수미네 반찬> 과 <집밥 백

선생> 에도 한번씩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만큼 배추전은 접하기에 어려운 음식은 아니지만, 생소할 수 있는 음식일 수도 있겠네요.


경상도 지방, 특히 경상북부 안동 지방의 제사식과

일상식으로 상에 자주 오르내린 배추전은 겨울에

그 고소함과 단맛이 올라온 배추를 너무 두껍지

않은 반죽에 담궈, 너무 타지 않게 노릇노릇 구워

부쳐냅니다. 그 맛이 생각보다 달고 고소하여,

접한 분들 모두가 놀라시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 달면서도 고소하며 심심삼삼한 맛에, 무릇

막걸리와 기막힌 조합이 되곤한다는 말씀들 역시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섯번째 마리아酒 의

전통주로 조합을 엮어 낼 수 있는 술은 _

은자골 곶감 생탁배기 라는 막걸리입니다.




은자골 곶감 생 탁배기. _은척양조장




경상북도 상주시 은척 양조장에서 빚어지는 이

막걸리는 2016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생막걸리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술

입니다. 쌀, 누에, 곶감이라는 삼백[三白]의 고장

상주의 햇 삼백쌀과 곶감을 재료로 하여, 3대째

이어 빚어지고 있습니다. 전통 누룩을 이용하여

목넘김이 부드럽고 끝에 곶감의 단맛이 살짝

느껴지는 적당한 바디감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여, 간이나 양념이 그리 세지 않은 삼삼한

음식들과도 잘 어울릴 것 같네요. 더욱이

눈오는 날, 집에서 노릇 노릇 부쳐먹는 배추전

같은 음식과 함께라면 더욱 괜찮은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제철음식인 곶감을

넣어 만든 막걸리인 만큼, 다섯번째 마리아酒

전통주로서, 그리고 배추전과 잘 어울릴 것

같은 전통주로서도 오래된 유래를 가지고

있는 은자골의 곶감 생탁배기가 썩 괜찮은

조합을 이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 겨울에

소복하게 눈 내린날, 단단히 잘 영근 배추로

노릇하게 부쳐낸 배추전에 곶감 생탁배기

한잔은 어떠하신지요.



어느새 겨울입니다.
2018년도 뉘엿뉘엿 가고 있구요.
몸 건강히, 남은 12월도 따뜻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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