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여행에서의 소고 #2
쿠바의 수도 Habana를 거쳐 트리니다드에 갔다.
트리니다드에 들어서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시골이다. 여기 뭔가 정겨운데?!
흙길에서 말이 다니고,
흙길이 아니더라도 포장이 되지않은 도로이고,
2층 이상의 집은 보이지 않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게임을 하고 있는,
트리니다드는 말 그대로 시골이다.
첫인상이 흙길이었기 때문에,
Yellow라는 색으로 트리니다드가 기억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Yellow보다도
더 짙은 Amber Yellow로
트리니다드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내가 머물면서 느꼈던 것들 때문인 것 같다.
트리니다드는 사실 뭐가 많지는 않다.
말타기 투어, 바닷가, 동굴 클럽 등 몇 가지가 있지만,
소위 말하는 관광지로서의 특징으로 강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난 그런 트리니다드가 좋았다.
까사에서 집에서 키운 과일을 건네주며 반기는 주인아저씨도 너무 정겨웠고,
한국 친구네 까사에 놀러 갈 때마다 마치 자기 손님인양 반겨주는 주인 할머니도 너무 정겨웠다.
거리를 다니는 데 있어서도, 2층 집 혹은 1층 집이 즐비한 길거리는 오히려 나에게 편안함을 주었다.
거리에 느긋이 걸어 다니는 쿠바노들은 바쁜 여행을 즐기는 나에게 심적 여유를 주었다.
꼭 오늘은 뭘 해야 돼 라기 보다도 그냥 흘러가는 대로 여유를 즐기게 해주는 그런 곳이었다.
심지어 가장 핫하다는 동굴 클럽마저도 그랬다.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클럽이라기보다,
그냥 자연적으로 있는 동굴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함께 춤을 추며 즐기는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런 느낌들이 좋아 트리니다드에서는
마음을 놓고 조금은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행지보다는 오랜만에 온 시골 느낌으로.
아마 쿠바를 다시 놀러 가게 된다면,
그 어느 도시보다도 트리니다드라는 도시는,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정겨움과 편안함, 그리고 자연스러움이 있는 도시.
그렇기에 나에게 진한 따스함으로 다가오는 도시.
Amber Yellow 색의 트리니다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