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날 혼자 놀기..
요새 며칠 동안 새벽 아침 날씨는 추웠다. 오늘은 오랜만 쉬는 날이라 여유 있게 뒹굴뒹굴..
창밖으로는 비도 솔솔 하게 내리고 아늑하니 썅송듣기 딱 좋은 날씨에 그 분위기는 참 좋은데
그래도 춥다. 하긴 겨울이 다가오니..
갑자기 지금 집안에 나 혼자 있는 사실에 뭔가 기분이 묘하다.
하루 종일 혼자 잘 놀아봐야지 하면서도 뭐를 할까 고민하다
우선 식탁 근처에 있는 큰 나무 버너에 장작을 차곡히 넣고 불을 지피고 나서
위층 구석에 쓸쓸하게 혼자 앉자 있는 중고 전축에 썅쏭 노래 , LP 레코드를 걸고 내려와서
위층에서 크게 들려오는 썅송노래 들으며 커피 한잔 하고 있으니
이거 완전 그 옛날 한국식 음악다방 분위기이다.
다방 마담이 눈앞에 있었다면 그냥 커피 한잔 사줄 정도.
요즘 세대에 LP 레코드를 턴 테이블에 올려서 음악을 듣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만
옛날에는 (라테에는..) 샹송 이나 재쯔이니 클래식이니 하면서 작업용?으로 폼 잡기 딱 좋은
전문 음악다방이 곳곳마다 있었으니.
프랑스 말은 모르지만 뭔가 이 썅송노래 분위기가 딱히 밝지는 않지만 사람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히게
하니 가사 내용은 충분히 혼자 짐작할만하다. 이래서 이성에 대한 고백용으로 이 샹송 배경이 딱 적합할 수도. 모 요즘은 BTS 노래가 배경으로 좋겠지만 나이 든 이 아저씨에게는 그들의 노래는 따라 하기엔
너무나 빠르다. 넉넉하게 천천히 부르는 이 절묘하게 가라앉은 샹송 분위기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ㅎ
음악 들으며 비 내리는 창밖으로 우리 집 정원에 조그만 분수대에서 물이 위로 역동적으로 솟구치는 모습을 계속 보다가... 뜬금없이 갑자기 큰 “ 폭포” 가 보고 싶어 졌다.
그래서 음악 끄고 즉시 출발!!!
“폭포” , Waterfall
“폭포”에 대해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Life is a Waterfall , always moving.
I like a Waterfall , Life doesn’t flow backward.
그래서 나는 “폭포” 가 좋다.
내가 살아온 인생과 얼추 비슷하기도 해서 좋기는 한데.
” 폭포”처럼 나는 정말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근데 나는 좀 더 가야 할 듯하다.
나의 은행에서는 내가 멈추기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 집사람 이야기라 확인불가)
“폭포” 가 가보고 싶은 이유는 ,
절대로 되돌아가지 않는 직진만 하는 그 힘찬 물줄기를 보면서
나 스스로 나를 재확인 하기 위해서이고 ,
다른 이유는 “폭포” 사진을 찍기 위해서이다.
평소 치매방지용으로 좋은 취미 하나를 배웠는데 그게 사진 찍기이다.
내가 쓴 글에 내가 찍은 사진을 같이 올린다는 것은 그 흔한 저작권 시비에 걸리지 않는
아주 좋은 방법이기도 하고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그 옛날 내가 글도 쓰고 사진도
잘 찍는다고 아주 좋아하던 분이 있었는데 그분 덕에 내가 더 노력했을 수도 있다.
글이나 사진도 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그 피드백을 가지고 더 열심히 노력할 수도 있으니.
지금 이 정도 (?) 사진은 찍는 편이니 과거에 나에게 용기를 준 그분도 생각난다.
누군가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
오랜만에 쉬는 날,
여유 있게 옛날 분위기로 썅쏭노래 듣고
직진만 하려는 힘찬 “폭포” 도 보고
나를 끓임 없이 사랑하며 결코 헤어지지 않으려는 나의 은행도 생각하며
사진을 알게 해 준 그분을 생각하며
그러고 보니 결국 오늘도 주절주절. 쉬는 날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