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용역깡패 같은 무서운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아침 인력 시장의 왼손에 돈뭉치를 들고 연신 김 씨는 a현장, 박 씨는 b현장에 가고 농땡이 피지 말고 잘하고, 일당은 10만 원이야 뭐 이런 이런 용역을 생각하겠지만 실상 내가 하고 있는 용역은 이렇게 활동적이지 않는 이에 비하면 너무나 평온한 용역이라고 볼 수 있다. 내 대부분의 직원들은 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책임지고 있다. 산업의 역군들인데 직원의 80%는 고려인이다.
지금은 고려인-제소 교포 이 대부분이 3d 업종에 자리를 잡고 있다. 불과 7~8년 전만 해도 조선족이 이자리를 메꾸고 있었는데 중국의 경제발전과 한국에서의 문화적응과또한 한국인과 결혼을 해 출생한 2세대가 한국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인이 되었고 한국인으로서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고려인은 조선족에 비해 한국으로 이주 해온 시기가 늦고, 또 한국어를 조선족에 비해 현저히 못하는 관계로 현장에서 완벽한 외국인 취급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 관리직으로 계신 분들은 `왜 교포가 한국말을 못 하는 거냐?` `관심이 없으니까 한국어를 못하는 거다` 등등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내가 러시아 유학 시절과 또 고려인들과 대화를 통해 알아본 결과 그들도 배우고 싶지만 배우지 못했던 아픈 역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는 냉전체제에 돌입하고 이로 인해 소련은 새로운 이데올로기 새로운 사회정화가 필요했고, 가장 많이 신경 쓴 사회정화로 자본주의 색깔을 벗고 진정한 사회주의자를 배출하기 위해 문화적 통일을 이루려 했고 그중 하나가 언어적 통일을 하기 위해 엄청남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로 소련 내 소수 민족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문화를 잊어버렸고 자신의 말과 글을 말살당했다. 이게 고려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없었던 이유 중 가장 큰 이유였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조선족과 비교당하고 혹자는 고려인이 아닌 외국인으로 생각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한국인은 또는 외국에 사는 교포라 할 지라도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그렇다고 특수한 경우를 너무 흑백을 나누듯이 말할 수 없는 상황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렇듯 고려인은 현재 외국인이 되어버렸다. 나는 고려인의 대변인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하나하나 내가 겪은 고려인,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이 아닌 고려인에 대해 내 생각을 써 보려 한다. 지금까지 글도 그랬지만 앞으로 내가 쓸 글도 오롯이 내 생각이고 어떤 부분은 사실 확인 없이 쓰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점 양지해서 읽어 주시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