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이를 키운 다는 것은?

소아류마티스 관절염 투병일기

by 줄무늬 바퀴

초등학교 때 아팠던 아이가 어느새 청년이 되었다.

처음에 병이 발병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매일매일 울고, 세상과 단절되어서 병원에서 집 그리고, 학교, 다시 병원, 집, 입원 등등 이루어지면서

나라는 존재는 희미해지고, "엄마"라는 단어밖에 남지 않았다.

때론 나의 무기력증이 불안을 더 가중시켜서 아이가 많이 아파한 날은 불면증이 심해지고,

혼자 말도 심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만 5년이 지났을 때 결국 참았던 감정은 터져버렸다.

희귀 질환이 힘든 이유는 예측이 안된다는 것이다.

검사를 하여도, 또렷한 병명이 안 나오고, 예측이 안 되는 질병코드만 늘어난다.

또한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잠깐 아이에게서 눈을 떼면 겁 잡을 수없이 아이의 상태가 나빠지고,

하루에도 지옥문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는지를 모른다.


불안 다음에 찾아오는 것이 외로움이다. 아파서 통증 때문에도 괴롭지만, 외로움 때문에

때론 죽음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는 생각을 들기도 한다.

그 이유는 내 게 남아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아프기 전에 일상생활에서 만났던 사람들과는 대화의 공감대가 없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멀어진다. 또한 나에게 쏟을 에너지도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행에 놓여있는 사람들과는 친해지기를 꺼려한다.

안타까워하지만 불행이라는 감정은 전염되기 때문에 상대방의 힘듦을 매일 들어주다 보면 지쳐서,

행복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건 가족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끝까지 남아있는 분은 부모님 밖에 없다.

아이에게 필요한 치료와 경제적, 학업, 대인관계 등 상의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건강한 사람들은 고통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에 대화에 있어서 문턱을 넘지 못한다.

나 또한 그 문턱을 넘다가 수차례, 수백 번 상처를 입고, 신체 질병도 힘든데 마음 상처로 가장 힘든 것은

아이 자신이다.


이렇게 복잡한 감정과 질병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는 것도 한계가 있고, 때론 그것이 늪이 되기도

한다. 그 늪은 나에게 안식처같이 감정을 들게 하지만, 결국에는 내가 그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점이 오고, 허무하게 만든다.

힘들고 머리가 복잡할 때 무작정 걷는 것도 한계가 있다. 나의 발목이 남아나지 않으니까,

뭐든 적당한 것이 좋다.


이런 날들이 수년 동안 지속되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흐르고 검었던 머리카락은 정수리 부분이

하얗게 백발 할머니처럼 되어버렸다.

그런다고 해서 그게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촛불처럼 내 몸이 조금씩 타들어가 아이에게 빛을 비추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아프기 전에 돌아가서 다시 아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하고 아이가 낫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내 영혼을 갈아 넣어서라도 아이를 돌보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또한 엄마 내 몸도 소중하다는 것을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늘 나는 명심했다. "나는 강하다", "나는 아이를 지킬 수 있다", "내가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

그런 마음으로 10년을 세월을 지나다 보니, 이젠 희귀 질환인 소아 류머티즘이지만, 그래도

성장기 동안 관절 관리가 잘 되어서 키도 제법 크고, 아이가 멋진 청년이 되었다.

다만 체력이 건강한 청년들처럼 자신의 일상을 활발하게 생활하지 못한다.

쉽게 지치고, 피곤해지고, 만성통증은 공황장애를 가져와서 대중교통 등 사람들 많은 곳을 잘 있지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름 이제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자신의 꿈을 하나하나 이루면서 살아간다.


아픈 아이를 키우면서 시작한 공부가 이제는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단계가 되어가고 있다.

나의 바람은 내가 하고 있는 이 공부가 우리 아이처럼 아픈 아이와 엄마들 위해서 쓰였으면 좋겠다.

지금은 길이 막힌 것 같은 골목길에 현재 있는 감정이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

아이들이 있는 곳에 찾아갈 것이다.


울 아이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이를.....

손을 잡아주고, 나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이 아이가 고개를 들고 환하게 웃는 아이로 성장하게 할 것이다.

내가 처음 찾아간 곳에서 만났던 "이정표 천사"소녀와 했던 약속을 지킬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세월이 지나다 보니, 하나, 둘 "일상생활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