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더라
문득 인스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 사람들 모두 열심히 사는 구나.
각 잡힌 프레임 속에서의 치열함은
어느새 핸드폰을 뚫고 나와 내 머릿속에 박혀버렸다.
가끔은 열심히 사는 이 행위가 지치기도 한다.
그럼 아무것도 하지 말아볼까?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몇 일이 흘렀다.
회피의 밤을 보내면서, 조용히 누워 있기만 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고요한 자취방과 달리 내 마음은 불안과 수 많은 생각들이 얽혀
시끄러운 소음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내 안의 시끄러운 소음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노트북을 켰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남들의 비난은 피할 수 있지만,
내 안의 비난은 도저히 피할 수가 없더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안전지대에 있는 사람 보다,
진흙탕 길을 걸으면서 넘어져 보기도 하고, 상처가 나 보기도 한 사람이
어떤 길이든 걸어갈 수 있는 것 같다.
아무일도 하기 싫을 때는,
어떤 일이라도 하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