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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강성 May 16. 2024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주식과 투자 이야기 (6)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원제: Money, hot love and cold treat)앙드레 코스톨라니(André Kostolany, 1906년~1999년)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쓴 그의 13번째 책이다. 그는 결국 이 책의 서문을 쓰지 못하고 사망했고 이 책은 그의 사후인 2001년에 출간되었다.


그는 생전에 벤자민 그레이엄(1894년~1976년), 필립피셔(1907년~2004년), 피터 린치(1944년~ ) 등과 함께 전 세계 주식 투자업계의 구루로 인정받았는데, 나머지 세 명과 달리 주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였고, 대학에서 전문적인 경제학이나 경영학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없는 유일한 전문 투자가였다.

[벤자민 그레이엄, 필립 피셔, 앙드레 코스톨라니, 피터 린치(왼쪽부터) 출처 주간조선]

그래서인지 주로 미국의 대공황과 그 이후 미국 주식 시장을 데이터와 기술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다른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달리 그의 책에는 유럽 근대 강국들인 영국, 프랑스, 독일, 헝가리 등의 주식과 상품 거래 시장의 못 들어 본 현장 이야기와 에피소드가 많이 등장해서 아주 신선하다^^


또한 코스톨라니는 18살부터 직접 파리 주식 중개인으로 시작하여, 1차 세계대전 이후와 2차 세계대전 초반 격동기를 유럽 현장에서 직접 겪었고, 독일의 프랑스 침공을 피해 1941년부터 1950년까지 미국에서 살다가 다시 유럽으로 건너가 독일과 유럽 국가들의 경제 부흥을 지켜보며 파란만장한 유럽의 경제 역사를 직접 체험했다.


그래서인지 더욱 드라마틱하고 역사적인 유럽 투자 시장의 유래와 인류 최악의 격동기 속에서의 대중들의 급변하는 심리 그리고 그 시절 활약했던 투자업계의 거물들과 세력들의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많이 들려준다. 마치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처럼^^


나는 코스톨라니가 1983년에 쓴 《코스톨라니의 투자노트》를 읽고 그의 매력에 빠져 바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의 앞부분은 《코스톨라니의 투자노트》와 꽤 겹치고 맥락이 연결되는 내용이 많았다. 여기서는 그 책과 겹치는 내용은 생략하고 1983년 이후의 새로운 시장에 대한 내용과 새롭게 추가된 내용을 위주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증권거래소-시장 경제의 신경 체계


현대적 의미의 증권거래소는 17세기 초 식민주의가 지배했던 시절 암스테르담에 가장 먼저 등장했다. 인도회사의 주식이 그 투자 대상이었는데, 1602년 설립된 이 인도회사는 조직적으로 설립된 최초의 식민지 기업이었다.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 출처 구글 이미지]

호세 드 라 베가는 자신의 책에서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의 모습을 상세히 그려내면서 투자와 증권거래소의 메커니즘을 상세히 설명했다. 환상, 짜증, 낙관론과 비관론, 놀람과 신념, 희망과 두려움, 돈 또는 채무 등은 그가 책을 쓰던 당시뿐 아니라 언제나 시세를 널뛰게 만드는 요인들이었다.


어느 시대에나 증권분석가나 기자들은 증권시장이 갈수록 더 불투명해진다고 말한다. 이는 완전히 틀린 말이다. 증권시장은 어느 때고 할 것 없이 항상 불투명했다. 이미 300여 년 전인 1688년에 그는 증권시장을 ‘혼돈 속의 혼돈’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던가!

[호세 드 라 베가와 ‘혼돈 속의 혼돈’ 출처 구글 이미지]
한 남자가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한다. 보통 개들이 그렇듯이 그의 반려견은 주인의 앞으로 달려 나갔다가 주인에게로 되돌아간다. 그런 뒤 다시 앞으로 달려간 후 자신이 주인에게서 멀어졌음을 알아채고는 주인에게로 또 돌아온다. 산책 내내 그런 행동이 계속 반복되다가 마지막에 둘은 같은 목표 지점에 함께 도착한다. 하지만 주인이 천천히 1킬로미터를 걷는 동안 주변을 달리며 돌아다닌 개는 4킬로미터를 산책했다. 여기서 주인은 경제이고 개는 증권시장이다.

1930년부터 1933년까지의 심각한 대공황을 겪은 미국 경제의 발전  과정을 보면 이와 같은 예가 얼마나 정확한지 알 수 있다. 경제는 지속적으로 발전하지만 한 걸음 또는 두 걸음 멈추기도 하고 때때로 뒷걸음질치기도 한다. 하지만 증권시장은 같은 시기에 100번도 넘게  위아래로 널뛰듯 변동한다.


요컨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제와 주식시장은 같은 방향으로 발전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때로 정반대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주가를 움직이는 것들


코스톨라니는 모든 애널리스트들과 기사의 복잡하고 급변하는 분석 논리는 모두 불필요하고 도움이 되지 않으며, “주식시장에서 적용되는 유일한 논리는, 주가가 오르는 것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을 때뿐이라는 것이다”라고 단정한다.


그 외 모든 전문가들의 분석과 예측은 전혀 절대적이지 않고 주식시장 자체가 너무 변덕스럽기 때문에 여기서 굳이 논리적인 설명을 찾으려고 하지 말라고 제안한다.


그가 처음 파리 증권거래소를 처음 방문했을 때(18살일 때인 것 같다) 어떤 노신사가 그에게 해 준 말이 그의 평생 신조가 되었다고 한다.

“주변을 한번 둘러보게나. 여기에서 중요한 건 딱 하나뿐이라네. 주식이 바보보다 더 많은지, 아니면 바보가 주식보다 더 많은지 말일세”

[파리 증권거래소 출처 구글 이미지]

그는 이 말을, 주가의 흐름은 주식을 팔려는 매도자가 주식을 사들이려는 매수자보다 더 급박한지 아닌지에 달려 있다고 해석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기업의 이익이 좋든 나쁘든, 전쟁 중이든 평화 상태든, 혹은 좌파가 권력을 잡았든 우파가 권력을 잡았든 그 영향은 간접적일 뿐이라고 한다.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단조 아니면 장조?

 

오페라나 심포니에 항상 반복되고 배경이 깔리는 주제가 있는 것처럼, 주식시장에도 장기적으로(약 10여 년간) 지속되며 투자 트렌드를 결정하는 배경음악이 존재한다. 투자자는 그 음악이 단조 아니면 장조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전쟁 또는 평화 그리고 장기적인 경제 발전, 이 두 가지 요소가 주식시장에 흐르는 주제음악을 결정한다.


평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가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1912년 이후 더는 찾아볼 수 없는 세계 평화가 마침내 확실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는 미국만이 거대한 세계 강국이 되는 ‘팍스 아메리카나’라고 말한다.


그것으로 장기적인 세계 평화가 보장되었다. 그것이 전 세계 주식시장에 그린라이트를 켰고, 지난 수년간 주식시장이 환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제 발전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때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주인, 즉 경제와 주식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개가 주인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너무 멀리 가버리더라도 결국 늦더라도 다시 주인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투자자는 국가의 경제를, 그리고 지금처럼 글로벌 시대에는 세계 경제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이때 과거가 아닌 미래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도박성의 투자보다는 여러 해 동안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결과가 더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을 옥죄는 코르셋 같은 장애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만약 투자자가 이러한 장애 요인을 알아차리거나 미래에 그러한 일이 생길까 우려한다면 투자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는 노련하게 행동하며 적기를 기다려야 한다.


경제성장의 또 다른 장애 요인으로는 모든 성과물에 대한 ‘처벌’이라 할 수 있는 부적절한 조세정책이 있다. 그 밖에 지나친 법령, 복잡한 허가 절차, 과도한 규제 등도 경제 발전의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다.

“돈이 없으면 음악도 없어요 Ka geld, ka music”


코스톨라니는 먼저 역사적인 '금본위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여전히 금본위제를 고집했던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와 달리, 그는 금본위제 하에서 경제 성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며, 화폐가 금으로 환산되는지 또는 변동환율을 따르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권력을 누리는가, 아니면 신뢰를 누리는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화폐의 강약을 결정하는 것은 우선 그 나라의 경제력이고, 그다음은 국가 재정의 경영이다. 오늘날 경제에 필요한 것은 금융시장의 지휘자인 훌륭한 중앙은행이다.


독일연방은행은 유럽은행에 흡수되기 전까지 오로지 인플레이션 제로를 목표로 하는 가격 안정 정책만을 추구했고 그로 인해 독일 마르크화가 평가절상되어 독일 기업들은 계속 구조조정을 하거나 생산 설비를 해외로 이전해야만 했다. 코스톨라니는 약간의 인플레이션은 어쩔 수 없고 어쩌면 경제 성장에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며, “5퍼센트의 실업보다는 차라리 5퍼센트의 인플레가 낫다”라는 헬무트 슈미트의 말에 동의한다고 한다.

[헬무트 슈미트 전 총리 출처 구글 이미지]

코스톨라니는 새로 출범한 유럽중앙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처럼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쳐 경제 활성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유럽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 출처 구글 이미지]
중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돈 + 심리 = 트렌드


앞뒤로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개의 모습처럼 주식시장은 장기적인 경제성장 과정에서 급속도로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현상이 여러 번 되풀이된다. 이러한 동요는 중기적 영향 요소들에 의한 것들로 돈과 심리라는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주식시장에서 돈이란 산소 또는 차를 움직이는 휘발유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돈이 있어도 여론의 투자 심리가 부정적이어서 어느 누구도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면 주가가 상승할 수 없다. 돈과 심리, 이 두 가지 요소가 긍정적이어야만 시세가 오른다.


중기 주식 트렌드에서는 돈과 상상력이라는 두 요소가 경제 기초지표보다 훨씬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두 요소 중에서는 돈이 좀 더 지배적이다. 돈이 있으면 언젠가 심리적 요소 또한 긍정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경기: 중기적으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주식시장은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온도계가 아니다. 심지어 주가가 경기 변동과 반대 방향으로 전개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주식시장은 중고차 시장과 유사하다. 만약 시장이 새롭고 주변의 흥미를 끄는 유가증권들로 가득하다면 앞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시세 하락은 막을 수 없다. 하지난 새로운 주식의 발생이 계속 줄어들면 증시는 자금 과잉 상태가 되어 중고차 시장처럼 주식의 시세는 상승하게 된다.


호경기에는 기업이 시설 투자를 늘리기 위해 자본 증식을 시도하면서 주식이 쏟아져 나와 주가가 하락하고, 불경기에는 기업이 신규 투자를 줄이고 사람들이 저축을 늘려 그 자금이 투자펀드나 연금 등을 통해 증시로 흘러 들어와 결국 주가가 상승하며 강세장이 이어진다.

 

경기와 증시가 따로 가는 대표적인 사례는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독일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48년 화폐개혁 이후 돈이 없었고, 1952년 이후 산업 발전이 대규모로 이루어지면서 융통 가능한 자본은 모두 산업 투자로 빨려 들어갔다.


당시 매일 아침 신문에 나오던 기묘한 패러독스 기사다.

“기업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고, 배당금은 늘어나고 있으며, 주가는 연이어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침체기에 접어들자 연방은행은 대출 기준을 완화하고 자금을 풀기 시작하자 다시 주식시장에는 활력이 넘쳐흐르고 사상 최고의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이것에 대항하는 싸움은 해로울 뿐이다


증권인은 악마가 성수를 꺼리는 것만큼 인플레이션을 싫어한다. 그렇지만 인플레이션 자체는 주식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중앙은행에서 취하는 조치들뿐이다.


인플레이션은 종국적으로는 화폐의 실질가치의 하락으로 초래하고 그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유가물에 투자하게 되어 주식시장에도 자금이 공급되지 않는다.


투자자는 인플레이션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중앙은행의 방안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약간의 인플레이션마저 잡기 위해 무리한 조치를 취한다면 풍차에 대항하는 무모한 돈키호테와 같다.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 출처 구글 이미지]

디플레이션: 증권시장의 가장 큰 재해


오늘날 디플레이션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금본위제도 시절에는 중앙은행이 자국 화폐를 보호하려는 명목으로 디플레이션을 일부러 유도하기도 했었다.


디플레이션이 오면 화폐가치가 상승하지만 원자재, 상품, 증권의 가치는 하락하고 계속되는 통화량 부족으로 자금 유동성이 거의 없다. 여기에 소비자는 불안감으로 아무것도 사려고 하지 않고 기업들도 가격 하락에 더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중앙은행: 금리의 독재자들


앨런 그린스펀은 지난 몇 년 동안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금리의 독재자라고 불리는 그 역시 3개월 이후의 금리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월 스트리트 시세가 과대평가되었다고 여겨질 때 그가 할 수 있는 조치는 경고를 통해 며칠 동안 제동을 거는 것뿐이었다.

[앨런 그린스펀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런데도 금리가 변한다면, 이는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화폐는 직접투자나 소비 대신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간다. 그러면 경제 뉴스가 아무리 부정적이고 기업의 이윤과 배당금이 줄어든다 해도 주가가 상승하고 이 과정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중앙은행이 불황과 호황의 균형을 잡지 못해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경제가 통제되지 않을 만큼 급속도로 성장하면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나서서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


금리 인상이 초래한 경제위기는 다소 늦게 나타난다. 그 조치에 증권시장이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 여론에 달려 있다. 반면 주식투자자들이 금리보다 긍정적인 기업의 수익과 전반적인 경제지표를 중요시한다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해도 주가가 계속 상승할 수 있다(하지만 결국 12개월 정도 후에는 주가가 하락한다).


금리가 떨어지면 ‘언제’나 ‘하지만’ 같은 말은 꺼내지도 말고 곧장 주식시장에 뛰어 들어가야 한다. 1967년 존슨 대통령이 “I will do everything in my power to reduce interest rates.”라고 발표한 이후 당초 시도했던 세금 인상 법안도 통과되지 않으면서 강세장의 움직임은 폭풍처럼 거셌다.

[케네디 암살 이후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는 존슨 출처 구글 이미지]

채권: 주식의 경쟁 상대


‘돈’이라는 요소에 있어 장기이자율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기이자율은 오블리게이션(obligation)이라고도 불리는 채권의 이자를 가리킨다. 이 이자가 높으면 높을수록 채권은 주식의 경쟁 상대가 된다.


장기금리는 중앙은행이 아닌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국가나 기업이 재정 충당 요구가 크면 다량의 채권을 발행한다. 이를 팔기 위해서는 그들의 구미가 당길 만한 이자를 제공해야 한다.


물론 단기금리와 장기금리는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컨대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만큼 높다면 굳이 돈을 장기적으로 묶어둘 이유가 없다. 반대로 기업이 보통의 단기금리 수준으로 장기간 자금을 빌릴 수 있다면 채권을 발행할 것이다. 이 경우 결국 주가는 떨어지고 장기금리는 다시 얼마 못 가 상승하게 된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확실히 높다면 이자 차익거래가 이루어지는데(단기 3.5%에 빌려 7% 장기채권에 투자하면 매년 3.5%의 이자 차익이 발생), 많은 투자자나 펀드가 여기에 의존하게 되면 장기채권의 수요가 늘어 채권의 시세는 올라가고 이자 차익도 줄어든다.


또한 중간에 단기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여 채권의 보유 비용이 수익을 넘어서게 되면 장기채권을 매도하려고 할 것이므로 시세는 하락한다.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심화되면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장기금리는 곧바로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 장기금리가 인하되어 일정 기간 동안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기도 한다.


외화: 달러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환율이 약해지면, 중앙은행은 타국 화폐로 자국 화폐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이를 저지하려 시도한다. 하지만 외환 보유고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의 투자 매력도를 다시 높이려면 금리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반대로 수출 산업이 위험에 빠질 정도로 환율이 지나치게 높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나라는 우선 금리부터 낮춘다.


그 밖에 두 나라 통화 사이의 이자 차익거래가 있는데, 둘 중 한 국가의 금리가 유독 낮고 다른 한 나라의 이자가 높다면, 당연히 금리가 낮은 화폐로 돈을 빌려서 다른 나라에 예금하거나 투자함으로써 손쉽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이 밖에도 헤아일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투자자는 항상 이 모든 것을 예민하게 관찰하며 거기서 자신만의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 판단이 옳고 모든 것이 기대한 것처럼 진행된다고 해도 주식시장의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려면 무엇보다 시장의 심리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대중의 심리


1987년의 주식 폭락의 경우 자금의 흐름이 막히자 그로부터 9개월 뒤 증시가 폭락했다. 반면 1994년은 채권시장이 폭락하면서 금리가 치솟았지만 증시가 입은 타격은 크지 않았고, 돈의 흐름이 다시 풀리자마자 폭등했다. 그 차이는 바로 대중의 심리였다.


1987년은 여기저기서 샴페인을 터트리는 소리가 들려오던 한 해였지만, 1994년에는 다우존스가 최고점에 도달했음에도 낙관론자보다는 비관론자가 훨씬 더 많았다.

[1987년과 1994년 주가 그래프 출처 구글 이미지]

특정 상황에서 게인과 집단의 심리적 동기나 반응은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노련한 주식투자자라면 개개인이 내리는 결정의 합이 가지는 강도, 다시 말해 대중심리적 반응이 얼마나 격렬한 것인지와 대략적인 시기 정도는 일정 부분 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 심리’ 출처 구글 이미지]
증권 심리학


증시가 호재성 또는 악재성 뉴스에 반응하는 강도를 이해하는 것을 ‘시장의 기술적 이해’라고 부른다. 증권투자자는 부화뇌동파와 소신파 두 부류로 분류된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프로이센의 몰트케 원수(Helmuth von Moltke, 프로이센 왕국 제4대 장군참모총장)는 전쟁에서 4G, 즉 돈(Geld), 생각(Gedanken), 인내(Geduld), 행운(Glück)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신파는 이 것을 가지고 있다.

[몰트케와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당시 출처 구글 이미지]

- : 어떠한 상황이라도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것은 금물이다.


- 생각: 지적으로 거래하는 주식투자자는 자신만의 생각이 있다. 전략을 세웠다면 친구나 여론, 일상생활 등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신념(Glaube)’이 필요하다. 이 ‘생각’을 ‘상상력’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아인슈타인)


- 인내: “증권거래소는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돈을 버는 것이다” “투자를 통해서 번 돈은 고통의 결과물이다. 처음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나중에 돈이 생긴다.” 2X2=5-1 (결국 끝에 기서는 원래 나와야 할 값이 나온다는 것이다)


- 행운: 운이 없다면 전쟁, 자연재해, 정치적 혼란, 새로운 발명, 사기 등 온갖 요소들이 투자자와 자신의 투자를 결정하는 밑바탕이 되었던 기본 전제 조건들을 무너뜨린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시장이 과매수 상태인지 아니면 과매도 상태인지 판단하려면 우선 주식시장의 상승운동과 하강운동의 해부도를 이해해야 한다. 투자시장의 강세장과 약세장은 크게 세 가지 국면으로 구분된다.


- 조정국면

- 적응국면 혹은 동행국면

- 과장국면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 출처 구글 이미지]

코스탈로니는 과장국면에서의 부화뇌동파의 행태에 관해, 1987년 로버트 프레처(Robert Prechter)가 엘리엇 파동 이론을 통해 1988년 다우존스 지수가 3,686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투자자들의 스타가 된 사례를 언급한다. 하지만 8월이 되자 다우존스 지수는 2,722포인트에서 더 버티지 못했고 10월 19일 대폭락을 맞았다.

[로버트 프레처와 엘리엇트 넬슨의 엘리어트 파동 이론 출처 구글 이미지]

코스탈로니는 1929년 대공황에 큰 영향을 준 영국의 클레런스 찰스 해트리(Clarence Charles Hatry)의 ‘포토마턴(Photomaton)’ 파산 사건을 이야기한다.

[클레런스 해트리와 당시 주식 대폭락 기사 출처 구글 이미지]

성공 전략은 ‘현재의 경제 순환과 반대로’ 하는 것


순환하는 주식시장의 사이클에서 투자자가 성공하려면, 소신파에 속해야 하고 현재 경제 순환과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 하강운동의 과장기인 제3국면에 이르러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놀라거나 동요하지 말고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악재에도 시장이 위축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시장이 과잉매도 상태이며, 곧 바닥에 이른다는 징후라고 볼 수 있다. 이때 주식은 이미 소신파 투자자의 수중에 있는데, 그들은 이러한 악재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반대로 시장이 호재성 소식에서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것은 과잉매수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시장이 최고점 근처에 다다랐음을 의미한다. 이 경우 주식은 주로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의 수중에 있으며, 그들은 좋은 소식이 들려와도 추가 매수를 하지 못한다. 소신파 투자자들은 주식의 값이 너무 오른 탓에 더 이상 사려고 하지 않는다.


거래량이 증가하는데도 주가가 계속 하락한다면 그것은 다음 상승운동 국면이 시작할 때가 가까워졌다는 징조인 것이다. 이때 주식은 부화뇌동파에서 소신파로 넘어간다. 이때의 주가폭락은 대중의 히스테리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제3국면인 하강운동의 과장기다.


오랜 기간 거래량이 적은데도 시세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이것은 시장에 좋지 않은 징조다. 그럴 경우 주식이 대부분 부화뇌동파의 손에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장의 회복을 기다리다가도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급격한 두려움에 보유한 주식을 전부 던져버린다.


그와 반대로 거래량이 많은 상황에서 주가가 계속 오른다면 이 또한 좋지 못한 징후다. 거래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증권거래소는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즉, 증권시장이 세 번째 하강국면으로 접어든다. 이 시기에 매수하면 안 된다.


만약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시장이 상승하면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주식의 대부분이 여전히 소신파의 수중에 있고 시세가 계속 오를 것이기에 부화뇌동파 투자자는 다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소신파 투자자들은 주식을 그들에게 넘길 준비를 한다.


요컨대 거래량이 적은 시장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현 주식 트렌드의 흐름이 지속될 것을 의미한다. 거래량이 늘었는데도 상승하거나 하락한다면 트렌드가 반전될 전환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당신은 강세장 투자자인가? 약세장 투자자인가?


코스톨라니는 자신이 1930년 파리 증권거래소에서 ‘약세장 투자자(Bear)’로, 오스트릭(Oustric) 대공황과 그 직후 이어진 데빌더(Devilder)의 붕괴로 파리 증시 전체가 나락으로 추락한 시기에 큰돈을 벌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파산으로 심리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재판을 받고 있는 알버트 오스트릭 출처 구글 이미지]

“약세장 투자자는 항상 타인의 돈을 노리기에 신이 경멸한다”라는 증권거래소의 금언이 있다. 또한 헝가리 출신의 유명한 극작가인 페렌츠 몰나르는 주식시장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약세장 투자자들에 대해 “다른 사람을 매장시키려고 무덤을 파는 사람들”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코스톨라니는 1970년경 일어난 버니 콘펠트(Bernie Cornfeld)의 뮤추얼 펀드 판매회사인 IOS(Investors Overseas Services)의 파산을 예견했던 이야기도 한다.

[버니 콘펠드와 기사 출처 구글 이미지]

코스톨라니는 초보자들은 약세장이 아니라 무조건 강세장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약세장의 시작을 예견하는 것은 숙련된 전문가만이 할 수 있고 강세장의 기회가 훨씬 많다. 주가는 1천에서 1만 퍼센트까지 오를 수 있지만 반대로 떨어지는 경우는 기껏해야 100퍼센트가 최고치이기 때문이다.


정보의 정글


페따 꼼쁠리 현상


증권거래소에서는 특정 뉴스나 사건에 대한 시세의 반응이 완전히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 현상을 ‘페따 꼼쁠리(Fait accompli(기정사실화))’라고 부른다.


투자란 항상 미래에 일어날 불확실한 사건과 관련되어 있다. 특정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 ‘기정사실’이 되어 버리면 그 사건에 더는 투자할 필요가 없다. 코스톨라니는 그 예로 1990년의 걸프전쟁을 든다.


1990년에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후 원유 감산에 대한 우려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에서 40달러로 올라갔지만 주가는 수개월간 하락했다. 이때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은 두려움에 휩싸여 주식을 천천히 처분했다.


이윽고 전쟁이 터지자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실제로 전쟁이 터지면 이미 모든 주식이 거래된 상황이므로 증권거래소에 매물이 남아 있지 않고 소신파 수중에 들어간 주식은 절대 매물로 나오지 않는다. 이후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면서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것이다.

[후세인과 걸프전 자료들 출처 구글 이미지]

하지만 코스톨라니는 실제로 그러한 위험이 현실화되거나(전쟁에 패하는 경우 등) 상황을 잘못 판단하여 주가가 폭락하는 사례도 있음을 경고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의 상황을 예로 든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도 시장은 계속 그런 식으로 흘러갔다. 히틀러 정권이 프라하를 점령한 후부터 파리 증권거래소의 주가는 연일 하락했다. 하지만 전쟁이 터지기 직전 소수의 투자자들은 싼값에 주식을 사들여야 하고 아무런 위험 부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면 폭풍 같은 상승장이 있을 것이고, 전쟁이 터지면 어차피 모든 것이 끝장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때 가서 돈의 유무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전쟁이 터지고 난 뒤에도 증권거래소는 문을 닫지 않았고, 선물 거래가 계속되었으며, 모라토리엄이나 외환 통제도 없었다. 시세는 6개월 동안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다 프랑스 군대가 완패한 후에야 약세장으로 돌아섰다. 전쟁이 터지면 어차피 세상이 전부 끝장날 것이기에 돈의 유무는 아무 상관이 없다던 사람들의 판단은 완전히 틀렸던 것이다.


1974년 후안 페론 대통령이 아르헨티나로 돌아왔을 때 주가는 멈추지 않고 바닥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러 그가 갑작스럽게 죽은 후 그의 미망인 이사벨 페론(세 번째 부인, 두 번째 부인은 에바 페론(에비타)로 33세에 사망함)이 대통령이 되자 누구도 아르헨티나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았다.

[좌: 후안 페론과 에바 페론 우: 대통령이 된 이사벨 페론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러던 중 쿠데타가 터지고 이사벨 페론이 체포되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 증권거래소에는 주식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왔고 주식은 100배, 200배씩 급등했다. 이 사례는 주식이 전부 매수된 상태에서 갑자기 긍정적인 뉴스가 들릴 때 증권시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정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매일매일의 사건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모든 뉴스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게 아닐까? 코스톨라니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다.


프랑스의 정치가이면서 작가인 에드와르 에리오(Edouard Herriot)는 문화를 일컬어 ‘모든 것을 잊었을 때 남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증권시장도 그러하다. 모든 투자 정보는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열람하는 것이 훨씬 확실하다.


투자 조언, 추천 그리고 소문들


레스토랑에서 추천하는 메뉴는 대개 빨리 팔아버리려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종목이나 투자 조언의 90퍼센트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경우 은행이나 신디케이트 주식을 사람들에게 사람들에게 떠넘기려는 작전 또는 홍보에 불과하다. 이것을 장밋빛 분석으로 꾸민 뒤 매체를 통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지게 하는 것이다.


그럴싸한 소문 역시 시세를 조작하는 방법 중 하나다. 증권거래소가 존재한 이래로 이 방법은 특정 방향으로 몰아가는 데 계속해서 사용되어 왔다. 이 분야의 대가는 17세기 영국 은행 총재였던 헨리 퍼네시 경이다. 그는 주식을 사기로 결정하면 런던 증권거래소의 하수인들이 이목을 끌면서 매도 주문을 넣어 사람들이 따라서 주식을 내놓으면 그때 사들였다고 한다.


만약 좋은 친구나 오랜 기간 신뢰를 쌓은 투자 전문가의 추천 종목이라면 신뢰해도 좋다. 하지만 그 조언이 그 사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님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대개 세간의 ‘특별한’ 투자 조언의 경우 그 반대로 하는 것이 좋다.


증권거래소의 거물

 

주식시장의 예언자라고 하는 사람 중 대부분은 자신에게 유리한 포지션으로 조작하는 데 유명세를 이용했다. 그들의 분석 방법으로는 수학에서부터 별을 관찰하는 것까지 총동원됐다.


1980년대 엘리엇 파동으로 유명해진 로버트 프레처의 사례나 조 그랑빌(Joe Granville) 사건이나 독일 증권계의 쿠어트 올리그 뮐러 등이 모두 잘못된 예언으로 자신도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거나 결국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경우들이다.


또한 헝가리의 바바라 실비거라는 점성술사 이야기와 ‘공황’에 대해 예언하던 파울 마르틴이나 전직 은행가 필립 폰 베트만, 롤란드 로이셜, 조지 소로스의 옛 동료인 짐 로저스(Jim Rogers)에 대해서도 언급한다(강세장에 대해 말하는 ‘거물’은 극소수라고 한다).

[조 그랑빌과 짐 로저스 출처 구글 이미지]

코스톨라니는 공황에 대해 ‘수프 그릇을 들고 식당에 들어온 가정부가 갑자기 그릇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라고 정의한다. 떨어진 사기그릇이 바닥에 부딪혀 깨지는 순간 첫 번째 소란이 벌어진다. 그리고 깨진 그릇 조각이 이리저리 튀며 두 번째 소란으로 이어지고, 마지막으로는 소란에 식당으로 달려온 주인이 가정부를 야단치며 세 번째 소란으로 일어난다. 이렇게 사건은 3중 공황으로 전개된다.


내부정보


증권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정보는 바로 내부 정보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증권거래인들의 콤플렉스다. 하지만 이런 추측의 대부분은 잘못된 것이다. 설령 내부 정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꼭 정확한 정보라고 할 수는 없다.


‘정보를 얻었다’는 건 종종 ‘망했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코스톨라니 역시 1930년대 초 전 세계의 셀럽들이 모이던 스위스의 장크트모리츠에서 겨울을 보내면서, 프리츠 만하이머에게 가야 하는데 자신의 방에 잘못 전달된 전보 봉투를 믿고 로열 더치쉘 주식을 매입하였다가 3분의 1토막이 된 뼈아픈 경험을 이야기한다.

[장크트모리츠 전경과 프리츠 만하이머 출처 구글 이미지]
어떤 주식을 선택할 것인가


성장산업: 부자가 될 기회


일반적인 주식 트렌드 진단이 긍정적인 형국이라면 투자자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주식을 찾아야 한다. 먼저 앞으로 가장 전망이 좋은 산업 분야를 알아내고 그 안에서 가장 유망한 기업을 걸러낸 뒤 그 주식을 사들인다. 다만 ‘증권거래소에서 누구나 아는 사실에는 관심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특정 업계의 상승 및 하락은 항상 동일한 패턴에 따라 움직인다. 처음에는 많은 수의 기업들이 앞다투어 등장하지만, 업계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침체기로 접어들면 두 번의 선별이 이루어지고 결국 ‘글로벌 플레이어’들만이 살아남아 시장을 나눠 갖는다.


투자자는 성장 산업을 일반 대중보다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적정한 가격에 올라탈 기회가 생긴다.


주식의 적정한 가격


주가가 주식의 실제 가치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주가수익률(PER)에 대한 판단도 오롯이 심리적인 문제다. ‘저평가’ 또는 ‘고평가’는 수학적 공리가 아니라 상대적인 판단이자 심리적인 영향이 반영된 것이다.


턴어라운드 주식: 잿더미에서 살아 나온 불사조


턴어라운드 기업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손해를 보고 있으며 곧 파산할 지경에 이르렀지만 턴어라운드에 성공하여 수익을 창출해 낸다면 주가는 급속도로 상승한다. 이 주식은 전체 시장보다 몇 배 나은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는 기회다.


물론 파산 직전 기업이 전부 회생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주식을 사기 전에 그 주식이 턴어라운드 주식이 될 수 있는 근거를 살펴보아야 한다.


증권 애널리스트들이 사용하는 의미 없는 표현들


주식 투자와 관련하여 ‘투기적 투자’와 ‘보수적 투자’로 구분하는 것은 피상적이고 잘못된 것이다. 이는 투자의 질이 아닌 양에 근거한 구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보유 자본과 투자 금액과의 단순한 비율의 문제일 뿐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보유하라’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 우스운 이야기다. 기존에 사둔 주식이 있는데 지금이라면 매수하지 않을 주식이라면 굳이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또한 이미 충분한 수익을 보았는데 계속 가지고 있으라는 것도 잘못된 조언이다.


주식의 값이 싼지 비싼지는 오직 기업의 기초 지표와 미래 전망에 달려 있다. 이러한 기준에 의거하여 투자자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언제 그 주식을 매수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차트: 수익은 얻을 수도 있는 것이고 손실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차트를 읽는다는 건 ‘지식’이 만들어낸 것을 찾는 일”이다. 차트를 살펴보면 그 안에서 어제와 오늘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차트를 이용할 경우 모두에게 적용되는 법칙이 하나 있다. 차트를 보는 사람은 계산 과정에 그 어떤 정치적, 경제적, 개인적 생각을 더하디 말고 엄격히 차트 이론에 충실해야 한다. 왜냐하면 시세란 중요한 요소들이 더해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것들이 이미 반영되어 있다.


프랑스 철학자 조제프 주베르(Joseph Joubert)의 말은 차트 철학에 적용되는 궁극적인 명제와 같다.

“누구든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은 경외심을 가지고 과거를 수용해야 한다.”

[조제프 주베르 출처 구글 이미지]

코스톨라니가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두 가지 차트 법칙은 M/W 이론(혹은 이중상승, 이중하락 이론)이다. ‘이중상승’이란 마지막 상한가가 다음 시세에 초과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이 몇 차례 반복된다면 상승운동이 이어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위: 280쪽, 아래: 출처 유튜브]

하지만 차트가 몇 번 M의 형태를 보인다면 이것은 천장, 그러니까 최고에 도달했으므로 더는 뚫고 올라갈 수 없다는 의미다. 이때 많은 양의 주식이 매물로 쏟아진다. 이 매물이 전부 다 사라지지 않는 한 시세는 반등되지 않을 것이다.


주가가 이전의 최저점을 넘어 하락하는 시세에도 동일한 이론을 적용할 수 있다. 이것은 시세가 계속 하락할 것을 의미한다. W의 이중하락 형태가 반복되면 주가는 더는 내려갈 수 없는 바닥에 이른 것이다. 이때는 그 주식을 전부 사들이려는 기업이 배후에 있을 수도 있다. 혹은 주가를 ‘인위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증권 용어로 ‘주가 관리’라고 한다).


<10가지 권고 사항>


1. 매입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어느 나라의 무슨 업종 주식을  매입할지 결정하라.

2. 압박감에 시달리지 않도록 돈을 충분히 확보하고 움직여라.

3. 인내심을 가져라. 모든 것이 당신의 생각과 다르게 진행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4. 확신이 있다면 강경하고 고집스럽게 밀어붙여라.

5. 유연하게 행동하고 자신의 생각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라.

6.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 보이면 그 즉시 팔아라.

7. 때때로 보유한 종목의 가치를 점검하면서 지금이라도 샀을 것인지 검토하라.

8. 대단한 상상이 가능할 때만 매수한다.

9. 예측하기 힘든 리스크까지 전부 계산하라.

10. 자신의 주장이 옳더라도 겸손하라.  


<10가지 금기 사항>


1. 무작정 추천을 따르며, 은밀하게 오가는 정보에 귀 기울이지 마라.

2. 파는 사람이 왜 파는지, 또는 사는 사람이 왜 사는지 그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 확신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다고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마라.

3. 손실을 다시 복구하려고 하지 마라.

4. 옛 시세에 연연하지 마라.

5. 주식을 사놓고 언젠가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그 주식을 잊고 지내지 마라.

6. 지속적으로 미세한 시세 변화를 주시하거나 단조로운 창법의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마라.

7. 당장 어디서 수익 또는 손실이 일어났는지 시시때때로 계산하지 마라.

8. 단기 수익을 얻으려고 팔지 마라.

9. 정치적 성향, 다시 말해 지지나 반대에 의해 심리적 영향을 받지  마라.

10. 이익이 생겼다고 교만해지는 것은 금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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