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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강성 May 24. 2024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3)

주식과 투자 이야기 (7)

3부 장기적 관점


3부(16장~20장)에서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방법, 관심 기업을 관찰하는 방법,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 선정 방법, 옵션과 선물 거래의 어리석음, 20여 년 투자 기간에 내가 발견한 월스트리트, 미국기업, 주식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일반적 고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16장  포트폴리오 설계


사람들은 흔히 주식시장에서 연 25~30% 수익을 내면 만족스럽겠다고 말한다! 만족스럽다고? 그 정도 수익률이라면 일본인 및 베이스 브라더스(Bass Brothers)와 함께 머지않아 미국의 절반을 소유하게 된다. 20세기의 거물들조차 30% 수익을 계속 유지할 수 없었으며, 월스트리트도 조작해내지 못했다.

[Sid & Lee Bass 출처 구글 이미지]

기대가 너무 높으면, 우리는 주식투자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좌절감을 느끼기 쉬우며, 성급함을 견디지 못하고 정작 중요한 시점에 투자를 포기하게 된다. 아니면 더 나쁘게는, 현실성 없는 수익을 추구하면서 불필요한 위험을 떠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주식투자 실적을 평가할 때, 제반 비용을 빠뜨리지 않도록 하라. 뉴스레터와 금융 잡지 구독료, 거래수수료, 투자세미나 참가비, 주식중개인과의 통화료 등도 포함해야 한다.


연 9~10%가 주식의 일반적인 장기 수익률이며, 역사적인 시장 평균이다. S&P500 지수의 500개 종목을 보유하는 노로드(no-load: 판매 수수료 없는) 펀드는 시장 평균수익을 자동으로 복제하므로, 여기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연 10%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수익률은 조사를 하거나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올릴 수 있는 실적이므로, 자신의 투자실적을 평가하거나 마젤란 펀드 같은 주식형 펀드의 실적을 평가할 때 유용한 기준이 된다.


그러나 3~5년 후에도 S&P500 수준의 실적만 냈다면, S&P500을 사거나 실적이 더 나은 주식형 펀드를 찾아보라. 개별종목 선정에 들어간 시간과 노력에 대해서 마땅히 추가 수익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편리한 온갖 대안들을 고려할 때, 직접 종목을 선택한 보람이 있으려면 복리로 연 12~15% 수익을 올려야 한다. 여기에는 모든 비용과 수수료가 차감되고, 배당과 무상주 등 수익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사람은 자주 거래하는 사람보다 실적이 훨씬 높게 나온다. 소액투자자는 거래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적절한 종목수는 몇 개인가?


투자자문 두 파벌 사이에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져 왔다. 제럴드 로브(Gerald Loeb)파는 “달걀은 모두 한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라고 주장했고, 앤드류 토비아스(Andrew Tobias)파는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바구니에 구멍이 날지도 모른다.”라고 응수했다.

[제럴드 로브와 앤드류 토비아스 출처 구글 이미지]

내가 가진 바구니 하나가 월마트 주식이라면, 여기에 내 달걀을 모두 넣어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반면 콘티넨털 일리노이라는 바구니라면, 달걀을 모두 넣어두었을 경우 불행을 맞이했을 것이다. 요점은 종목의 수에 얽매이지 말고, 사례별로 종목의 내용을 조사하라는 뜻이다.


내 생각으로는 (a) 당신에게 강점이 있고, (b) 모든 조사기준을 충족하는 흥미로운 전망을 발견했다면, 해당하는 종목을 모두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다. 한 종목이 될 수도 있고, 열두 종목이 될 수도 있다. 회생주나 자산주에 전문화하여 이런 종목을 여러 개 보유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단일 회생주나 자산주에 대해 특별한 무엇을 우연히 알게 될 수도 있다.


소규모 포트폴리오라면, 나는 3~10개 보유하면 마음이 편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몇 가지 이점이 있다.
(1) 10루타 종목을 찾는다면, 보유종목이 많아질수록 그 안에서 10루타 종목이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

(2) 보유종목이 늘어날수록, 종목별 자금 배분에 유연성이 높아진다. 이것은 내 전략에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성장주에 펀드 자금을 30~40% 이상 배분해본 적이 전혀 없다. 나머지는 이 책에서 설명한 다른 유형에 분산투자했다. 보통 나는 약 10~20%를 대형우량주에 배분하고, 약 10~20%를 경기순환주에 배분하며, 나머지를 회생주에 배분한다.


자금을 골고루 배분하라


자금을 여러 유형의 주식으로 분산하는 것도 손실위험을 축소하는 방법이다. 여기 더해서 다음 사항도 고려해봄 직하다.


저성장주는 저위험, 저수익 종목이다. 저성장주는 기대 실적이 높지 않아서, 주가도 여기에 걸맞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대형우량주는 저위험, 중수익 종목이다. 코카콜라에 투자해서 다음 해에 만사가 잘 풀려나가면 50%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자산주는 투자자가 자산의 가치를 확신한다면 저위험, 고수익 종목이 된다. 자산주에 관한 판단이 틀렸더라도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며, 판단이 옳다면 두 배, 세 배, 어쩌면 다섯 배까지 벌 수도 있다.


경기순환주는 투자자가 경기순환주기를 얼마나 능숙하게 예측하느냐에 따라 저위험, 고수익 종목이 되거나 고위험, 저수익 종목이 된다.


10루타 종목들은 고위험, 고수익 주식 유형인 고성장주나 회생주에서 많이 나온다. 상승 잠재력이 높을수록 하락 잠재력도 높으므로, 고성장주가 흔들리거나 골칫거리 회생주가 악화하면 투자금액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위험과 보상을 손쉽게 계량화하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때 대형우량주를 몇 개 포함하면, 고성장주 네 종목과 회생주 네 종목에서 오는 스릴과 오싹함을 완화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핵심은 종목을 제대로 알고 매수하는 것이다. 고평가된 대형우량주를 편입하여 오히려 위험을 높여서는 안 된다.


투자한 회사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는데도, 너무 비싼 가격에 매수했기 때문에 한 푼도 벌지 못한다면, 이는 정말로 비극이다. 1969년 PER이 500배였던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스에 바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이익이 다음 15년 동안 극적으로 증가하여 약 20배가 되었다. 그러나 (주식분할을 반영한)주가는 40달러에서 줄기차게 내려가 1974년 3달러가 된 뒤 반등하였고, 1984년에 이 회사는 10년 전 주가 수준인 44달러에 GM으로 인수되었다.

[EDS 광고와 본사 출처 구글 이미지]

끝으로, 포트폴리오 설계는 투자자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직장 생활 초기의 젊은 투자자라면, 투자 수입으로 생활해야 하는 노인 투자자보다 10루타 종목을 더 적극적으로 노릴 수 있다. 젊은 투자자들은 시간이 있으므로, 실수를 통해서 경험을 쌓음으로써 나중에 좋은 주식을 고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잡초에 물을 주는 격


나는 끊임없이 주식과 스토리를 점검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에 종목을 추가하거나 제외한다. 어떤 사람들은 기계적으로 오르는 주식을 팔고 내리는 주식을 보유한다. 이것은 꽃을 뽑아내고 잡초에 물을 주는 것처럼 분별없는 행동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기계적으로 내리는 주식을 팔고 오르는 주식을 보유하는데, 이것 역시 크게 다를 바 없다. 두 전략 모두 실패한다. 이들은 주가의 현재 움직임이 회사의 기본 가치를 가리킨다는 착각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전략은 회사의 스토리와 비교한 주가 움직임에 따라,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대형우량주가 (내가 기대한 최대 수익률인) 40% 상승했는데, 이 회사에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아서 앞으로 기대할 재료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나는 이 주식을 팔고 대신 아직 오르지 않은 매력적인 대형우량주를 매수한다.


고성장주라면, 이익이 계속 증가하고 확장이 이어지며 장애가 나타나지 않는 한, 나는 계속 보유한다. 몇 달 간격으로 나는 마치 처음 듣는 사람인 것처럼 회사의 스토리를 점검한다.


경기순환주와 회생주도 마찬가지다. 가격은 올랐지만 기본이 나빠진 종목에서 빠져나와서, 가격은 내렸지만 기본이 좋아진 종목으로 들어가라.


좋은 주식이 가격이 내렸다면, 이것은 그 가격에 주식을 팔고 다시 사지 않는 사람에게만 비극이 된다. 내 입장에서 보면, 주가 하락은 유망하지만 실적이 부진한 종목들을 싸게 사 모을 기회다.


나는 손절매 주문(stop-loss order)을 몹시 싫어한다. 이것은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빠져나오는 방법으로서, 대개 매수가격보다 10% 낮은 가격이다. 물론 ‘손절매 주문’을 해두면 손실은 10%로 한정된다. 그러나 오늘날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보면, 주식은 거의 틀림없이 손절매 가격을 건드리게 되어있다.


손절매 주문에 의지해서 하락 위험을 방지할 방법도 없고, 주가 상승에 대해 인위적인 목표가를 설정할 방법도 없다. 원래의 스토리가 의미를 유지하는 한, 기다리면서 상황을 지켜보라. 몇 년 뒤에는 놀랄만한 실적을 거둘 것이다.


17장  매매의 최적 시점


주식 매수의 최적 시점은 백화점에서와 마찬가지로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에 나왔다고 당신이 확신하는 날이다. 하지만 주식을 엄청나게 헐값에 살 수 있는 두 종류의 기간이 있다.


첫 번째는 기묘한 연례행사라 할 만한 연말 절세(節稅) 매도(tax selling)이다. 가장 심각한 주가 하락이 10월~12월에 발생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결국 이때는 연휴 기간이어서 주식중개인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돈이 필요하고, 그래서 이들은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절세 매도를 부추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투자자들은 놀라운 기회나 선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기꺼이 세금공제 손실(tax loss)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사람들이 손실을 보면서도 기뻐하는 경우는 달리 없을 것이다.


기관투자자들도 다가오는 평가에 대비해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려고, 손해 본 종목들을 연말에 던져버린다. 이런 매도 행렬이 겹치면서 주가를 밀어 내리며, 특히 저가 종목들이 더 내려간다.


두 번째는 몇 년마다 주식시장에서 발생하는 붕괴, 폭락, 거품 붕괴, 일시적 하락, 대폭락 기간이다. ‘매도’하려는 본능을 억누르고 용기를 발휘하여 이 무서운 상황에서 주식을 매수한다면, 다시는 보지 못할 기막힌 기회를 잡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너무 바쁘거나 제약이 많아서 폭락장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1987년 10월 폭락장에서도 이 책에서 내가 줄곧 언급했던 주식들을 매수할 기회가 있었다. 여름과 가을 사이의 1,000포인트 폭락 때 모든 종목이 함께 떨어졌지만, 아래에 열거한 회사들은 실물세계에서 모두 건실하고, 수익성 높았으며,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들은 신속하게 회복했다.

매도 시점


때가 아닌데도 회의론자들이 ‘팔라’고 외치면, 가장 사려 깊고 침착한 투자자들조차 영향을 받기 쉽다.


1977년 5월 마젤란 펀드를 맡은 직후, 나는 워너 커뮤니케이션(Warner Communications)에 매료되었다. 워너는 다악화된 복합기업에서 유망한 회생주로 바뀌고 있었다. 회사의 기본을 확신하게 된 나는 26달러에 펀드 자금의 3%를 워너에 투자했다.

[출처 구글 이미지]

워너를 연구하는 기술적 분석가로부터 주가가 “극도로 고평가되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주식이 38달러에 도달했을 때, 뚜렷한 이유 없이 나는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26달러에 주가가 ‘극도로’ 고평가되었고 32달러에 ‘엄청나게 극도로’ 고평가되었다면, 38달러에서는 틀림없이 형용사가 세 개 붙어야 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미 앞에서 자랑했던 멋진 고성장주 토이저러스에서도 나는 또 성급하게 빠져나왔다. 나는 충분히 조사했고, 매장을 방문했으며, 주당 1달러(주식분할 반영 후)에 대규모로 물량을 확보했다. 1985년이 되자 토이저러스는 25달러에 도달하여, 일부 투자자에게 25루타 종목이 되었다. 불행히도 나는 그 일부 투자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너무 일찍 팔아버렸다.


소매업의 거물 밀튼 피트리(Milton Petrie)라는 영리한 투자자가 토이저러스 주식 20%를 매수했는데, 이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는 글을 어디에선가 읽었기 때문이다. 나는 피트리가 매수를 중단하면 주가가 내린다고 논리적으로 결론을 내렸다. 피트리는 5달러에서 매수를 중단했다.

[밀턴 페트리 출처 구글 이미지]

나는 제과 회사 플라워스(Flowers)와 크래커 회사 랜스(Lance)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했다. 누군가 내게 이 회사들이 인수 후보 기업이라고 말해주었으므로, 나는 이들이 인수되기를 기다렸지만 결국 싫증이 나서 팔아버리고 말았다.

[플라워스 푸즈와 랜시 제품들 출처 구글 이미지]

북소리 효과


아마추어 투자자들도 전문가들처럼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기 쉬울 때가 있다. 전문가들에게는 귓속말을 해주는 동료 전문가들이 있고, 아마추어 투자자들에게는 친구, 친척, 주식중개인, 매스컴의 다양한 금융 관계자들이 있다.


최근 들어 우리는 북소리 효과와 맞서 싸워야만 한다. 특히 불길한 메시지가 수없이 되풀이되고 있어서, 도무지 메시지에서 벗어나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연방준비위원회 의장(1978~1979년)이었던 윌리엄 밀러(William Miller)의 말에 의하면, 미국인의 23%는 연방준비위원회(Federal Reserve)를 인디언 보호구역이라고 생각하고, 26%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라고 생각하며, 51%는 위스키 상표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윌리엄 밀러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런데도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전문 투자자들의 절반이 최신 통화 공급 수치 보도에 홀렸고, 이 때문에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했다. 통화 공급 증가율이 올라가면 주식시장이 내려간다는 말을 듣고 좋은 주식을 놓쳐버린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지금까지 통화 공급 수치가 차지했던 자리를 예산과 무역적자, 그리고 수천 가지 강렬한 공포가 대신 차지한 채, 투자자들에게 겁을 주어 주식을 던지게 하고 있다.


진정한 매도 시점은?


시장을 보아도 매도 시점을 알 수 없다면,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한 가지 공식을 적용해서 될 일은 아니다. “금리가 올라가기 전에 팔아라.”나 “다음 침체가 시작되기 전에 팔아라.”라는 조언은, 이런 일이 언제 일어날지 우리가 알기만 하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시점을 알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격언도 상투적인 말이 되고 만다.


나는 특정 사업이 특정 방법으로 명백하게 영향을 받는 몇몇 경우가 아니라면, 외부 경제 여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먼저 우리가 주식을 매수한 이유를 안다면, 우리는 그 주식과 작별해야 하는 시점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저성장주 매도 시점


내가 매수하는 저성장주는 30~50% 상승하면 매도하고, 주가가 하락했더라도 기본이 악화하면 역시 매도한다.


그 밖에 매도 신호는 다음과 같다.

  • 회사가 2년 연속 시장점유율이 하락했고, 다른 광고대행사를 하나 더 고용한다.

  • 신제품 개발도 하지 않고, 연구개발비 지출도 삭감하며, 회사가 더는 노력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최근의 비관련 기업 인수 두 건이 사업다악화로 보이는데, 회사는 ‘첨단기술 분야’에서 추가로 인수대상 기업을 물색 중이라고 발표한다.

  • 회사가 인수에 지나친 비용을 지출하는 바람에, 재무상태표가 부채는 없고 거액의 현금을 보유했던 상태에서, 현금은 없고 거액의 부채를 지는 상태로 악화하였다.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는데도, 자사주를 매입할 잉여자금이 없다.

  • 주가가 내려가도 배당수익률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만큼 높지가 않다.


대형우량주 매도 시점


대형우량주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10루타를 기대해봤자 소용이 없다. 주가가 이익 곡선 위로 올라가거나 PER이 정상적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면, 매도하고 기다렸다가 나중에 더 낮은 가격에 다시 매수하던지, 아니면 나처럼 다른 대형우량주를 매수하라.


다른 매도 신호는 다음과 같다.

  • 지난 2년 동안 도입된 신제품들이 엇갈린 실적을 보였고, 아직 시험단계에 있는 다른 신제품들은 출시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 같은 업종의 비슷한 회사는 PER이 11~12배인데, 이 회사는 PER이 15배다.

  • 작년에 회사 주식을 매수한 임원이나 관리자가 한 사람도 없다.

  • 회사 이익의 25%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부가 현재 진행 중인 (예컨대 주택건축 착공, 석유 시추 분야의) 경제 침체에 취약하다.

  • 회사의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고, 지금은 원가절감으로 이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원가를 더 절감하기 어렵다.


고성장주 매도 시점


여기서 핵심은 잠재적 10루타 종목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반면, 회사가 악화하여 이익이 줄어들면 투자자들이 올려놓은 PER도 내려간다. 이것은 충성스러운 주주들에게는 매우 값비싼 이중 불행이다.


지켜보아야 할 핵심 요소는 고속 성장의 두 번째 단계가 언제 끝나느냐는 것이다.


갭이 신규매장 설립을 중단하고, 기존 매장들이 초라해 보이기 시작하며, 갭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표백한 데님 의류를 팔지 않는다고 자녀들이 불평한다면, 십중팔구 매도를 고려할 시점이다.

[출처 구글 이미지]

고성장주는 대개 PER이 갈수록 높아지며, 터무니없고 비논리적인 수준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폴라로이드와 에이번 프로덕츠를 기억하라. 이런 거대기업이 PER 50배라니?


다른 매도 신호는 다음과 같다.

  • 지난 분기 동일점포 매출이 3% 감소했다.

  • 신규매장의 실적이 실망스럽다.

  • 고위 임원 두 사람과 핵심 직원 여럿이 경쟁회사로 옮겨간다.

  • 회사가 최근 2주 동안 12개 도시에서 기관투자자들에게 과장된 스토리를 내세우면서 ‘겉만 번지르한’ 쇼를 하고 돌아왔다.

  • 다음 2년의 이익성장률에 대해 가장 낙관적인 예측조차 15~20%인데도, 주식이 PER 30배에 거래되고 있다.


경기순환주 매도 시점


경기순환의 끝 시점이 아니라면, 매도의 최적 시점은 실제로 어떤 일이 잘못되기 시작했을 때이다. 한 가지 분명한 매도 신호는 회사가 쌓여가는 재고를 처분하지 못하는 것인데, 이는 장래에 가격이 하락하고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상품가격 하락 역시 매도 시점의 전조다. 대개 석유와 철강 등의 가격은 이익에 문제가 드러나기 몇 달 전에 하락한다. 기업 간 경쟁 역시 경기순환주에 나쁜 신호다.


다른 매도 신호는 다음과 같다.

  • 핵심 노사협약 두 건이 12개월 후 만료되는데, 노조 대표들이 지난 협약에서 포기했던 임금과 복지혜택을 완전히 회복시켜달라고 요구한다.

  • 제품에 대한 최종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 회사가 낡은 공장을 적은 비용으로 현대화하는 대신, 환상적인 새 공장을 짓기 위해서 자본적 지출 예산을 두 배로 늘렸다.

  • 회사는 원가절감에 노력했지만 여전히 해외 제조업체와 경쟁할 수가 없다.


회생주 매도 시점


회생주 매도의 최적 시점은 회사가 회생한 다음이다.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고 사람들이 모두 이 사실을 안다. 회사는 고성장주든 경기순환주든 과거 와해하기 이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주주들은 다시 주식을 보유해도 거북해하지 않는다. 회생주가 회생에 성공했다면, 우리는 이 주식을 다시 분류해야 한다.


다른 매도 신호는 다음과 같다.

  • 다섯 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던 부채가 지난 분기보고서에 2,500만 달러 증가로 나왔다.

  • 재고가 매출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 이익 전망에 비해 PER이 부풀려졌다.

  • 회사의 핵심 사업부에서 제품의 50%를 단일 고객 기업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 고객 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자산주 매도 시점


최근 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사냥꾼을 기다리는 것이다. 회사에 정말로 숨은 자산이 있다면, 솔 스타인버그(Saul Steinberg), 하프츠(Hafts), 라이히만스(Reichmanns) 등이 찾아낼 것이다. 회사가 흥청거리며 빚을 져서 자산 가치가 줄어들지 않는 한, 자산주는 계속 보유해야 한다.


디즈니는 자신의 가치도 모르는 따분한 회사였으나, 스타인버그가 찾아와 경영진을 자극하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게 만들었다. 아무튼 이 회사는 발전하고 있다. 디즈니는 만화영화에서 탈피하여 탁월한 솜씨로 더 폭넓게 더 많은 성년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솔 스타인버그 출처 구글 이미지]

디즈니 채널과 일본 테마파크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다가오는 유럽 테마파크도 유망하다. 둘도 없는 영화대출소와 플로리다 및 캘리포니아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디즈니는 자산주 겸 회생주 겸 성장주다.

[출처 구글 이미지]

다른 매도 신호는 다음과 같다.

  • 주식이 실제 시장가치보다 10% 할인되어 거래되는데도, 경영진은 사업다각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주식을 10% 발행한다고 발표한다.

  • 2,000만 달러에 팔린다고 기대했던 사업부가 실제로는 1,200만 달러에 팔린다.

  • 법인세율이 인하되어 회사의 이월결손금 가치가 크게 하락한다.

  • 5년 전 25%였던 기관투자자 보유 비중이 지금은 60%로 높아졌다. 보스턴의 몇몇 펀드 그룹이 대주주다.


18장  가장 어리석고 위험한 열두 가지 생각


주가흐름을 보고 아마추어나 전문가들이나 하나같이 내놓는 설명에, 나는 끊임없이 경악한다. 의학과 일기예보 분야에서는 무지와 미신이 많이 사라졌다.


우리는 조상들이 흉년이 들면 옥수수 신을 비난했다고 비웃으며, “피타고라스처럼 현명한 인물이 어떻게 헝클어진 침대 시트에 악령이 숨어있다고 생각했을까?”라고 의아해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슈퍼 볼(Super Bowl) 승자와 주가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고 기꺼이 믿는다.


다음은 사람들이 주식에 대해서 말하는 가장 어리석은 이야기 열두 가지다. 당신이 마음속에서 이런 생각을 지워버리기 바라는 마음으로 제시한다.


내릴만큼 내렸으니 더는 안 내려


매출과 이익이 폭락했을 때도 사람들은 폴라로이드가 얼마나 고평가되어 있었는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신 사람들은 이런 말을 되풀이하며 스스로 위로했다. “내릴 만큼 내렸으니, 더는 안 내려.”, “우량기업은 반드시 회복되는 법이야.”, “주식시장에서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해.”, “겁에 질려 우량주를 던진다면 분별없는 짓이지.”


폴라로이드는 1년 만에 143달러에서 14달러로 열토막이 났다. 많은 사람들이 60, 70 달러가 바닥인 줄 알고 샀다가 큰 낭패를 봤다. 주식에는 바닥이 없다.

[출처 구글 이미지]

바닥에 잡을 수 있다


저점 매수(bottom fishing)는 투자자에게 인기가 높지만, 대개 낚이는 것은 주식이 아니라 투자자다. 떨어지는 주식을 바닥에서 잡으려는 시도는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는 행동과 마찬가지다. 아무도 어디가 바닥인지 모른다.


회생주 매수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단지 주가가 많이 내려갔으니 오를 것 같다는 이유 정도로는 부족하다. 사업이 살아나는 모습을 실감해야 하고, 재무상태표를 확인해보니 회사의 보유 현금이 주당 11달러인데 주식이 14달러에 거래된다는 식이어야 한다.


오를만큼 올랐으니 더는 안 올라


우리가 1950년대에 주당 75센트에 필립 모리스를 샀다면, 더는 못 오른다는 속설에 현혹되어 1961년 2.50달러에 팔았을지도 모른다. 11년 뒤 주식이 1961년 가격의 7배이자 1950년대 가격의 23배에 거래될 때도, 우리는 필립 모리스가 더는 못 오른다고 또다시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에 팔았다면, 우리는 23루타에 뒤이은 7루타를 놓쳤을 것이다.


필립 모리스, 쇼니즈, 매스코, 맥도날드, 스톱 앤드 숍 같은 주식들은 해를 거듭하며 ‘더는 못 올라’ 속설을 깨뜨렸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어느 주식이 10배로 뛰고, 어느 주식이 5배로 뛸지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었다. 나는 스토리가 유지되는 한, 대박을 기대하면서 주식을 계속 보유했다.

[출처 구글 이미지]
[필립 모리스 주가 차트]

헐값인데 얼마나 손해 보겠어?


비싼 주식이든 개잡주든 주가가 떨어지거나 휴지조각이 되면 손해 보는 건 똑같다. 흥미롭게도, 주가가 내리면 이익을 얻는 공매도 전문가들은 대개 천장보다는 바닥 근처에서 공매도한다. 공매도자들은 회사가 분명하게 실패하여 파산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를 좋아한다. 이들은 공매도 가격이 60달러가 아니라 8달러나 6달러라고 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주식이 휴지가 된다면, 어느 경우든지 얻는 이익은 똑같기 때문이다.


결국 반드시 돌아온다


그렇다면 서고트족(Visigoths), 픽트족(Picts), 칭기즈 칸(Genghis Khan)도 돌아올 것이다. 사람들은 RCA가 돌아온다고 말했지만, 65년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못했다. 이 회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공기업이었다.


파산하거나, 헐값에 인수당하거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기업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댈 수도 없다. 카펫 산업, 이동주택, 디지털 시계 회사 등의 주식은 고점에서 나락간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사람들은 상황이 조금 나빠지면, 더는 나빠지지 않는다고 믿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유정굴착장치, 화차처럼 사양 산업은 회복을 못하거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동도 못트고 아예 칠흑이 되어버린다.


10달러까지 반등하면 팔아야지


한번 짓밟힌 주식은 당신이 마음먹은 가격대로 회복하는 법이 없다. 9.75 달러에 팔면 될걸 몇 푼 더 이득보자고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수도 있다. 확신이 없는 주식은 곧장 팔아버려라.


걱정 없어, 보수적인 주식은 안정적이야


두 세대에 걸친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공공서비스회사 주식(utility stock)은 절대 안전하다고 믿으며 성장했다. 사람들은 이 걱정거리 없는 주식을 대여금고에 곱게 넣어두고 배당만 받았다. 그런데 컨솔리데이티드 에디슨 같은 주식은 갑자기 방사능 문제가 일어나고 청구요금 산정기준 문제가 불거지면서 80% 폭락했다. 그런 다음 또 갑자기 컨솔리데이티드 에디슨은 하락했던 폭 이상으로 반등했다.


공익사업주, 공기업주라고 안정적이란 법이 없다. 어느 기업의 주식이나 상황과 전망이 변한다. 신경 끄고 살아야 하는 주식은 없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기다리다 지쳐 팔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크게 오를 때가 많다. 회사에 문제가 없고, 투자를 결정하게 만든 회사의 '이야기'가 변하지 않았으면 계속 보유해라.


머크(Merck & Company)는 모든 투자자의 인내심을 시험했다(차트 참조). 이 회사는 연평균 14%로 꾸준하게 이익이 증가했는데도, 1972~1981년 동안 주가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치거나 더 많은 움직임을 갈망해서 머크를 팔아버린 불행한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이들이 회사의 스토리를 계속 지켜보았다면 팔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바위의 심전도心電圖’라고 부르는 몇 년 동안 꼼짝 않는 현상은, 사실은 좋은 징조다. 내가 이미 매력을 느낀 주식의 차트가 바위의 심전도 모습으로 나타날 때마다, 나는 이 종목이 크게 상승한다는 강력한 암시를 받는다.


본인은 흥미를 느껴도 다른 사람들이 모두 무시한다면, 그 주식을 계속 보유하려면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이 옳고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이 유망하면 인내심은 보상받는다.

[출처 구글 이미지]

사지 않아서 엄청 손해 봤네


좋은 주식을 안 사서 큰 돈을 벌 기회를 놓쳤는가? 손해를 봤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당신 계좌를 보라. 금액은 줄지 않았다. 다른 사람 이익을 자기 손해로 여기면 화만 날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나중엔 오른 주식들을 볼 때마다 손해봤다고 생각하고, 수억, 수조 달러를 손해봤다고까지 생각한다. 결국 조급함에 질 나쁜 주식을 사고 만다.


꿩 대신 닭이라도 잡아라


'제2의 모기업' 수식어가 붙거나 모기업의 하위호환 수식어가 붙은 기업은 그 모기업에 비해 더 성공하는 일이 거의 없으니 주식도 메리트가 없다. 주식을 사서 이득을 봤다 해도 그 모기업의 주식을 사느니만도 한참 못하다.


주가가 올랐으니 내가 맞고, 주가가 내렸으니 내가 틀리다


사람들은 5달러에서 샀는데 얼마 지나 6달러로 오르면 기뻐한다. 반대로 6달러에서 5달러가 되면 비통해한다. 가격과 전망을 혼동하지 마라. 오르다 추락하고, 내려가다 오르는 기업은 수 없이 많다. 회사가 튼튼한지, 전망이 밝은지가 중요하다. 단기 트레이더가 아니면 단기 이익에 연연하지 마라.


19장  선물, 옵션, 공매도


이제 첨단 투자기법의 인기가 치솟아서, 과거의 격언 “주식으로 미국을 사라.”는 “옵션으로 미국을 사라.”로 바뀌어야 한다. “미국의 미래에 투자하라.”는 이제 “뉴욕선물거래소에서 행운을 잡아라.”를 뜻한다.


나는 투자하는 평생 선물도 옵션도 매수해본 적이 없으며, 지금도 매수에 대해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일반 주식으로 돈을 벌다 보면 부차적인 내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내가 듣기로 전문 트레이더가 아니면, 선물이나 옵션에서 돈을 벌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선물과 옵션의 양대 중심지인 시카고와 뉴욕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추어 투자자의 80~95%가 손실을 본다. 이 정도 승률이면 카지노나 경마에서 최악의 승률보다 못한데도, 선물과 옵션이 ‘합리적인 투자 대안’이라는 날조가 끈질기게 되풀이된다. 선물과 옵션이 합리적인 투자라면, 타이타닉호도 튼튼한 배였다.


옵션 계약은 1개월이나 2개월 동안만 유효하고, 주식과는 달리 만기가 되면 가치가 사라진다. 만기 뒤에는 또다시 옵션을 사야 하는데, 이번에도 투자한 돈의 100%를 날릴 뿐이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투자자는 심각한 곤경에 빠진다.


또 한 가지 고약한 점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1년 동안 보유하려면 옵션을 4~5번 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가장 나쁜 점은, 옵션 매수가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회사가 성장하고 번영하면 주주들은 모두 이득을 얻지만, 옵션은 제로섬게임이다. 누군가 1달러를 벌면, 누군가 1달러를 잃게 되고, 결국 극소수가 모든 이익을 독차지한다.


많은 사람이 선물옵션을 통한 포트폴리오 보험(portfolio insurance)으로 주식투자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내 동료 전문가 중에도 앞장서서 이 파멸의 길로 들어선 사람들이 많다.


일부 개인투자자도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스스로 받아들였다(전문가들을 모방한다고 득 되는 것이 있는가?). 이들은 가격 하락에 대비해서 ‘풋(put)’옵션(시장이 내려가면 가치가 올라간다)을 매수한다. 그러나 풋옵션도 만기가 되면 가치가 사라지므로, 계속 보호를 받으려면 계속 옵션을 매수해야 한다. 그러면 5~10% 시장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서, 매년 투자금액의 5~10%를 낭비할 수도 있다.


공매도


공매도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이름도 모르는 이웃에게 물건을 빌려서 판 다음 돈을 챙긴다. 조만간 똑같은 물건을 사서 이웃에게 돌려주고 일을 마무리 지으면, 아무도 이 사건을 알지 못한다. 공매도가 도둑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웃을 배려하는 행위도 아니다. 범죄를 저지르려고 물건을 빌리는 행위에 더 가깝다.


우리가 공매도에 너무 열광하기 전에 공매도에도 심각한 결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주식을 빌리는 기간 내내 배당과 다른 이득은 모두 원래의 주주에게 돌아가므로, 여기서 다소 손해가 발생한다. 그리고 공매도 주식의 매각대금은 주식을 갚고 거래를 종결할 때까지 사용할 수 없다.


공매도 투자에서 무서울 때는, 당신은 그 회사가 형편없는 상태라고 확신하더라도, 다른 투자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주식을 매수해서 주가가 더 올라갈 때이다.


주가가 내려가도 공포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일반 주식은 0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공포가 어느 정도 제한되는 면도 있다. 만일 당신이 공매도한 주식이 상승한다면, 주가에는 천정이 없으므로 이 주식의 상승행진을 막을 방법이 없다.


공매도한 주식은 항상 무한히 상승할 것처럼 보이는 법이다.당신이 공매도를 생각하고 있다면, 이 이야기를 기억해두기 바란다. 공매도를 하려면, 회사가 무너진다는 확신만으로는 부족하다. 인내심과 용기가 필요하고, 주가가 내리지 않거나 심지어 오를 때에도 버틸 수 있는 자금도 필요하다.


20장  전문가 5만 명이 모조리 틀릴 수도 있다


1960년 케네디 대통령 선거 시점부터 시작해서, 내가 주식투자를 하면서 보낸 인생을 돌아보면, 여러 가지 뉴스와 사건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열여섯 살 어린 나이에 나는 민주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항상 주식시장이 내린다고 들었으므로, 선거 다음 날인 1960년 11월 9일 주식시장이 조금 오르는 것을 보고 놀랐다.


1970년대에는 고품질 우량주에 대한 열풍이 불었다. 이들은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멋진 50종목), 또는 한 번 사서 평생 보유한다고 해서 ‘1회 결정the one decision’ 종목으로 불렸다. 이런 우량주들이 고평가되어 잠시 횡재를 안겨준 뒤, 1973~1974년에 시장이 붕괴하면서 50~90% 폭락했다(다우지수가 1973년 1,050에 도달한 뒤 하락행진을 계속하여 1974년 12월 578로 후퇴했다).


1982년 중반~1983년 중반에는 소형기술주와의 연애가 유행했지만, 비슷하게 사랑받던 이들 종목 역시 60~98% 폭락했다. 작은 것이 아름다울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수익성도 좋은 것은 아니다.


1966~1988년에는 일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닛케이지수가 17배나 올랐지만,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겨우 두 배 올랐을 뿐이다. 1987년 4월 일본 주식의 시가총액이 미국 주식을 실제로 추월했으며, 이후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1980년대에는 이례적으로 크게 오르고 내린 날의 숫자가 나머지 기간에 그런 날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그러나 대국적으로 보았을 때, 대부분은 의미가 없었다. 장기투자자에게 미친 영향력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면, 1987년 10월의 508포인트 폭락은 1985년 9월 22일 재무장관회의보다 훨씬 아래에 놓인다.


주요 선진국들이 경제정책 협력과 달러화 평가절하에 합의한 것이 바로 이 G7 회의였다. 이 결정이 발표된 후, 시장은 6개월 동안 38% 상승했다. 이 결정은 달러 약세로부터 혜택을 받는 특정 기업들에 더 극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해당 기업들은 주가가 다음 2년 동안 두 배, 세 배로 뛰었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조세회피수단이 붐을 이루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농지, 유정油井, 석유 굴착 장치, 거룻배, 저가 임대주택, 묘지, 영화제작, 쇼핑센터, 스포츠팀, 컴퓨터 리스, 이밖에 구입, 융자, 임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증가했다.


인수합병그룹들이 부상하였으며, 이들은 200억 달러 규모의 인수에도 흔쾌히 융자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 인수합병그룹(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ohlberg Kravis Roberts, 켈소Kelso, 코니스턴 파트너스Coniston Partners, 오디세이 파트너스Odyssey Partners, 워스레이Wesray), 유럽 인수합병그룹(핸슨 트러스트Hanson Trust, 임페리얼 케미컬Imperial Chemical,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유니레버Unilever, 네슬레Nestle 등), 대규모 은행 역할을 소화하는 개인 기업사냥꾼들(데이비드 머독David Murdock,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샘 하이먼Sam Hyman, 폴 빌저리언Paul Bilzerian, 베이스 브라더스the Bass brothers, 라이히만스the Reichmanns, 하프츠the Hafts,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 분 피켄스Boone Pickens, 칼 아이칸Carl Icahn, 애셔 에들먼Asher Edelman 등)이 있어서, 크고 작은 기업들이 언제든지 인수될 수 있다.

[데이비드 머독, 루퍼트 머독, 칼 아이칸 출처 구글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회사 전체나 사업부를 ‘비상장회사로 만드는’ 차입인수(LBO)‘가 유행했다. 외부 세력이나 현재의 경영진은 은행이나 정크본드 발행을 통해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드렉셀 버넘 램버트(Drexel Burnham Lambert)가 처음 개발한 정크본드가 이례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지금은 어디에서나 이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드렉셀 버넘 본사와 키멤버들 출처 구글 이미지]

선물과 옵션, 특히 주가지수 선물 및 옵션이 등장했다. ‘프로그램 트레이더’들은 정규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주식을 사거나 파는 동시에 이른바 선물시장에서 포지션을 뒤집어서, 수십억 달러를 거래하면서 미세한 이익을 냈다.


최근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들린다. 소액투자자들은 이런 위험한 환경에서는 승산이 없으므로 투자를 접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신중한 자문가는 “지진이 일어나는 곳에 집을 지으려고 하십니까?”라고 묻는다. 그러나 지진은 집을 덮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중개업소를 덮친다.

소액투자자들도 좋은 상품을 보유하는 한, 어떤 시장에서든지 버틸 수 있다. 걱정해야 할 사람들은 똑똑한 바보, 즉 투자전문가들이다. 투자전문가들이 운용하는 시대가 왔으므로, 주식시장이 더 정교하고, 신중하며, 지성적으로 되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투자전문가 5만 명이 이 쇼를 지배하며, 이들은 절대로 틀릴 수가 없다고 주장한다.


내가 보기에는 투자전문가 5만 명이 옳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주가흐름의 마지막 20%에 대해서만 옳다. 줄곧 출구만 날카롭게 지켜보면서 이들이 연구하고, 주장하며, 지지하는 내용의 마지막 20%만 옳다는 말이다. 이들은 재빨리 돈을 챙겨서 출구 밖으로 달아나려는 속셈이다.


소액투자자들은 이런 무리와 싸울 필요가 없다. 출구에 군중이 몰릴 때는 입구로 조용히 걸어 들어오고, 입구에 군중이 몰릴 때는 출구로 걸어 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거대 투자자들은, 주식중개인들이 좋아하는 단기 트레이더로 빠르게 바뀌어 간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주식시장을 렌터카처럼 ‘렌터 주식시장(rent-a-stock market)’이라고도 부른다. 이제는 오히려 아마추어가 신중하고 전문가들은 경박하다. 대중이 시장을 북돋우고 안정시킨다.


수많은 어리석은 행위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국, 미국인, 투자 전반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다. 우리가 주식에 투자할 때는 인간의 본성, 자본주의, 국가, 미래의 번영을 전반적으로 신뢰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나의 강한 신념을 흔들 만한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마지막 3부에서 무엇인가 배우고자 한다면, 다음 사항들을 기억하기 바란다


• 다음 달이나, 내년이나, 3년 뒤 어느 날 시장이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다.

• 시장 하락은 우리가 좋아하는 주식을 살 훌륭한 기회다. 조정(주가 폭락을 일컫는 월스트리트의 정의)이 일어나면 탁월한 기업들도 헐값이 된다.

• 1년이나 2년 후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남보다 앞서기 위해서 판단이 항상 옳아야 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대부분 옳아야 할 필요도 없다.

• 대박 종목은 항상 뜻밖의 종목 가운데서 나왔으며, 피인수 종목은 더욱 뜻밖의 종목 가운데서 나왔다. 큰 실적이 나오려면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린다.

• 유형이 다른 주식은 위험과 보상도 다르다.

• 대형우량주에 투자해서 20~30% 수익을 몇 차례 누적하는 방법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

• 주가는 종종 기본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익의 방향과 지속성을 따라간다.

• 현재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실적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 단지 주가가 올라간다고 우리의 판단이 옳았다고 보면 안 된다.

• 단지 주가가 내려간다고 우리의 판단이 틀렸다고 봐도 안 된다.

• 어떤 대형우량주의 기관투자자 보유 비중이 높고, 월스트리트에서 많은 애널리스트가 조사 중이며, 시장보다 주가가 더 올랐고,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다면, 주가는 횡보하거나 하락한다.

• 회사의 전망이 신통치 않은데도 단지 주가가 싸다고 매수한다면, 이는 돈을 잃는 방법이다.

• 탁월한 고성장주를 단지 조금 고평가된 것 같다고 매도한다면, 이것도 돈을 잃는 방법이다.

• 기업이 성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으며, 고성장주가 영원히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 10루타 종목일지라도, 그 종목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우리가 돈을 잃은 것은 아니다.

• 주식은 주인이 누구인지 모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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