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골프 여행기 (9) 그린델발트

인터라켄 골프 클럽

by Andy강성

2023년 8월 22일, 루체른에서 골프와 주변 리기산 여행을 마치고 우리는 드디어 스위스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그린델발트(Grindelwald)로 출발했다^^


이젤발트


그린델발트로 가는 도중에 아름다운 브리엔츠 호수(Lake Brienz, 스위스의 호수들은 알프스의 빙하물이 고여 에메랄드 빛을 띤다고 한다)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로 유명한 이젤발트(Iseltwald)에 들러 멋진 유람선도 타고 현빈이 피아노를 치던 다리 위에서 환상적인 경치에 취해 보기도.



그린델발트와 융프라우


드디어 그린델발트에 도착했다^^ 먼저 시내에 있는 Coop(Migros와 함께 스위스에서 가장 매장이 많은 마트)이 7시에 종료한다고 해서 일단 여기 먼저 들러 먹을거리를 사서 숙소로 향했다(개인적으로 과일 중에는 복숭아가 넘 맛있었다).


그런데 구글맵 내비는 그린델발트 시내를 지나 언덕을 한참 올라가라고 한다. 이정표를 지나고 그림 같은 스위스의 샬렛들과 산 중턱에 있는 예쁜 호텔까지 지나 드디어 우리가 묶을 샬렛이 보였다. 높이 1,400미터의 고지다 ㅎㅎ



호스트와 연락해서 2층 숙소로 낑낑 거리며 짐을 옮기고 1주일이나 머무를 곳이라 빨래나 냉장고를 정리하고 나서 거실의 문을 여니 아니 이게 뭐지 이게 현실인가 할 정도의 광경이 펼쳐졌다.


눈앞에 바로 아이거북벽이 보이고 멀리 피르스트산과 알프스 산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건 루체른에서 리기산을 바라 보는 것과는 정말 급이 다르다. 왜 다들 그린델발트 그린델발트 하는지 이제 알겠다 좀 힘들었지만 이렇게 높은 곳에 있는 샬렛을 얻은 것도 정말 잘했다고 스스로 대견해하기도^^



그린델발트에서의 둘째 날과 셋째 날은 일단 골프는 좀 미뤄 두고 먼저 융프라우와 라우터브루넨, 피르스트 산을 올라가기로 했다.


우리는 30년 전인 1995년에 융프라우를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패키지여행이라 워낙 짧게 다녀와서 이번에는 아예 가이드를 구해서 하루 종일 설명을 들으면서 융프라우를 느긋하게 다녀오기로 했다.


스위스에서 호텔학과를 다니다가 스위스에 정착하게 되었다는 가이드는 스위스에 대해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면서 돌아갈 때 사가면 좋을만한 선물도 추천해 주기도 했는데, 30년 만에 다시 찾은 “Top of Europe” 융프라우는 여전히 멋지고 환상적이었다.


이번에는 2020년부터 그린델발트에서 출발하는 아이거익스프레스(한 번에 30-40명 정도까지 탑승할 수 있는 대형 곤돌라)가 생겨 일단 그걸 타고 아이거글레쳐 역까지 가기로 했다.


그곳에서 내려 잠깐 사진을 찍고 다시 융프라우 철도를 타고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코스였는데, 정상에서 한국인에게만 주는 신라면 컵라면과 만년설로 쌓인 정상에서의 사진 찍기는 30년이 지나도 여전히 즐겁고 신났다^^


융프라우요흐에서는 얼음 동굴을 지나 밖으로 나가게 되는데 얼음 동굴에는 멋진 사진 스팟들이 몇 군데 있어 민망한 포즈로 사진을 찍어 보기도 ㅎㅎ.


2022년 4월에 중국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랑랑이 융프라우요흐 야외에서 특별연주회를 했다고 하고(랑랑의 부인은 한국계인데 그 연주회에서는 아리랑을 편곡해서 연주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걸 기념하기 위해 얼음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랑랑 모습을 조각해 놓았다고 한다.



융프라우요흐를 다녀온 다음 날은 융프라우가 가장 잘 보인다고 하는 라우터브루넨과 뮈렌을 다녀왔는데 그린델발트와는 다른 멋진 광경이 펼쳐졌다.


한국사람들이 액티비티를 가장 많이 한다는 피르스트산에서는 너무 줄이 길어 액티비티는 못하고 멋진 주변 사진들을 연신 찍어대기도^^



인터라켄 GC


이틀간 융프라우와 라우터브루넨 등을 다녀오고 나서 드디어 셋째 날은 인터라켄 골프 클럽에 라운딩을 하러 갔다.


인터라켄 골프클럽은 운터젠이라는 지역에 있는데 인터라켄 동역에서 멀지 않아 우리는 그곳에 주차를 하고 맛집을 찾아 점심으로 퐁듀를 먹어 보았다.


전 날 융프라우를 관광할 때 가이드가 해 준 조언대로 알콜을 빼고 토마토를 넣은 퐁듀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여기는 워낙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인지 종업원이 알아서 그걸로 하겠냐고 먼저 제안해서 가져다주기도 ㅎㅎ



인터라켄 골프장은 클럽하우스와 입구는 너무나 소박하고 평온한 곳이었다.


그렇지만 코스는 어느 곳에서도 멋진 산들이 병품처럼 널려 있어 정말 게임에서나 나올 것 같은 그림 같은 코스에서 멋진 라운딩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주변에 축사가 있어서인지 말똥 냄새가 너무 심해 라운딩 내내 고생을 좀 하기도;;;


사실 원래는 인터라켄에서 골프 라운딩을 한번 더 하려고 일정을 짰는데, 아무리 경관이 멋있다고는 하지만 더운 날씨에 트롤리를 끌면서 말똥 냄새까지 다시 맡기는 너무 부담스러워 스위스에서의 골프는 그만 접기로 결단을 내렸다;;;



베른 시내 투어


인터라켄에서 골프를 치고 난 다음 날은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Bern)에 다녀왔다.


베른은 스위스의 수도이지만 인구 규모로는 취리히, 제네바, 바젤 다음으로 네 번째라고 한다. 1983년에 베른 중심가에 있는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고 베른은 세계에서 가장 삶의 질이 뛰어난 10대 도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역시나 베른은 아레강이 둘러싸고 있어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평온해 보이는 도시이다.


시내에는 베른 대성당과 시계탑이 명소이고 아인슈타인이 베른 특허청에 근무하면서 ‘특수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기적의 해(annus mirabilis)'로 불리는 1905년에 살았다는 집이 잘 보존되어 있어 여기서 아인슈타인의 자취를 느껴보면서 처음으로 기념품도 사 보았다^^



빙하특급과 생모리츠


그린델발트에서 마지막 날은 스위스에서 유명한 빙하특급(Glacier Express)을 타기 위해 렌터카를 타고 안데르마트(Andermatt)로 향했다.


빙하특급은 체르마트에서 출발해서 생모리츠까지 8시간이나 가는 기차인데(주변 풍경 구경을 위해 30킬로미터의 속력으로 가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느린 특급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일정상 중간인 안데르마트 역으로 가서 렌터카를 주차시켜 놓고 빙하특급을 타고 생 모리츠까지 다녀왔다(이것도 5시간 일정;;;).


생 모리츠 주변에는 매년 1월에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다보스(Davos)‘와 요한나 슈리피가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쓰고 그 소설의 배경이 된 ‘마이엔펠트(Maienfeld)’등 가보고 싶은 곳들이 여러 곳 있었지만 일정상 아쉽게도 스킵하고, 생모리츠에서만 하루를 묶고 다시 기차를 타고 안데르마트로 바로 돌아오는 일정을 짰다.


빙하특급은 창이 윗쪽까지 열리는 구조라서 주변 풍경을 제대로 즐길수 있었는데, 생모리츠로 가는 구간은 처음에는 비가 뿌려 바깥 풍경이 너무 운치가 있었는데 조금 있다가 비가 개면서 너무나 스위스다운 시골 풍경들이 펼쳐져 계속 셔터를 누르게 만들었다.


한참을 달린 후에는 빙하특급 구간 중 가장 유명한 란트바서 고가교(Landwasser viadukt)를 지나는 뷰포인트가 나온다 와우^^



생모리츠(St. Moritz, 독일어로는 ‘장크트모리츠’라고 한다)는 스위스 그라우뷘덴주 엥가딘에 있는 겨울 휴양지로 유명한 리조트 타운 도시로, 피츠 나이어(3,056m) 아래 알불라 알프스의 남쪽 경사면 해발 약 1,800미터에 위치해 있으며, 장크트모리츠호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곳은 워낙 겨울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고 우리가 갔던 시기는 늦여름이라 관광객이 많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욱 호젓하게 관광을 할 수 있었는데 비가 살짝 내린 후 장크트모리츠호와 안개 낀 산의 풍경은 저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생모리츠에서 안데르마트로 돌아오는 구간은 빙하특급을 타지 않고 일부러 스위스의 산악열차를 탔는데, 창밖에 보이는 풍경들이 갈 때의 빙하특급보다 오히려 운치 있고 스위스 산골짜기들을 더 잘 즐길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았다^^





이렇게 우리의 약 10일간의 스위스 관광과 골프 여행을 마무리를 하고 그다음은 안데르마트에서 프랑스 에비앙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물론 스위스 전체로 보면 인구 870만 명 정도에 약 120개의 골프클럽을 보유하고 있어 인구당 골프장 숫자로는 7만 3000명당 1개꼴로 우리나라(약 10만 명당 1개꼴)보다 많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평지인 취리히나 제네바 등에 많이 몰려 있어 아무래도 알프스 산악 지형 부근에서는 잘 관리된 고급 골프장을 찾기는 어려운 것 같다.


역시 스위스에서는 골프 여행이 메인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너무나 환상적인 알프스의 자연경관을 두고 평지를 찾아 골프만 치기에는 스위스에서의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스위스에서 유명한 골프 선수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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