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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 Apr 24. 2021

직장 말고 미션

이 글은 밀레니얼 재테크 블로그에서 처음 발행되었습니다. 


미션은 전략을 결정하고, 전략은 (조직의) 구조를 결정합니다.
- 피터 드러커, 경영학자


세 줄 요약  

간결하고 명확한 미션은 기업에 이상적인 가치를 떠나 구체적인 이익을 제공합니다.  

잘 정립된 미션은 개인에게도 커리어에 관한 의사결정, 퍼스널 브랜딩, 그리고 성과 향상에 도움을 줍니다.

미션을 설정할 땐 과거의 경험과 지금 일을 선택한 이유를 참고해 볼 수 있습니다. 


글 소개

"우리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입니다." 얼핏 들으면 환경단체 혹은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것일 것같은 이 말은,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미션입니다. 2003년 설립된 후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와 같은 미션을 가지고 있죠.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모델 3가 발표되기 10년 전, 즉 2006년에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웹사이트에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공개합니다: "먼저 고가의 스포츠카(로드스터)를 만들고, 그 돈으로 조금 더 저렴한 전기차(모델 S)를 만들고, 다시 이 돈으로 더욱 저렴한 전기차(모델 3)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마스터 플랜입니다". 


현재 테슬라가 보여준 성공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미션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전 세계가 빠르게 내연기관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미디어 Axios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테슬라의 기업 가치는, 토요타, 폭스바겐을 포함한 전 세계 1위부터 7위까지의 자동차 회사의 가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높다고 하죠. 


미션은 회사에 구체적인 이익을 제공합니다

테슬라 외의 다른 미국의 혁신 기업들도 보통 간결하고 명확한 미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미션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페이스북의 미션은 2017년 전까진 '더 개방적이고 연결된 세상 만들기'였다가, 그 이후론 '사람들에게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힘을 제공하고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드는 것'으로 바뀌었죠. 


이러한 예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잘 정립된 미션은, 회사에게 이상적인 가치를 떠나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이익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1. 전략 의사결정 향상

회사는 성장하면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출시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미션은 자칫 서로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하나의 스토리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테슬라의 마스터 플랜이 보여준 것처럼, 미션은 서로 다른 세 제품(스포츠카, 고급 세단, 대중용 세단)을 하나의 통일된 전략으로 만들어 주었죠.   


이러한 통일성은 회사의 의사결정을 향상시킵니다. 경영진이 회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할 때도, 직원이 제품을 기획할 때도, 어떠한 결정이 회사에 미션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을 더 잘 할 수 있게 되죠. 


2. 회사 브랜드 가치 제고

잘 선택된 미션은 소비자가 회사의 목표에 더욱 공감하게 합니다. 이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충성고객을 만드는 것에 도움을 주죠. 실제로 테슬라의 고객은 애플의 고객처럼 회사의 제품에 열광하고, 회사를 대신해 주변 사람에게 마케팅해줍니다. 물론 제품의 디자인과 고객 경험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기후변화를 막는다는 테슬라의 원대한 미션은 여기에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3. 인재 유치

미션은 소비자뿐 아니라 잠재적인 직원에게도 공감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테슬라의 지원자는 기후변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하죠. 그리고 밑에서 설명하겠지만, 미션을 가진 사람은 성과가 좋을 확률도 높습니다. 따라서 미션은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는 데에 도움을 주죠. 

2018년 우주로 떠난 로드스터


개인에게도 미션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회사는 궁극적으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죠. 따라서 미션이 회사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개인에게도 미션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여러 혁신 기업들의 미션도 원래 창업자가 가지고 있던 미션을 그대로 계승하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여기서는 잘 정립된 미션이 개인에게 어떠한 이익을 제공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커리어 의사결정 향상

미션이 회사의 의사결정을 향상시키는 것처럼, 미션은 개인의 커리어에 관련한 의사결정에도 도움을 줍니다. 커리어의 방향을 정하고 어떤 직종에서 일할지 생각할 때, 어떤 선택이 본인의 미션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는 과정을 거쳐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죠.  


그리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업종과 산업을 넘는 이직이 늘어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하나의 스토리로 묶을 수 있는 능력은 이미 구직시장에서의 경쟁력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회사 면접에서도 지원자의 스토리는 회사가 중요하게 물어보는 요소이죠.


2. 퍼스널 브랜드 가치 제고 

회사에게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인에게도 브랜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요즘 '인플루언서 경제', '크리에이터 경제' 등의 용어에서 보이는 바처럼, 더 많은 사람이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유튜버같은 1인 기업이 되어 일하고 있죠. 따라서 이러한 패러다임에 변화와 함께 퍼스널 브랜드의 가치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3. 업무성과 향상

회사가 잘 선택된 미션으로 우수한 인력을 끌어모으고 경쟁력을 높이는 것처럼, 미션은 개인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션은 먼저 본인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죠, 그리고 의미는 동기부여에 도움이 됩니다. 동기부여를 잘하는 사람은 일도 더 잘할 확률이 높죠. 


그리고 미션은 일을 하면서 필연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여러 힘든 상황들을 견디는 것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미션은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좀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일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죠. 비슷한 맥락으로 예전 회사 면접을 볼 때, "일이 힘들 때 어떻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땐 어떻게 대답해야 될지 몰라 얼버무렸는데, 이젠 미션이 이 질문에 답을 제공한다고 생각해요. 


미션 설정 팁

위에서 '잘 선택된 미션'에 대해서 언급을 했는데, 그게 어떤 미션을 말하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 개인에게 미션은 기후변화처럼 거창하지 않더라도, 본인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것이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미션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선 특정 방법론보다는 미션을 설정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정보를 공유해볼게요. 


1. 과거의 경험 

이 글을 읽는 밀레니얼 직장인이라면 아마 한 번쯤은 과거에 특정한 이슈나 주제에 대해 열정을 가져본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해요. 그게 직접적인 경험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고, 감명 깊었던 책이나 영화를 보고 나서 일 수도 있죠. 과거에 한 번이라도 열정을 가져 본 주제는 지금도 관심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대학교 시절 자신에게 '내 인생을 어떤 일에 바치고 싶은가?' 라고 물어보고, 여러 가지 리서치 후에 인터넷, 지속가능한 에너지, 그리고 우주여행, 이 세 가지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이들이 가장 인류의 미래에 영향이 크리라 생각해서 그렇다고 하죠. 그리고 어릴 적에 읽었던 여러 가지 공상과학 소설도 이러한 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2. 현재 하는 일

지금 하는 일은 주로 생계를 위한 것일 수 있지만, 어느 정도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관심이 가는 일일 확률이 높으리라 생각해요. 따라서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잘 생각해보는 것도 미션을 정립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예전에 봤던 면접을 한번 회상해보거나, 당시 준비했던 자료들을 다시 보는것도 좋겠죠. 


그리고 꼭 직장에서 하는 일이 아니라 퇴근후나 주말에 시간을 보통 어떻게 보내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는것도 도움이 될 거에요. 별로 생각 없이, 그냥 좋아서 하는 일도 본인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는지 알아내는 것에 단서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페이스북이 회사의 미션을 2017년에 업데이트한 것처럼, 미션은 주로 고정된 것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고 진화합니다. 제 현재 미션도 학생 때와는 조금 다르고, 앞으로도 또 바뀔 수도 있죠. 


따라서 처음부터 완벽한 미션을 설정하려 하기보단, 지금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을 선택하고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유연하게 맞춰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참고 자료  

The Secret Tesla Motors Master Plan (just between you and me)

Axios: Tesla mania vs. economic reality

The making of Tesla's Elon Mu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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