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밀레니얼 재테크 블로그에서 처음 발행되었습니다.
월급은 궁극적으로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것이며 경제적 자유를 성취하기 위해선 부족할 수 있습니다.
창업은 경제적 자유를 성취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의 하나고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은 길입니다.
레버리지는 부 창출에서 유용한 도구이며 창업은 레버리지를 활용하기 위한 좋은 방법의 하나입니다.
미국 작가 버크 헤지스(Burke Hedges)의 책 ‘파이프라인 우화’에서는 브루노와 파블로라는 두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물이 부족한 마을에 살던 야심 찬 두 청년은 옆 산에 있는 물을 길어와 그 양만큼 돈을 받는 일을 시작하게 되죠. 이 일에 대체로 만족하던 브루노는 꿈꾸던 소와 집을 사기 위해 더 큰 양동이를 만들어 열심히 물을 길어 옵니다.
하지만 파블로는 이 일에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나은 방법을 찾던 중 마을에서 옆 산까지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물을 흐르게 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죠. 그 뒤로 파블로는 평소에는 물을 기르면서 밤과 주말에는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게 됩니다.
한동안 브루노는 열심히 물을 길러 수입을 늘리고 그 돈으로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반면 파블로는 파이프라인을 만드느라 여가없이 일하죠. 심지어 사람들은 그를 보며 ‘파이프라인 맨’이라며 놀려대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브루노는 무거운 물을 길어 오느라 등이 굽고 몸이 약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물을 이전만큼 길어 오지 못하게 되면서 수입도 적어지게 되죠.
그에 반해 파블로는 마침내 파이프라인을 완성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잠을 잘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물을 끌어댈 수 있어서 파블로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수입을 얻게 됩니다. 그러면서 물을 나르던 일도 자연스레 그만두게 되었죠.
보통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해 충분한 노후 자금을 번 후 60세 전후로 은퇴하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물론 현명한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게 되면 조금 더 일찍 은퇴를 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하지만 이는 부를 만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아닐 뿐더러 위의 우화에서 보여주듯이 이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잠재적인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월급이란 궁극적으로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입을 늘리기 위해선 더 많이,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더 높은 가치의 일을 해서 시간당 수입을 늘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종류의 일들은 근무시간도 매우 길죠. (의사, 변호사처럼 소위 말하는 전문직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하루는 24시간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학교 땐 공부하고 마지막엔 취직 준비에 시간을 쓰면 됬는데, 직장을 가지면서 일과 각종 사회 생활에 시간을 더 쓰게 되죠.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면 가정에 써야 할 시간도 더 늘어날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직장, 그리고 가정으로 넘어가면서 시간은 점점 귀중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간의 가치도 함께, 혹은 그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두 번째, 월급만으론 경제적 자유를 성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종잣돈을 모아 과감한 투자로 높은 수익을 노려볼 수 있겠지만 이는 그만큼 원금 손실의 위험도 크죠. 위의 인용문에서 썼던 것처럼, 저도 투자(주식같은 금융자산에 대한)는 부를 만드는 수단이라기보단 부를 유지하는 수단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복리의 마법을 이용하여 장기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경제적 자유를 위해 필요한 부를 쌓기 위해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예를 들어 매년 4% 정도의 수익을 투자로 얻을 수 있다고 가정 했을 때, 매달 300만 원 정도의 생활비를 수익으로 얻기 위해선 대략 10억 정도의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따라서 60세 전후 은퇴가 아닌 상대적으로 빠른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은 사람에겐 이 방법도 너무 오래 걸리는 길이죠.
세 번째, 직장은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입이 하나의 직장에서 주는 월급에 집중되어 있다면 그 직장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수입이 줄어들 수도, 심지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투자에서는 리스크를 대비해 여러 종목에 나눠 분산투자를 하라고 하지만 막상 월급을 받는 직장인의 경우엔 수입을 분산시키는 것이 몹시 어렵죠. 이는 위에서 얘기했듯 월급은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질병 또는 사고같은 이유로 시간을 더 쓸 수 없게 된다면 수입도 함께 끊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뿐 아니라 현재, 기술의 변화와 함께 직장 자체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경영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2021년 보고서 ‘코로나 19 이후의 일의 미래 (The Future of Work After COVID-19)’에서 2030년까지 매 16명 근로자 중 1명은 (일자리가 사라짐으로써) 직종을 바꾸어야 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이 수치는 코로나 이전에 예측한 수치보다 25% 더 높은 것이죠. 따라서 직종에 따라서는 직장에서 꾸준한 월급을 받는 것 자체도 점점 어려워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에서 소개한 우화는 부를 쌓는 여정에서 대표적인 두 가지 길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루노가 상징하는 월급의 길은 전통적이고, 직관적이고, 어떻게 보면 가장 안전해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 길을 걸으려고 하죠. 반면 파블로가 상징하는 창업의 길은 비전통적이고, 직관적이지 않고, 위험해 보입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걸으려고 하죠.
하지만 이 말은 다르게 본다면 월급의 길은 경쟁이 치열하고, 창업의 길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경쟁을 피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경쟁이 적은 곳은 노력 대비 성과가 높거나, 좋은 기회가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길이야말로 위에서 얘기한 월급의 세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액티브 인컴(Active Income)과 패시브 인컴(Passive Inceom)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액티브 인컴이란 말 그대로 능동적인 수입을 얘기합니다. 일해서 받는 월급처럼 들어간 시간에 비례해 받는 수입을 얘기하죠. 자신이 소유한 사업이라 해도 직접 운영하는 가게처럼 본인의 시간을 사용하여 받는 수입이라면 액티브 인컴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패시브 인컴은 위에서 얘기한 파이프라인에서 나오는 수익처럼 시간에 비례하지 않고 받는 수익을 얘기합니다. 자신의 창작물에서 나오는 로열티나 인세,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나오는 광고 수익, 금융자산에서 나오는 이자나 배당 등이 여기에 포함되겠죠.
다시 돌아와서, 창업은 월급의 첫 번째 문제점을 패시브 인컴의 창출로써 해결할 수 있게 합니다. 처음엔 이런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과정에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어갈 순 있지만, 한번 만들어 놓으면 그 뒤부턴 들어간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 수익을 만들 수 있죠.
물론 금융자산을 통해 배당수익 같은 패시브 인컴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이를 위해선 큰 투자자금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300만 원의 패시브 인컴을 위해선 10억 정도의 투자 자금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죠. 심지어 요즘처럼 저금리가 계속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상승한다면 필요한 자금의 양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창업은 상대적으로 빠른 경제적 자유를 성취할 수 있게 해줍니다. 미국 최고의 스타트업 투자 회사 중 하나인 와이 콤비네이터 (Y Combinator)의 설립자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은 자신의 에세이 ‘부를 만드는 법(How to Make Wealth)’에서 이렇게 얘기하죠. “경제적으로 봤을 때, 스타트업이란 직장 생활 전체를 몇 년으로 단축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창업은 레버리지의 힘을 사용하여 적은 자본으로도 상대적으로 큰 부를 생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에 대해선 밑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은 사회초년생이나 아직 가정을 꾸리지 않은 밀레니얼 직장인에겐 생각보다 안전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채널 같은 지식 콘텐츠 사업은, 이미 나와있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필요한 기반시설을 제공하기 때문에 초기 자본금이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창업의 경우도 요즘엔 값싼 가격에 서버를 제공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같은 서비스와 초기 자본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등이 초반 진입 장벽을 빠르게 낮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시작하기 위해선 자본이나 전문 지식보단 본인의 시간과 결단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죠.
그리고 창업에서 실패하더라도 거기서 배운 스킬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구직 시장에서도 필요로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장을 관찰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나 제품을 개발해 제공하는 경험은 기술의 변화에서 자신의 일자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죠.
그렇다면 창업이 어떻게 월급만으론 하기 힘든 일을 가능하게 해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 그것의 핵심은 레버리지(Leverage)라고 생각합니다. 수입 늘리기 페이지에서 설명한 것처럼, 레버리지는 지렛대를 이용하여 무거운 것을 상대적으로 적은 힘으로 들어 올리는 것처럼, 상대적으로 적은 인풋으로 더 많은 아웃풋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여기서 얘기하는 레버리지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금융 레버리지, 다른 하나는 시간 레버리지입니다. 금융 레버리지란 투자를 받는 것처럼 자본을 이용한 레버리지를 말합니다. 보통 창업을 시작할 땐 투자를 받거나 지인에게 돈을 빌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되죠. 그리고 시간 레버리지는 직원을 고용하여 남의 시간을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직장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게 창업을 통해선 이 두 가지 레버리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잠깐 다시 처음의 우화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사실 전 파블로의 방법이 최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야기에서는 파블로가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법을 혼자 배워서 만드는 것으로 소개하죠.
하지만 만약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법을 아무도 몰라 배울 수가 없었다면, 파이프라인을 만들기 위해 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큰 자본이 필요했다면, 그리고 혼자 만드는 것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파이프라인 개설에 실패하여 마을의 더 큰 조롱거리가 되었을 가능성도 크죠.
이야기에서 파블로는 레버리지라는 결정적인 도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가 레버리지를 사용했다면, 아마 처음 파이프라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난 뒤 전문가를 고용해 이것이 가능한지 먼저 알아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투자를 받은 다음, 직원을 고용해서 같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단기간에 작업을 끝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 옛날 이야기이다 보니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았겠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실제로 이런 레버리지의 힘을 이용해 부를 쌓은 경우는 역사적으로도 많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중세 유럽에서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의 개념을 세운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투자금을 모집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무역을 진행했죠.
당시 무역은 배를 이용한 항해로 주로 이루어졌는데, 항해에선 장기간 육지를 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배에서 질병이 창궐하고 식량과 물도 부족해 선원들은 목숨을 각오하고 항해에 나섰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번 항해에 성공할 땐 모든 선원들이 평생 만지기 힘든 돈을 한 번에 거머쥘 수 있었다고 하죠. 따라서 위험에도 불구하고 항해를 하려는 선원이 계속 모였다고 합니다.
물론 창업이 모두에게 맞는 선택은 아닐 겁니다. 이 길을 가려고 한다면 아마 직장에서 보다 더욱더 많은 일을 해야하고, 한동안 수입이 적어지거나 없을 수도 있고, 오랫동안 하고도 실패할 수 있죠. 하지만 저는 아직 가정을 꾸리지 않은 밀레니얼 직장인이라면 한번 고려해 볼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땐 아직 모은 재산이 상대적으로 적어 혹시 잃더라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죠.
그리고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 중 하나인 시간도 상대적으로 많을 것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얘기했듯이 결국 시작하기 위해선 결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장을 그만두고 할 수도 있지만 직장을 병행하면서 시작하거나, 혹은 항해에서 선원으로 일하는 것처럼 스타트업의 초기 맴버로 합류하는 것 또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죠.
아인슈타인은 생전에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은 천재입니다. 하지만 만약 나무에 오르는 능력만으로 물고기의 재능을 평가한다면 그는 평생을 자신이 형편없다고 생각하며 보낼 것입니다.” 창업의 가장 좋은 점을 한가지 꼽으라면, 패시브 인컴도, 레버리지도 아닌 그것이 제공하는 일의 유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에서는 회사와 직무의 요구에 따라 자신을 맞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에 정확히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죠.
하지만 창업은 자신의 성향과 재능에 따라 무슨 일을 할지 선택하거나 심지어 새로운 일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 이것이 창업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현재 나무를 오르는 능력으로 재능을 평가받고 있진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