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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 Apr 02. 2021

자기이해와 투자 전략

이 글은 밀레니얼 재테크 블로그에서 처음 발행되었습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 손자병법


세 줄 요약  

자기이해는 투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실제로 투자 능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자기이해는 자신의 타고난 성격 특성과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스킬에 대한 이해를 말합니다. 그리고 자기 이해를 위해선 새로운 경험과 자기성찰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투자전략을 설정하기 위해선 자신의 성격 요소(특히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 성실성 그리고 신경성)를 잘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 소개

2020년 초, 코로나가 시작되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갑자기 여유시간이 많아진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넷플릭스에 매트릭스 영화 시리즈가 다시 올라온 것을 보고 며칠에 걸쳐 시리즈 정주행한 적이 있죠. 명작이라 불리는 영화인만큼 뜻을 해석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영화를 보고 느낀점은 주인공 네오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시리즈 초반에 이미 너무 유명해진 빨간 약을 선택해 삼키는 장면이 있죠. 약을 먹고 네오는 매트릭스에서 나와 현실을 그대로 직시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영화가 전개되면서 주인공에 걸맞는 인물로 성장을 시작하게 되죠.


전 이 과정이 자기이해를 시작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빨간 약을 삼킨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따라서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믿어왔던 자신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넘어 자신을 정확히 직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살면서 자신에 대한 다양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난 이과를 전공했으니 이과 관련 커리어가 나랑 잘 맞을 거야’, ‘난 어릴 때부터 똑똑하단 얘기를 많이 들어서 다른 사람보단 머리가 좋을 거야’, 또는 ‘난 지금까지 친구가 많았기 때문에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야.’와같이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는 생각들이죠. 분명 맞는 것도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말 그런지 의아한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이과를 전공하고 지금까지 금융공학 관련 일을 하면서 당연히 소위 얘기하는 ‘문과’ 일이랑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수학 문제를 푸는 것보다 읽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 생각을 적어 내려 나가는 것을 더 즐긴다는 사실을 언젠가부터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원래 있던 생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글쓰기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것들이죠.

매트릭스의 진정한 모습

자기이해의 중요성


1. 잠재력 확인

영화 나중에 네오는 죽음을 통해 매트릭스의 진정한 모습, 즉 컴퓨터 코드 배열을 보게 됩니다. 이 경험을 통해 구원자(The One)로서 각성하게 되고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게 되죠. 전 이 장면이 상징하는 바는 네오가 여러 경험을 통해 결국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진정한 자기이해를 통해 원래 모르고 있었던 자신의 잠재력을 확인한 것이죠.


따라서 전 자기이해는 자신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재력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이곳이 재테크 블로그인 만큼 여기에서는 자기이해가 재테크의 과정에서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2. 투자전략 정립

재테크 전략, 특히 투자전략을 정립할 때 자기이해는 간과하기 쉽지만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뉴욕대학교의 저명한 재무학 교수인 어스워스 다모다란 (Aswath Damodaran)은 본인의 블로그 글 ‘투자 성공의 비밀: 자기이해? (The secret to investment success: Self Awareness?)’에서 성공적인 투자에 대해 비전통적인 요소를 제시합니다. 그 요소는 바로 사람 본인의 기질이라는 것이죠.


더 나아가 “모든 투자 철학은 성공할 수 있지만, 일부 투자자에게만 적용되며, 그것도 항상 그렇진 않습니다.”라고 얘기합니다. 따라서 어떤 투자 전략이든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죠.

그리고 투자 및 재무 분야에서 가장 인정받는 자격증 중 하나인 CFA 시험을 주관하는 CFA 협회 사이트에 올라온 글 ‘자기이해의 가치 (The Value of Self-Awareness)’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있습니다. 글에선 전 세계 몇백 명의 투자 전문가에 대한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 실력은 자기 이해 능력과 0.87의 상관관계지수를 가진 것으로 나왔습니다.


통계학에선 일반적으로 0.7 이상은 높은 상관관계, 그리고 0.9부턴 아주 높은 상관관계라고 정의합니다. 따라서 자기이해 능력은 실제로 전문투자자에게도 아주 중요한 능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저도 모든 사람이 항상 성공할 수 있는 투자전략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도 자신과 맞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내긴 힘들죠. 그 이유는 아마 투자에서는 지능과 정보도 중요하지만, 감정도 그만큼 중요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이 투자전략도 그에 맞춰 선택되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가장 좋은 투자 전략은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의식적으로 선택된 투자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이해의 의미


성격 요소 이해

그렇다면 자기이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현대 심리학에선 인간의 성격에는 기본적으로 다섯 가지 주요 요소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그것은 외향성(Extraversion), 친화성(Agreeableness), 경험에 대한 개방성(Open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그리고 신경성(Neuroticism)이죠.


이 다섯 가지 모두 자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중에서도 투자와 관련해서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경험에 대한 개방성, 성실성, 그리고 신경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란 상상력, 호기심, 창의력 같은 성향을 가리키는데, 이 요소가 높은 사람은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합니다. 성실성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성향을 얘기하는데, 이 요소가 높은 사람은 계획 세우기, 준비하기, 규칙과 시간 준수 등을 상대적으로 잘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신경성이란 우울함, 정서 불안 같은 부정적 감정을 잘 느끼는 성향을 얘기하죠.


여기서 얘기하는 각 요소는 예/아니요로 구분되기보다 0%에서 100%까지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측정됩니다. 따라서 성실성을 예로 든다면 ‘난 성실해’ 라고 얘기하기보단, ‘난 성실성이 높은 거 같아’ 라는 말이 더 정확하겠죠. 그리고 각 요소는 상황에 따라서도 다른 성향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보통 사람들이 가족과 있을 때와,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와, 그리고 회사에서 약간 다른 성향을 보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현재 상황 이해

그리고 성격뿐만 아니라 현재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도 자기이해의 일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스킬이나 지식의 정도 등을 이해하는 것을 말하죠. 예를 들어 특정 분야에 전문 지식이 많은 사람이 있고,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있고, 인맥이 넓은 사람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자신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에 대해서도 이해해야겠죠. 예를 들어 투자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을 수도 있고, 경제 공부를 시작할 시간이 없을 수도 있고, 또는 인맥이 좁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나중에 투자전략을 설정할 때 자신의 스킬과 지식 등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전략을 수립하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자기이해 방법론

그렇다면 자기이해를 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람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여기서는 제가 경험했을 때 효과적이었던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자기계발 페이지에서 적었던 것처럼 자기이해를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그에 관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다양한 경험

여기서 다양한 경험이란 주기적으로 자기가 편하게 느끼는 안전지대 (Comfort Zone)를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말하죠.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와 ‘빚을 내서라도 여행을 하라’ 같은 말이 있는 걸 보면 새로운 경험의 중요성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험이 가져다주는 가장 큰 이점은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위에서 얘기한 매트릭스 이야기처럼 네오가 빨간 약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건 그 자체로 새로운 경험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죠) 영화 속 전개처럼 자신을 이해하고 구원자가 될 순 없었을 것입니다.


2. 자기성찰

하지만 마냥 새로운 경험만 하는 것은 꽤 고통스럽고 그것만으론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경험한 뒤 그것에 대해서 별도로 생각해보지 않으면 아무리 좋거나 고통스러운 경험이라도 배우는 것없이 스쳐 지나갈 수 있죠. 그렇게 하다 보면 자기이해도 더딜 뿐더러 나중에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험을 하고 난 뒤엔 따로 자기성찰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기성찰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샤워하면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일기 형식으로 생각을 써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명상을 통해서 성찰하는 것이 맞는 사람도 있겠죠. 어떤 방법이 제일 좋다기보단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서 꾸준히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엔 생각만 해선 금방 까먹기 때문에 일기의 형식으로 써나가는 것이 성격상 가장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꼭 지금 경험한 것이 아니어도 예전에 했던 경험 (예를 들면 어릴 때 겪었던 경험들)에 대해서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무심코 지나갔던 경험에서 중요한 자기이해의 열쇠를 찾을 수도 있죠. 아마 현재 경험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예전에 겪었던 비슷한 경험도 함께 생각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성격 요소 파악

따라서 앞에서 설명한 방법을 이용해 자신의 성격과 현재 상황에 대해서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성실성을 예로 들면, 자신은 항상 새로운 목표를 세울 때마다 일주일 이상 노력하기 힘들다고 느끼거나, 목표를 어떻게 성취했더라도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기보단 즉흥적인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면 성실성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낮을 수도 있다고 이해해볼 수 있죠.


그리고 신경성을 예로 들면, 시험이나 직장에서 큰 발표 전에 자신이 유난히 초조해지거나 작은 실망에도 크게 상처를 받는 경향이 있다면 신경성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여기선 자신이 각 성격 요소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보다, 일반적으로 어떤 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스킬 등도 비슷한 방식으로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자기이해의 과정은 한 번에 앉아서 끝내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자신에 대해 더 잘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죠.


투자의 첫걸음...?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한 투자전략


효율적 시장 가설

자기이해가 어느 정도 되었으면 이제 그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전략의 틀을 잡아보겠습니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누구에게나 항상 성공할 수 있는 투자전략은 없다고 생각해요. 결국 자신에게 맞는 투자전략을 찾아서 쓰는 것이 중요하죠.


그렇다면 어떤 투자전략이 어떤 사람에게 어울릴까요? 아마 어울리는 전략이란 본인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의 역할은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전략이겠죠. 구체적으로 여기선 투자전략의 세 가지 중요 요소를 앞에서 설명한 세 가지 성격 요소와 연관지어 설명해보겠습니다.


투자전략 요소의 첫 번째는 패시브 투자(Passive Investment)/액티브 투자 (Active Investment), 두 번째는 장기투자/단기투자, 그리고 세 번째는 고위험/저위험 투자입니다.


자세히 들어가기 전에 ‘효율적 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에 대해서 먼저 설명하겠습니다. 이것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유진 파마 (Eugene Fama) 교수가 제시한 이론으로서 요점만 얘기하자면 금융시장에서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론에 따르면 투자자는 단기적으론 운을 이용해 시장을 이기는 것(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초과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이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론 그럴 수 없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는 장기적으로 코스피 인덱스의 수익률을 넘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들 알듯이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기는 투자자는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시장이 항상 효율적이라는 것도 쉽게 믿긴 힘들죠. 따라서 이 이론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믿음도 존재한다고 이해하고 넘어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패시브/액티브 투자와 경험 개방성 (1)

돌아와서 패시브 투자란 기본적으로 위의 ‘효율적 시장 가설’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기려고 하기보다 시장 수익률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투자방식을 말합니다. 여기서 시장 수익률이란 국내에선 코스피의 수익률, 미국에선 S&P 500 수익률을 얘기하죠. 따라서 패시브 투자자는 개별 주식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보단 코스피나 S&P 500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나 ETF 상품을 사서 시장 수익만큼만 얻는 전략을 사용할 것입니다.


반대로 액티브 투자자는 위의 가설을 기본적으로 부정하고 자신의 지식과 스킬로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액티브 투자자는 시장을 관찰하면서 좋은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나 ETF 상품 보단 개별 주식에 투자할 확률이 높죠.


여기서 자신에게 맞는 투자 전략을 정하기 위해선 앞에서 관찰한 성격 요소 중에서도 경험에 대한 개방성을 주의 깊게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적은 노력으로 시장의 수익률만 추구하는 패시브 투자자와 달리 액티브 투자자는 시장을 이해하고, 꾸준히 시장을 관찰하며, 투자 아이디어를 계속 만들어야 하죠.


따라서 액티브 투자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즐기고 투자에 시간을 많이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더 적합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본인의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액티브 투자가 더 어울릴 수 있죠. 그리고 성격 요소뿐만 아니라 본인이 현재 특정 분야에 전문 지식이 있거나 특정 산업에서 일하면서 그 산업에 대해 남들보다 이해도가 월등히 높다고 생각한다면 그 지식을 바탕으로 액티브 투자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패시브/액티브 투자와 경험 개방성 (2)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땐 자신이 아무리 액티브 투자자라 생각하더라도 전체 투자 자산의 5-10% 정도만 가지고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투자도 결국엔 경험이 쌓이면서 늘어가는 스킬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하리라 생각하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시작할 땐 혹시 잃더라도 크게 지장이 가지 않을 정도의 돈으로 액티브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그 비율을 늘려나갈 수 있겠죠.


저는 현재 개별 주식 투자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없어 액티브 투자자보단 패시브 투자자에 더 가까운 편입니다. 따라서 투자자산의 대부분은 여러 나라의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죠. 하지만 저도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앞으로 액티브 투자의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장기/단기투자와 성실성 (1)

두번째 살펴볼 투자 전략의 구성 요소는 투자의 기간입니다. 사람마다 정의가 조금씩 다르지만, 장기투자는 보통 5-10년 이상, 단기투자는 그 이하의 기간으로서 몇 주일에서 몇 달처럼 상대적으로 짧은 투자 기간도 포함하죠. 여기서도 어떤 것이 더 낫다고 쉽게 단정할 순 없지만, 과거 시장 패턴으로 비추어 봤을 땐 장기투자자의 수익이 보통 단기투자자의 수익보다 더 높다고 조사됩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레그 메이슨 (Legg Mason)의 2020년 리서치에 따르면, 투자전략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하죠. 이 리서치에서는, 2000년 초에 미국 S&P 500 지수에 10,000달러를 장기투자하였다면, 약 20년 뒤 2019년 말에는 그 돈이 수익을 포함해 32,527달러가 된다고 보여줍니다.

하지만 동일 기간 동안 단기투자를 하면서 시장에 내려갈 때 매도하는 경우가 있다면, 수익률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왜냐하면 시장은 내려간 다음 갑자기 크게 반등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로 인해 20년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10일만 놓치게 되더라도 2019년 말에 받는 돈은 16,233달러에 그치게 됩니다. 장기 투자로 받았을 돈의 반밖에 받지 못하는 것이죠.


그리고 더 나아가서 빈번한 매도와 매수로 수익률이 가장 높은 50일을 놓치게 된다면 받는 돈은 3,527달러에 불과하게 됩니다. 이 경우 수익은커녕 원금의 3분의 2 정도를 손해보게 되는 것이죠.

장기/단기투자와 성실성 (2)

위에서의 결과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때를 이야기한 것이고, 결국엔 자신의 성향에 따라 맞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성격 요소는 바로 성실성입니다. 장기투자를 위해선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고, 정했던 규칙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죠.


따라서 본인의 성실성 지수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느낀다면, 장기투자보단 단기투자가 더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 장기투자를 하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계획에서 틀어질 확률이 높죠.


그리고 성격 요소뿐 아니라 자신의 현재 상황도 자세히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자신이 몇 살이고 앞으로 몇 년간 얼마의 현금이 필요할 상황이 생길지 등을 잘 알아야겠죠. 장기투자는 기본적으로 돈을 오래 묶어둬야 하는 만큼 어릴수록, 그리고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 적을수록 더 어울리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을 좋아해서 주로 장기투자를 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큰 현금이 필요한 상황처럼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은 이상 보유한 것은 쉽게 매도하지 않죠. 가격이 내려가면 싼 가격에 더 매수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처음 시작할 때 자산 배분과 종목 선택 등 장기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습니다.


고위험/저위험 투자와 신경성

마지막으로 알아볼 투자전략의 요소는 위험 수준입니다. 여기에서 위험 수준이란 가격의 변동성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매일 가격이 10% 이상 크게 변하는 주식이 있다면 그건 상대적으로 위험하다고 얘기할 수 있죠.


나라로 나누어 보면 일반적으로 신흥국 주식은 선진국 주식보다 위험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중·소형주는 지수에 포함되어있는 대형주보다 위험도가 높죠. 또 산업별로 본다면 테크 주식은 배당이 높은 은행주보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화하기보단 대체로 그렇고 알고 넘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위험하다는 말이 좋지 않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위험이 크다면 그만큼 가져갈 수 있는 수익률도 높겠죠.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고위험 투자전략에 더 잘 맞을까요? 전 위의 성격 요소에서 신경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위험 투자는 말 그대로 위험이 크고 가격의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오르는 주식이라고 해도 잠깐 크게 하락할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하락했을 때 섣불리 매도하지 않게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컨트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가격이 올랐다고 성급히 매도하는 것도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경성이 낮은 사람은 감정의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적음으로써 고위험 투자에서 파생되는 부정적 감정을 더 잘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반대로 만약 투자에서 돈을 잃었을 때 밤에 잠이 안 오거나 스트레스로 생활에 지장이 간다면 고위험보단 저위험 투자가 더 잘 어울릴 것입니다.


저는 위험 수준에선 저위험에 가까운 혼합형 투자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 신경성 면에선 상황마다 다른 것 같아서 투자라는 영역에선 아직 높은지 낮은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선진국 주식과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주식도 투자 자산의 20% 정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 투자 경험을 늘려가면서 비율을 조정할 것 같네요.


참고 자료

The Secret to Investment Success: Self Awareness?

The Value of Self-Awareness

The Rewards of Long-term Inve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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