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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6. 2019
기업의 흥망성쇠와 4차원의 고객가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의 공학적 분석과 이해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학도가 마케팅을 하다 보니 마케팅도 꼭 공학적으로 해석하고 틀 안에 끼워 맞추려는 안 좋은 버릇이 생겼다.
대학을 졸업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고등학교 이과 3년, 공대 4년을 거쳐 세팅된 소위 '공돌이' 사고방식은 좀처럼 잘 안 바뀌는 것 같다.
기업의 흥망성쇠 과정을 공학적으로 분석하여 0차원부터 4차원까지 분류를 해 보았다. 의외로 잘 들어맞는다.
혹시 차원 개념을 잊어버린 분들을 위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0차원에서 4차원까지의 차이를 한번 복기해 보면,
0차원은 점이다. 즉 사물이 하나의 독립된 개체(점)로 존재한다. 하나의 점이 다른 점과 연결되어 선이 되면 1차원이 된다. 그다음 한 평면 내에서 여러 개의 선이 서로 연결되어 면이 되면 이것을 2차원이라 한다.
0차원부터 4차원까지의 차원 변화나아가 면과 면이 연결되어 공간이 형성되면 비로소 x, y, z 좌표를 갖는 3차원의 공감이 만들어진다. 이 3차원에 시간 개념이 더해지면 즉 공간이 시간에 따라 변해가면 우리가 공상과학에서 흔히 얘기하는 4차원이 된다.
그럼 이 0차원에서 4차원까지의 차원 변화가 고객가치와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을까? 한번 살펴보자.
0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 - 기업의 탄생
앞에서도 설명하였지만 0차원은 독립된 개체, 즉 점이다.
창업 초기의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이 0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을 한다. 즉 기업이 고객과의 연결고리가 없이 독립된 개체(점)로 존재하며 고객의 니즈가 아닌 스스로의 아이디어에 의존하여 독창적으로 고객가치를 만들어 나간다.
0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 - 기업이 고객과의 연결고리 없이 독자적으로 가치 창출 활동을 한다.대학 연구소에서나 쓰이던 대형 컴퓨터를 소형화해 기존에 없던 개인용 PC 시장을 새롭게 만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러한 0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기존에 없던 고객가치를 처음 시장에 선보이기 때문에 시장에 고정 고객도, 경쟁자도 없는 상태에서 외롭게 가치 창출 활동을 하며 없는 시장을 만들어 간다.
성공한 기업들만 보면 이러한 0차원의 고객가치 활동이 매우 창의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매년 많은 스타트업들이 그들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장에 진입했다가 대부분이 자리를 못 잡고 사라진다.
기업이 고객과의 연결고리 없이 독자적으로 가치 창출 활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리스크가 큰 모험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 - 시장 창출
1차원은 독립된 개체인 서로 다른 두 개의 점이 연결되어 선이 되는 것이다.
고객의 니즈와 무관하게 아이디어 기반의 독자적인 고객가치 창출 활동을 하던 초기 스타트업 기업들은 자신들이 제안하는 고객가치를 원하는 고객들이 누구인지를 인지하게 된다.
이때부터 기업(점1)과 고객(점2) 사이에는 고객가치라는 끈끈한 연결고리(선)가 생기게 되며 기업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은 0차원에서 1차원으로 진화를 한다. 기업은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고객이 원하는 실질적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도입하여 기존의 택시가 제공하는 전통적인 고객가치를 혁신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우버가 이러한 1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의 좋은 예이다.
1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은 대부분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장 내 경쟁 강도는 미미하다. 따라서 기업이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성공의 핵심 요건이 된다.
2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 - 경쟁 시작
어떤 기업이 실질적인 고객가치 창출에 성공하여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면 머지않아 시장에는 보다 나은 고객가치를 더 싸게 만들어내는 경쟁자가 나타난다.
즉 고객과 기업 그리고 경쟁자라는 3개의 개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2차원의 경쟁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며 누가 더 고객관점에서 경쟁우위를 갖는 고객가치를 만들어내느냐가 성공의 핵심이 된다.
즉 기업은 기존에 제안하던 고객가치를 차별화하여 경쟁자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해야만 한다. 차별화에 성공한 기업은 경쟁우위를 기반으로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시장 규모가 매력적으로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커진 시장은 승자에게 보다 많은 선물을 제공한다. 경쟁우위를 점한 기업은 기업공개를 통해서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이러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된다.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넷플릭스나 작은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해 온라인 유통의 절대강자로 자리를 잡은 아마존이 이러한 2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의 좋은 성공 사례이다.
3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 - 경쟁 심화
시장이 성장기를 맞이하게 되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고 당연히 시장에 진입하는 경쟁자의 숫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때부터 경쟁구조는 3차원(공간)으로 심화되며 생존을 위한 치열한 치킨게임이 시작된다.
이러한 경쟁을 통해 고객가치의 극차별화에 성공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절대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매출과 수익을 독점하며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를 잡는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애플 그리고 반도체 시장에서의 삼성이 이러한 3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의 대표적인 성공 기업들이다.
하지만 시장은 성숙기를 거쳐 곧 쇠퇴기에 진입하고 생존을 위한 후발업체들의 추격은 계속될 것이며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해 내지 않으면 기업의 성장과 수익은 모두 한계에 다다른다.
4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 - 새로운 경쟁
3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에 시간이라는 변수가 더해지면 기업의 가치 창출 활동은 4차원으로 진화를 한다.
경쟁자들은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기반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해 내며, 이로 인해 선택의 폭이 넓어진 고객들의 가치 판단 기준은 빠르게 변한다.
고객의 변심은 무죄라 했던가? 한때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하던 상품과 서비스가 하루아침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이러한 변화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많은 기업들이 순간 시장에서 사라져 간다.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기술과 산업의 발전이 가져오는 시장의 변화를 놓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존에 만들어놓은 경쟁의 틀에 집착하여 새로운 경쟁자가 새로운 고객가치를 가지고 시장에 나타나는 것을 놓친다.
세 번째는 새로운 고객가치가 출현하고 경쟁구조가 바뀜에 따라 고객의 가치 판단 기준이 빠르게 바뀌는 것을 놓친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절대적인 선도기업의 자리를 지키던 노키아가 그렇게 사라져 갔고 성공한 닷컴 기업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야후도 신생 스타트업 구글에 그렇게 자리를 내주었다.
시장에서의 경쟁구조가 4차원으로 진화하면 정상에 섰던 기업이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창업을 해야만 한다.
인터넷 검색으로 출발한 구글이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도입하고 가전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LG와 삼성이 로봇 사업에 올인을 하는 것 등이 주요 선도기업들이 하고 있는 4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의 좋은 사례이다.
4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과 기업의 흥망성쇠 우리 회사는 지금 몇 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을 하고 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성공의 꿈을 안고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을 것이다. 비록 1차원의 고객가치 창출 활동에 성공하여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10년, 20년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작년 말 사내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존은 언젠가 망한다. 나와 여러분이 함께 해야 할 일은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저서 『고객가치』 주요서점 링크
교보문고 https://bit.ly/2STe3M2
예스24 https://bit.ly/2TinC2z
인터파크 https://bit.ly/2Cs9mPh
알라딘 http://aladin.kr/p/T2P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