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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킴 Jun 01. 2019

우버(차량 공유 서비스)가 남긴 숙제들

4차 산업 혁명은 기업의 간의 경쟁을 넘어서 국가 간의 경쟁이다.

우버는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운송 네트워크 회사로 자사 소속의 차량이나 공유 차량을 승객과 중계해 승객이 이용 요금을 내면 중간에서 수수료 이익을 얻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사업의 근간으로 한다.




 

멕시코 시티에 근무할 때 주요 거래처 중의 하나인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와의 상담을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로 출장을 갈 일이 생겼다. 멕시코 시티에서 미국 샌디에이고로 바로 가는 비행기 직항 편이 없어 국내선을 타고 멕시코 내 국경 도시인 티후아나로 가서 국경을 넘은 후 택시를 타고 샌디에이고 시내에 있는 호텔로 이동하는 경로였다.


공항을 나오니 여기저기서 택시 호객꾼들이 다가왔다. 이 택시들이 목적지까지 제대로 갈까 하는 걱정에 주저하다가 그동안 앱만 깔아놓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우버 택시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우버 앱을 열고 지도 위에서 호텔 위치를 지정하고 나니 바로 예상 요금과 소요 시간이 표시됐고 호출 버튼을 누른 지 5분이 안 되어 깨끗한 중형 승용차 한 대가 바로 내 앞에 도착했다. 번호판과 기사 얼굴을 확인하고 택시를 타니 마치 공항에 마중 나온 친구 차를 타고 가는 듯 마음이 편안했다.


우버 홈페이지에 있는 ‘예상 요금 계산기’ 기능을 이용하면 해외 방문지에서의 우버 요금을 사전에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앱을 깐 지 1년 만에 얼떨결에 처음 이용해본 우버 택시는 그 편리함이 만족을 넘어 감동 수준이었다.


반대로 오래전에 미국 출장 시 이용했던 공항 택시는 나에게 여러모로 불편한 기억을 남겨주었다. 길게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려야 했고 막상 타고나서 목적지를 이야기하고 나면 과연 기사가 짧은 내 영어를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혹시 엉뚱한 곳으로 잘못 가는 것은 아닌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늘 불안했다.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자주 다녀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비슷한 경험들을 많이 했을 것이다. 우버 택시는 이 모든 걱정과 근심을 없애버렸다. 택시가 언제 도착하는지, 기사는 누구인지, 목적지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요금은 얼마나 나올지 등 거의 모든 정보가 사전에 예측된다. 그래서 외국에 나가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이용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특히 운행기록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기 때문에 멕시코와 같이 치안이 안 좋은 도시에 사는 여성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운송 서비스가 되어가고 있다.



우버가 제안하는 10가지 고객 가치들


1) 카풀부터 우버 X(소형 승용차), 우버 XL(중형 승용차), 우버 SUV, 우버 블랙(벤츠, BMW와 같은 고급 승용차) 등 가격별로 다양한 차량 옵션이 있어 상황에 맞추어 차량 선택이 가능하다.


2) 택시 도착 시각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마냥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3) 사용자가 택시의 차종과 기사 개인정보(사진, 평점)를 사전에 제공받아 선택할 수 있다.


4) 목적지를 지도 위에서 미리 지정하고 타기 때문에 기사에게 목적지를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즉 모든 서비스가 스마트폰의 우버 앱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이용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특히 언어가 다른 해외를 여행할 때 매우 편리하다.


5) 예상 주행거리와 시간에 따라 요금이 미리 제시되기 때문에 비용 판단이 가능하고 바가지요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6) 구글맵이 교통량을 고려해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기 때문에 헤맬 일이 없다.


7) 교통량과 시간대에 따라 합리적인 요금부과를 한다. 요금에 불만을 느끼는 고객은 많지 않다.


8) 요금이 신용카드에서 자동 결제되기 때문에 환전이나 현금이 필요 없으며 팁 때문에 기사와 승강이를 벌이지 않아도 된다.


9) 탑승부터 하차까지 택시 이용 과정이 모두 모니터링되기 때문에 이용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초행길을 가는 여성들의 안전에 대한 걱정을 덜어준다.


10) 이용 후에 서비스에 대해서 평가할 수 있다. 이 평가는 다음 이용 고객에게 중요한 정보가 된다. 기사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나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차량 공유 서비스 선두 업체인 우버는 작년 말 기준 63개국 700개 이상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우버 택시의 하루 이용건수는 1,400만 건을 넘어섰다.


우버의 2018년 12월 기준 서비스 실적 데이터


우버뿐만 아니라 동남아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그랩(Grab)을 포함하여 우버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지역별로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으며 차량 공유 서비스의 도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


국가별, 지역별 다양한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


공유 경제 기반의 서비스는 고객 입장에서 보면 장점이 무지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그 이면에 기존 전통 상거래의 먹이사슬 속에 얽혀 있는 많은 이해 관계자의 생사가 달려있다 보니 고객 입장만 생각해서 서비스를 확산시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택시 업계와 '타다'와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간의 갈등만 보더라도 택시 기사들은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분신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의사 표현을 하고 있고,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은 '공유 경제는 시대의 큰 흐름이며 이에 역행해서는 우리의 국가 산업 전체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라고 연일 정부의 규제 완화를 압박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로봇, 스마트 팩토리, 자율 주행 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어느 국가에서나 이러한 이해 관계자 간의 갈등이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면에는 사라질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고민반대급부로 우리에게 찾아올 새로운 산업적 기회 그리고 이를 남보다 앞서 현실화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  복잡하게 얽혀있다.  


결국 이렇게 '얽혀 있는 실타래를 풀고 적기에 사회적인 합의를 도출해 내는 정부의 역량'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국가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경쟁력의 원천이 않을 싶다.


중국의 통신 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경제 제재에서 보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은 기업 간의 경쟁을 넘어 국가 간의 경쟁이다.  전체가 지혜를 모아 함께 싸워야 하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1) 단순한 이해 당사자 간의 갈등 조정을 넘어

2) 앞으로 우리 사회가 잃을 것과 얻을 것을 정확히 계산하고

3) 잃을 것에 대한 보상과 얻을 것에 대한 배분 방법에 대해 합리적인 룰을 만들어

4) 이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를 빠르게 도출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저서 『고객가치』 주요서점 링크

교보문고 https://bit.ly/2STe3M2
예스 24 https://bit.ly/2TinC2z
인터파크 https://bit.ly/2Cs9mPh

알라딘 http://aladin.kr/p/T2P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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