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flix Original : Black Mirror S5E3
블랙미러 시즌5 총평을 쓰다가 에피소드3에 대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따로 쓰기로 결심했다.
자! 먼저 트레일러부터 보고오자.
무려 마일리 사이러스가 등장한다.
그래서 따로 글을 쓰기로 한 것도 없지 않아 있다.
아참! 블랙미러가 뭔지 모른다고? 그리고 시즌5의 나머지 에피소드 총평이 궁금하다고?
그렇다면 이전에 썼던 블랙미러 시즌5 총평, 우리를 비추는 어두운 거울을 읽고 오자.
#넷플릭스 #스토리텔러 #블랙미러
유명한 가수 애슐리의 뇌를 복사해 만든 음성인식 AI스피커, 애슐리 투. 그리고 두 자매가 애슐리 투를 도와 애슐리를 구하는 일반적인 스토리.
그렇지만 재미있었던 포인트는 하나는 음성인식 AI스피커가 등장하기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마일리 사이러스때문이었다.
유명한 팝가수 애슐리 O를 정말 좋아해 장기자랑에서도 그녀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레이첼.
그리고 하드락을 좋아해 헤드셋을 항상 끼고 다니는 언니 잭.
보다보면 둘의 케미가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영화를 내도 재미있겠다 싶었다. (사심가득)
특히 언니인 잭은 너무 반가웠다.
본명 메디슨 데이븐포트, 내가 정말 한때 푹 빠진 넷플릭스 황혼에서 새벽까지 시리즈의 여주인공 케이트로 등장했기 때문.
다른 작품에 대해 떠들기 전에 빨리 블랙미러로 돌아가자.
언니인 잭은 애슐리에 빠져있는 레이첼이 마음에 안든다.
그래도 동생을 아끼는 마음에 더 강하게 대하지는 못하고 있다가, 동생이 애슐리 O를 쏙 닮은 AI 로봇인 애슐리 Too를 구매하게 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이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인기가수 애슐리 O는 사실 부모를 여의고 고모의 손에 자라 팝가수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고모와 음악 세계에 대해 갈등을 빚고 있었고, 자신에게 약을 먹임으로서 고모가 자신을 통제하려 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대들게 되지만 오히려 콤마상태에 빠지게 된다.
애슐리 Too가 기계적 결함이 생겨 잭과 레이첼이 수리하려던 도중, 애슐리 O의 다른 자아로서 애슐리 Too는 생각을 하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애슐리 O가 콤마상태에 빠진 사실을 깨달은 애슐리 Too는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두 자매의 힘을 빌려 해결하고자 나선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렇게 흘러가는 거라 생각하면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에피소드를 보다보면 애슐리 O로 등장하는 마일리 사이러스 본인의 이야기가 떠오르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마일리 사이러스는 어릴 때부터 유명한 셀레브리티였다.
2006년 디즈니의 한나 몬타나 주인공으로 발탁되어 전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뺏었다.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섭렵한 마일리 사이러스는 첫 EP 앨범을 내게 되는데,
이 앨범의 수록곡이 바로 Party in U.S.A 다.
어마어마한 앨범 판매량과 인지도를 휩쓸며, 그녀는 계속해서 아이돌이자 팝스타로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애슐리 O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하고 싶었던 음악이 아니기도 했고, 무엇보다 디즈니도 그녀에 대한 애착이 식었다.
또 마리화나 사건이나 클럽 사진 사건, 음란 비디오 사건 등 그녀는 계속 힘든 고난을 마주하게 되었다.
애슐리 O가 콤마상태에 빠진 것처럼 말이다.
그러다 2013년 VMA 공연에서 어마무시한 퍼포먼스를 들고와 세상를 놀라게 했다.
(차마 영상을 담을 수 없으니 유튜브에서 찾아보시길)
그리고 그녀를 일으키게 하는 노래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We Can't Stop, Wrecking Ball 등.
(물론 노래들이 일반적인 팝처럼 들리지만 MV나 퍼포먼스는 어마어마한 수위를 자랑했다.)
이렇게까지 노이즈 마케팅을 하면서까지 그녀는 당당하게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려 했다.
이후에도 컨트리 앨범을 내기도 하고 연애도 하고, 소외된 계층에 대한 후원도 끊이지 않는 생활을 하고있다.
아마 에피소드3를 보신 분들이라면, 정말 공감하겠지만 마일리 사이러스의 이런 인생처럼 애슐리 O도 살아왔고 심지어 끝에 자신의 음악세계를 찾아가는 과정도 비슷한 점이 없지 않다.
뜬금없는 흐름에 놀랐을 수도 있다. 갑자기 넷플릭스에서 AI스피커?
그런데 이번 에피소드를 보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 하나 있다면, 뇌를 복사해 로봇을 만든 저 세계의 이야기가 먼 미래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아마존은 음성인식 서비스 알렉사를 만들어 그들의 음성인식 AI스피커인 에코에 심기 시작했다.
마치 애플의 시리가 그랬듯, IBM의 왓슨이 그랬듯.
한국에서도 AI 음성인식 서비스의 대결은 거의 중국 무협지 만큼이나 꽤 치열하다.
통신사 계열(SKT, KT), 플랫폼 계열(구글, 네이버, 카카오), 하드웨어 기반(삼성전자).
나아가 작년 1월에는 AI로봇 소피아가 등장해 음성인식 AI스피커를 뛰어넘어 AI로봇이 우리와 공존할 수 있겠다는 믿음을 주기도 했다.
AI스피커나 AI로봇은 정보가 하드웨어에 주입(input)되어 소프트웨어 속에서 머신러닝을 통해 또 다시 하드웨어로 전송(output)되어 행동을 한다.
가까운 미래에는 포켓몬에서 야돈이 야도란으로 진화하는 것처럼 AI스피커가 AI로봇으로 진화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그들에게 인격을 부여해야할까.
이번 에피소드를 보기 전에는 AI로봇에 인간의 인격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 사실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단순한 데이터의 주고받음으로 완성된 로봇이 어떻게 인간이랑 같은 취급을 받겠냐는 생각이었다.
옛날 영화 아이로봇도 그랬듯, AI로봇은 기계에 인간의 감정이나 그런것을 부여한 게 아니라 인간처럼 행동하게끔 만든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에피소드로 잠시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빠졌다.
블랙미러 시즌2 돌아올게 Be Right Back 에피소드를 보았을때 처음 했던 생각이었지만, 이번 에피소드로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이 더 강력해졌다.
애슐리 Too는 어쨌든간에 애슐리 O의 뇌가 복사되었기 때문에, 실제 애슐리 O가 죽더라도 애슐리 Too가 그녀를 대신해 살아갈 수도 있다.
작은 AI스피커만한 AI로봇이지만 그것이 갖고 있던 정보를 인간과 비슷한 크기와 형태에 주입한다면, 진짜 인간처럼 생활할 수 있다.
그때 이렇게 복사된 AI로봇은 애슐리 O가 아니니까 인격을 무시해도 괜찮을까?
정말 어렵다.
바로 앞에서 언급한 블랙미러 시즌2 돌아올게 편에서도 남편을 잃은 여성이 남편과 똑같이 닮은 로봇(?)을 구하게 되고 함께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문제 상황을 보여준다.
여기서 만나는 로봇은 또 애슐리 Too와는 조금 차이가 있어 완벽하게 똑같은 상황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때 저 남편과 닮은 로봇에게 인격을 부여하지 않을 수는 없지않을까.
비록 이번 시즌5에서 호평을 가장 받지 못하고 있는 에피소드지만, 내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에피소드였다.
마일리 사이러스의 자서전 같은 이야기기도 했지만 결국 AI로봇이 주는 우리들에 대한 시사점도 남긴 작품이었다.
블랙미러의 매력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
현 시대에서 일어나기엔 불가능할 것 같지만 또 잘 생각해보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당신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벌써부터 다음 시즌과 다음 에피소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