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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sik Sep 22. 2019

럭셔리도 이제는 피할 수 없다

명품 시장이 마주한 현실

2018 FW 전 세계 명품 시장에 대해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엔컴패니에서 마켓 리포트를 발행했다.

리포트를 읽다가 아주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을 말해보려 한다.


Photo by STIL on Unsplash


점점 커지는 명품 시장

2018년 전 세계 명품 시장은 전년도 대비 5% 성장하였다.

럭셔리 자동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오고 있으며 YOY +5%, 럭셔리 호텔과 같은 숙박 YOY +5%,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부분 YOY +6%, 럭셔리 크루즈 YOY +7%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다. Personal Luxury Goods, 우리가 평범하게 말하는 명품인 '명품백'과 '명품시계', '명품신발' 등이 전년도 대비 6% 성장을 했다는 것을 보면 절대 명품 시장은 쉽게 죽지 못한다.


(2018 Luxury Goods Report by Bain&Company 일부 발췌)

>> 2018 Luxury Goods Report 자세히 보기


리포트의 마지막에서 베인은 2025년 명품 시장 거래의 1/4은 온라인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명품은 아직까지 전통적인 거래 방식인 오프라인이 더 우세하다는 사실을.


그 이유를 잘 설명해주는 사례가 바로 롯데백화점의 에르메스 입점이다.



명품 백화점 필수 조건, 에르메스

2005년 롯데백화점 소공점은 건물을 확장해 에비뉴엘이라는 명품관을 설립했다. 직접 '우리 백화점은 정말 럭셔리해'라는 홍보를 하지 않아도 입구부터 화려함이 묻어나는 곳이었다.


하지만 일부 VVIP 고객들은 실망감을 숨길 수가 없었는데 바로 에르메스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은 사실이었다.


2007년 에르메스의 첫 강북 입성은 롯데 에비뉴엘이 아니라 신세계 본점이었기 때문에, 더욱이 명품 백화점이라는 명성을 갖추기에는 롯데백화점 소공점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에르메스의 첫 한국 입성은 압구정 현대백화점이다.


세계 3대 명품이라 불리는 에르메스가 롯데백화점에 입점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롯데백화점의 대중적 이미지 때문이었다. 그런 대중적인 이미지를 제거할 수 있는 노력을 통해 롯데백화점은 최근에 에르메스를 위한 복층 브랜드관을 롯데 잠실에 입점시키기까지 했다.


이렇게 명품 시장의 보수적인 면모를 우리는 에르메스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공식 사이트 루이비통 닷컴


그러면 온라인 판매는 더 어렵겠는걸?

그렇다고 에르메스가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07년부터 에르메스닷컴을 통해서 직접 고객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고 상품을 판매하기까지 해왔으니 말이다.


2018년 에르메스는 중국 전자상거래에 입점했다. 물론 10월에 입점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장률을 보이지 않았지만 작년 한 해 60억 유로의 매출(YOY +7.5%)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무리 보수적인 명품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고집이 크더라도 놓칠 수 없는 게 매출 아닌가.


다시 베인의 리포트로 돌아가 보면 2018년 오프라인 매출 성장은 고작 전년도 대비 1%에 그쳤다. 반면 온라인은 22% 성장을 이룩했다. 물론 전체 매출 발생지를 살펴보면 온라인의 비중은 1/10 이다.


전 세계 명품 시장의 1위를 기록하는 루이비통도 온라인 판매를 일찍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 철수 이슈와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의 강세에 매출이 점점 하락세에 놓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24S 라는 온라인 편집샵으로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공식 사이트 24S

온라인 명품시장을 견인하는 Z세대

LVMH 그룹은 온라인 편집샵인 24S를 통해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다. 2019년 5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 소비자를 위해 많은 혜택을 포함시켜 24S 한국어 사이트를 오픈했다. 한국은 명품 수요도 높고 무엇보다도 해외직구나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국가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


24S 사이트를 둘러보면 룩앤필이나 톤앤매너가 루이비통 닷컴 사이트와는 차이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베인의 리포트에서 빼먹고 말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는데, Z세대에 대한 내용이다.

온라인 명품 시장이 22%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 베인은 Z세대의 등장으로 보았다. 2018년 명품을 구매한 사람의 47%가 밀레니얼 세대 혹은 Z세대였다. 심지어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하는데 절대 무시 못할 비중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나오는 결론이 있다. 온라인 명품 시장을 성장으로 견인한 본질은 결국 Z세대가 명품을 소비함에 있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 몰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좌) SSG.COM 구찌 공식스토어    우) 구찌 인스타그램


Z세대는 명품에 왜 열광할까

Z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명품 전통 강자 브랜드는 찾기 어렵다. 발렌시아가나 베트멍, 오프 화이트 같은 1세대 명품과는 거리가 먼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물론 Z세대에게 옛 명품 브랜드가 완전히 죽지는 않았다.


옛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구찌 Gucci 는 Kering 그룹의 브랜드로 오랜 기간 동안 세계 3대 명품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매출도 그렇고 인지도도 그래 왔다.


하지만 2018년은 달랐다.


2018년 케링 그룹의 전체 매출의 60%가 구찌에서 나왔다. 구찌는 2018년 전년도 대비 39.6%의 성장률을 기록함과 동시에 한 브랜드에서만 10조 원의 매출을 만들어 냈다.

 

전체 Luxury Goods 시장이 6% 성장한 것에 비해 구찌는 약 6배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니 단연코 올해의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찌의 성공 원인을 '디자이너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만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구찌의 2018년 온라인 매출은 약 70% 급성장했는데, 전체 매출 발생의 11% 정도로 보고 있다. 온라인 판매 채널을 넓힌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고 온라인 판매 채널에 익숙한 Z세대가 좋아할 만한 전략을 실행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구찌는 독특하게 SSG.COM이나 롯데닷컴에 공식몰로 입점을 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다른 이커머스 채널에서 파는 구찌는 병행수입이고 공식몰 판매 상품이 아니라는 말이다. 최근에는 GS샵에도 구찌 공식몰로 입점을 했다.


구찌는 Z세대의 가장 강력한 소통 채널인 인스타그램에서 활발히 마케팅하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이 확실히 성공했다는 증거로 구찌의 2018 매출 65%가 만 35세 이하의 소비자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이에 멈추지 않고 구찌 뷰티를 전략적 카테고리로 설정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새로 시작했다.


민중의소리 유튜브 '돌체&가바나 중국 혐오 광고'


옛날보다 잃기 쉬운 매출

작년 상해 패션쇼에서 돌체엔가바나의 광고가 뜨거운 이슈였다. 인종차별적 이슈에 모델들이 보이콧한 것은 당연 치사.


이에 밀레니얼 세대의 불매운동으로 바로 매출에 직격타를 맞았고, 나아가 중국 시장에서 나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미 큰 충격에 빠진 돌체엔가바나에게 무거운 한 방이 기다리고 있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의 티몰에서 퇴출당한 것이다. 이 이후로 징둥닷컴 등 온라인몰에서 돌체엔가바나 상품을 빼기 시작했다. 전 세계 매출의 50%를 중국에서 갖고 있던 돌체엔가바나는 부티크 매출은 당연히 잃었고 믿었던 온라인 매출조차 잃게 되었다.




처음에 언급했듯 베인은 2025년 온라인 매출이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결국 지금의 밀레니얼과 Z세대가 명품에 더 큰 소비를 하게 되는 10년 뒤에는 온라인 채널을 절대 놓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매출을 발생시키는 목적으로나 또는 마케팅을 실행하려는 목적으로도 온라인은 필수조건이 되었다.

마치 명품 백화점의 에르메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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