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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sik Aug 31. 2019

PLCC, 카드사와 유통사가 손을 잡다

PLCC 카드의 모든 것을 알려줌


낮아지는 수수료율, 줄어드는 수익

2007년 영세 및 일반 가맹점 수수료 인하.

2018년 우대 수수료율 가맹점 확대.

이러한 흐름으로 인해 어마어마했던 카드사의 부흥은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2019년 상반기 카드사 수수료 매출 수익을 보자면, 제1 금융권 은행 기반의 신한/KB/하나/우리 총 4개의 카드사가 전년대비 11.3%의 수익이 줄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주변에서 소위 '혜자 카드', '만능 카드'라고 불렸던 소비자에게 어마어마한 부가 혜택들을 안겨준 카드들이 사라지고 있다.


2018년 금융위에서 발표한 '카드사 경쟁력 강화 및 영업구조 개선방안'에 따르면, 대형가맹점과 법인카드 고객 대상의 과도한 부가서비스가 카드 수수료를 높인다고 판단하여 수익성 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만날 수 있는 PLCC 카드


줄어드는 비용, 늘어나는 수익

매출에서 비용을 빼면 수익이 된다는 사실은 아주 간단하다.


기존 카드사는 카드 모집인을 고용하거나 특정 카드 발급을 위해 홍보비를 많이 사용해왔다. 이러한 비용을 줄인다면 수익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방식으로 카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바로 PLCC, Private Label Credit Card.


PLCC.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가맹점 브랜드 이름이 적혀있는 신용카드


이런 PLCC 카드가 요즘 들어서 많이 생겨난 것은 절대 아니다.

롯데카드는 이미 롯데백화점 계열사와 손잡고 롯데백화점 전용카드를 만들어온지 거의 10년은 넘었다.


하지만 왜 요즘 PLCC 카드들이 핫한 트렌드처럼 뜨고 있는 것일까.


현대카드의 코스트코 카드


코스트코, 누가 가져갈 것인가

2019년 5월 24일. 코스트코와 현대카드가 손을 잡은 첫날이다.


코스트코는 약 190만 명의 국내 고객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한 유통사 중 하나다.

그리고 1 국가, 1 카드라는 명백한 본사 방침을 따라 기존에 삼성카드와 계약했던 긴 시간을 뒤로하고 현대카드와 새롭게 손을 잡았다.


코스트코는 카드사와 독점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해당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고 거래액을 몰아주는 정책이 있다.

따라서 코스트코에 입점하는 카드사는 190만 명의 마트 고객을 고정적으로 얻게 된다.


지금 위에 보이는 코스트코X현대카드는 기존 코스트코X삼성카드보다도 혜택이 높은 수준이다.


자, 궁금한 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어차피 삼성카드와의 계약이 끝난 코스트코를 두고 현대카드는 왜 더 좋은 혜택을 주는 카드를 출시했을까.


기존과 비슷한 혜택이어도 상관없을 텐데 말이다.


오프라인 격전지 하남시


오프라인 유통을 잡아라

삼성카드가 바보가 아닌 이상 190만 명의 코스트코 고객을 잃는 데에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 묘수는 바로 이마트 트레이더스.


2018년 약 1조 9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트레이더스는 코스트코와 비슷한 콘셉트의 창고형 오프라인 마트다.


물론 코스트코가 약 3조 9천억 원의 매출을 냈던 것에 비하면 트레이더스는 반 밖에 되지 않는 거래액이지만, 이마트와 기타 이마트 계열사들을 안고 간다면 비슷한 거래액을 반짝해볼 수 있을 거라는 전략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삼성카드의 전략과 현대카드의 제휴가 산불처럼 불거진 격전지가 바로 하남이다.

스타필드 하남과 코스트코 하남점은 하남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식료품 구매 원천지이기에, 두 유통사가 경쟁하는 것을 뛰어넘어 카드사까지 그 경쟁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소문에 의하면 당시 코스트코 회원이 현대카드를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명품을 선물하는 프로모션까지 일어났다고 하니.

엄청난 출혈 마케팅이었다.


이렇게 카드사가 오프라인 유통을 잡으려고 하는 이유는 해당 매장을 가면 이 카드를 써야 한다는 일반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하여 거래액을 꾸준히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비해 덜 격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착각이다.

이미 기업계 카드사(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는 규모가 큰 온라인 유통사와 이미 손을 잡아 PLCC 를 계속해서 실험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오프라인 영역을 시작으로 롯데닷컴 온라인 영역으로 확장해나가고 있으며, 삼성카드는 신세계 계열사(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세계 백화점, 사이먼 아웃렛)는 물론 홈플러스와도 손을 잡아 오프라인 영역의 PLCC 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반면 현대카드는 조금 달랐다.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카드를 시작으로 코스트코와 이마트 같은 오프라인 유통사 PLCC 로 확장해오다가 온라인 영역으로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이커머스 업계 1위 이베이 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맨 왼쪽부터 SSG.COMX현대카드, EbayX현대카드 스마일카드, 11번가X신한카드


다른 PLCC 랑 다를 게 없지 않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다르다'.


2018년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건수는 392만 건.

일평균 신용카드 이용건수가 3,575만 건으로 약 9% 정도 차지하지만, 이 이용건수를 무시 못하는 이유는 바로 온라인 구매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 때문이다.


PLCC 는 아시다시피 카드사와 유통사가 함께 카드 혜택을 구성한다. 이렇게 만드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해당 유통사에서 소비자가 가장 잘 Hooking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서 만들 수 있다.


해당 카드를 발급을 많이 받고 소비자가 꾸준히 써주었을 때, 유통사 또한 수익성이 나아질 수 있기 때문에 유통사도 고객에게 더 많은 PLCC 이용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


자, 그런데 오프라인 시장과 달리 온라인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이탈하기 쉽다. 해당 매장에서 구매하지 않고 이탈하기도 쉽고, 또 다른 결제수단으로 바꿔 결제하기도 쉽다.


그럼 PLCC 사용을 장려하고 독려하기 위해서발급과 사용 모두 복잡하지 않고 간단해야 했다.


이미 이베이 코리아는 온라인에서 스마일 카드를 즉시 발급하고 그날 바로 결제할 수 있게 만들어, PLCC 발급을 아주 쉽고 간단하게 심지어는 빠르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스마일카드 발급 당일 사용률을 살펴보면 90%에 달하고, 심지어 신규 고객 기준으로 2분 안에 회원가입 후 즉시 심사를 거쳐 발급하면 30초 이내에 신용카드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간다.


>> 관련기사 참고하기


이뿐만이 아니다 SSG.COMX현대카드나 11번가X신한카드는 실제로 해당 몰에서 사용할 경우, 한 번 등록 후 결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물론 SSG PAY나 SK PAY를 사용할 경우에도 결제방법이 쉬운 것은 동일하다)


결제할 때, '앱카드를 실행하는 복잡한 단계'가 사라져 버렸다.

심지어 해당 몰에서 사용하면 더 혜택이 주어지니, 소비자로서는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다.


Apple이 출시할 Apple Credit Card


유통업에서 중요한 건 결제

카드사는 PLCC 를 통해 기존의 '범위형 혜택'에서 '표적형 혜택'으로 그 트렌드를 옮겨 가면서, 소비자들이 유통과 카드에 몰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해당 유통사를 가면 해당 카드를 꼭 사용하길 기대한다는 말인데, 물론 결제하는 주체인 소비자 마음이긴 하다.


그래도 온라인에서는 그 이탈을 더 세심하게 놓치지 않게끔 카드사는 더욱 노력하고 있다.

물론 이에 맞게 유통사 또한 이러한 협업을 늘려 수익성을 높이길 기대하기도 한다.


Apple 애플도 Apple Card 를 출시했다.

최근에 술자리를 가지면서 애플의 9월 키노트를 기대하며 잡담을 하고 있었다. 그때 한 친구가 '애플이 금융업을 하려나 봐'라며 애플뱅크를 키노트에서 발표할 거라는 장난을 치기도 했다.


애플이 애플 카드를 내 세운 건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으며(물론 애플은 카드 데이터를 디바이스 자체에만 저장한다고 밝혔다), 정말 금융업에 진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이 생각한 애플 카드 출시 이유는, 하나는 간편결제 앱인 애플 페이를 잘 활용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 다른 하나는 애플 카드를 통해 애플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결제를 직접 일으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점으로 보인다.


Apple 애플은 유독 판매채널이나 운영체제가 모두 폐쇄적이다.

리테일이 폐쇄적인 만큼 할인도 잘 없으니 정품 구매에 대해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또 애플 OS의 서비스에 대한 기능들도 직접 애플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정기 구독 결제를 애플 카드로 묶어버릴 수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에 Apple News+, Apple TV+, Arcade 모두 정기 구독 서비스이기 때문에 출시 시점도 고려했다.


아마 애플도 PLCC 전략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이라 판단된다.


앞으로 카드사가 두려워할 것은 다른 카드사가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 기업들일 것이며 나아가 리테일 업계 그 자체일 수도 있다.


마치 네이버가 네이버 플랫폼으로서 쇼핑과 페이먼츠를 모두 껴안는 현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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