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꺾이는 시점, 그러니까 6월이 끝나가는 시기가 되면 여지없이 반딧불이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지난주 애리조나에 사는 지인이 뉴욕으로 가족 여행을 온 김에 우리 집에 찾아왔었는데 이제 막 반딧불이가 찾아들기 시작해서 한두 마리씩 꼬리에 빛을 달고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해했다. 하긴, 나도 그랬으니까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렇다고 익숙해지느냐? 그렇지는 않다.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빛에 홀려서 뒷마당에 앉아 있게 된다. 올해는 여름에 캠핑을 갔을 때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나무를 타고 오르며 반짝이던 반딧불이를 동영상으로 담을 수 있을까?
마음이 무거운 나날.
어둠이 내려앉은 앞마당에 노란빛을 끌며 올라가는 반딧불이들을 보며 이유는 모르지만 조성진의 달빛 연주가 생각났다. 어쩌면 반딧불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어서 시간이 지나 성격 급한 반딧불이들 뿐만 아니라 온 동네를 덮을 만큼 많은 수가 찾아오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97_VJve7UVc&list=RD97_VJve7UVc&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