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출장으로 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고 미국에 돌아온 지 이제 1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이제 시차 적응이 쉽게 되는 나이가 아니다. 계속 며칠째 초저녁에 기절했다가 새벽에 깨서 그대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오늘은 술의 힘을 빌어서라도 좀 더 자기 위해 와인을 한병 열어서 아내가 만든 치즈케이크를 안주 삼아 한잔 하는 중.
진판델 와인을 곁들인 아내의 치즈케이크는 온 세상에서 나만 아는 천상의 맛이다. 아내는 술을 안 마시고, 이 치즈케이크를 선물 받은 사람들은, 그 수가 많지도 않지만, 술 안 드시는 수녀님들이거나 술 마시더라도 나 같은 와인 마니아가 아니라서. 특히나 진판델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확실히 아니다. 뭐, 살면서 "나만 아는 끝내주는 맛"이 있는 것도 나름 흥미로운/즐거운 일이다.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면 함께 진판델 와인을 따고 엄마의 치즈케이크를 먹겠지.
할로윈도 지났고 조금 있으면 추수감사절인데 매년 이 시기가 되면 1년이 끝났다는 느낌이다. 초록색을 잃어가며 알록달록하게 옷을 갈아입었던 낙엽들도 비 한번, 바람 한 번에 우수수 떨어져 길가에 산더미처럼 쌓인다.
어제는 아침부터 밖이 소란스러워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타운십의 leaf collection truck들이 돌아다니면서 동네에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수거해 가고 있었다. leaf collection week가 지나면 곧 추수감사절이고 곧 겨울이 온다.
올해는 조금 이른 추위가 예상된다고 하니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뒷마당에 말리고 있던 장작을 정리하고 벽난로를 개시해야겠다.
한 달 반 정도 남은 2025년. 이대로 무탈하게 지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