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영화감평)

홍금보의 보디가드 - 원제는 특공야야(特工爷爷), 무려 특공 할아버지!

by Aner병문

감독 및 주연 홍금보, 특별출연 유덕화, 맥가, 서극, 원화, 원표, 풍소봉...아니 이쯤되면 특별출연비로 돈 다 나갔겠네.. 특공야야(한국 개봉명 : 홍금보의 보디가드) 중국, 홍콩, 2016.


제목은 보디가드라지만, 당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케빈 코스트너와 휘트니 휴스턴 주연의 영화를 고대로 본딴 듯한 이연걸의 보디가드도 아니요, 가수 마야의 '쿨하게' 가 제법 인기를 끌었던 차줌마-차승원 씨 주연의 드라마 보디가드도 아니요(차승원 배우는 이상하게 본인이 진지해지면 작품이 망한다는 속설이;;), 사실 설정이나 몽타주 기법을 보자면 원빈 주연의 아저씨와 훨씬 비슷하다. 러시아-조선족 마피아들이 판을 치는 국경마을에서, 젊었을때는 특수경찰국 소속의 요원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나이에는 장사없는지 치매로 그만 외손녀를 잃고 딸에게 의절당하여 혼자 쓸쓸히 늙어가는 '뚱땡이 할아버지' 가 옆집의 삼류 노름 건달을(무려 유덕화 아저씨!) 아비로 둔 조선족 소녀를 구하기 위해 조선족-러시아 조직을 혼자서 다 쓸어버린다는 아주 간단한 서사다. 훈련하면서 띄엄띄엄 봐도 서사를 따라가기에 전혀 무리가 없으며, 게다가 모처럼 기대할만한 홍금보 옹(!)의 무술 연기는, 사실 나이도 나이인데다 이제 관절과 근육이 더이상 비대한 체중을 버티지 못하는지, 젊었을 적처럼 탄력있는 뜀뛰기나 유연함, 날렵함도 거의 보여주지 못한데다 그나마도 영화 끝나기 삼십분 정도에 거의 몰려 있으므로 무척 아쉬웠다. 다만, 앞서 소개했듯이, 날탱이 노름 건달이 무려 유덕화 아저씨이며, 최가박당 시리즈로 허관걸과 대박을 친 막가, 아시아의 스필버그로까지 불렸던 서극, 최근에 마블 영화 샹치에도 얼굴을 드러낸 원화 등, 왕년의 배우들이 얼굴을 보여서 그 점은 무척 좋았다.


솔직히 조선족들이 악인으로 나온다는 것조차도 식상한 영화이니 무술 장면만 대략 이야기하자. 가화삼보의 맏형 시절, 홍금보는 그야말로 원조 '날으는 삼겹살' '슈퍼뚱돼지' 라는 별명에 걸맞게 날렵하고 유연하고 화려한 우슈 실력을 선보였다. 근육과 지방이 뒤섞인 거구는 확실히 관절에 부담스러웠을테지만, 그에게는 그 부담을 능히 버틸만한 근력과 유연성이 있었다. 어렸을때부터 경극 학교에서 단련한 덕분일 터이다. 그러나 나이에는 장사없는지, 그나마 결말 삼십여분쯤에 모두 몰린 격투 장면에서, 그는 젊었을 적 한국식 권격 영화에서나 볼법한 '합기도' 식 관절기를 선보이는데, 그나마도 본인의 중심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넘긴다. 겉보기에는 화려할지 몰라도, 실제로 자신의 중심은 거의 움직이지 않으면서 상대의 팔이나 다리를 꺾는 것만으로 장정들을 넘기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관절이 잘못된 방향으로 어긋나려 할때 당연히 상대도 사력을 다해서 방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관절기를 걸 때는 반드시 내 중심이 먼저 상대의 중심을 치고 들어가서 묶어놓거나, 흩어놓아서 힘을 충분히 쓰지 못하게 만든 다음 빠르게 관절을 꺾어서 제압해야 하는데, 홍금보의 관절기는 이제 더이상 그 옛날 스티븐 신갈, 아니 스티븐 시걸의 복수무정 시절보다도 못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그게 무척 아쉬웠다. 정말 여러 번 말하지만, 나이에 장사 없는가. 견자단 형님은 여전히 건재하시던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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