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번외편 ㅡ 경험의 두께
비슷한 신체조건을 가졌다고 할때 막싸움꾼과 도장 체육관 등에서 오래 훈련한 이가 붙으면 어떻게 될까? 나는 경험상 아직까지는 무공을 익힌 이가 우세하다는 결론에 있다. 막싸움꾼은 경기 운영의 묘를 알지 못하므로 체력 안배없이 초반 기세를 살려 큰 공격을 단타로 날리거나, 결국 가까이서 멱살잡이 드잡이질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때리는거야 누구나 하는 일이지만, 체력과 내구성, 즉 방어적인 면에서 막싸움꾼은 따로 피하거나 단련할 일이 적으니 불리하고, 근거리에서 잡고 넘기는 싸움으로 가도 지렛대의 원리로 관절을 조이거나 꺾거나 중심을 무너뜨리는 묘수를 모르니 불리하다. 그러나 만약 그 막싸움꾼이 타고나길 거구의 강골이고, 거기에 나름의 경험을 갖추었다면 사정은 또 다르다. 타고나길 강하고 질기게 태어나 내 타격이 잘 먹히지 않고, 중심이 좋아 잘 버티며, 무엇보다 싸움의 경험이 풍부하여 어디를 어떻게 쳐야 초반 선수를 잘 잡을지 야수처럼 잘 아는 이들도 분명 있다. 나는 젊어 철없을 적 밤의 길거리에서 이런 이들 몇은 만났는데, 당시 밝은 날에 잠 줄여가며 배운 권투며 종합격투의 기술이 잘 먹히지 않아 곤혹스럽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궁여지책으로 턱이나 명치처럼 치명적인 급소를 치거나 관절을 꺾은 채 계속 버텨 힘이 빠지기를 끝내 기다려 겨우 위기에서 벗어났었는데, 사실 규칙이 있는 경기였다면 누가 봐도 내가 진 판이었다. 타고나길 무쇠처럼 태어나 거만하고 눈치보지 않는 사내들을 제압하지 못하는 내 무공의 얕음이 부끄러워 몸 깎아 헤비백을 치고, 레슬링 인형을 조여 던지던 시절이 있었다.
맞서기, 겨루기, 대련, 스파링, 조수 처럼 사람끼리 맞붙는 경험은 직접 해보지 않고는 늘지 않는다. 특히 반드시 지렛대를 만들거나 중심을 흩어서 넘겨야하는 관절기 류는 늘상 붙고 붙어야 실력이 는다. 경험이 두꺼워야 열심히 익힌 기술을 적재적소에 쓸수있다. 그래서 어제 모처럼 딸을 일찍 재운 아내와 이야기나누며 술 한잔 마시고, 새벽에 다시 일어나 타격과 근력 훈련을 했다. 회사 일이 바빠지며 비교적 시간을 많이 들여야하는 틀과 보 맞서기 연습량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