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ITF 1016일차 ㅡ 유단자 훈련 및 격파 쎄미나!

by Aner병문

어제 모처럼 아내와 바쁜 와중에도 말 그대로 망중한을 즐기며 작은 족발과 육사시미에 고량주 한 병 뚝딱 하면서, 아내의 최종 의중을 물었더니, 아내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그래도 진짜 어데 가가 내 같은 마누라 또 있나 물어봇쏘, 진짜 없지러! 하며 시원하게 연습하고 오라고 허락해주었다. 물론 회식은 언감생심이고, 연습만 하고 얼른 오라했다. 나도 거기까지 바라면 너무 도둑놈이지… ㅜㅜ



아침에 산과 동네를 누비며 흙 스무포대를 퍼다가 나르고 났더니 이미 기진했으나 서둘러 씻고 중앙대학교 체육관으로 갔다. 역시 명문대학교의 교정은 넓고 시설은 좋았다. 심판 분과를 맡으신 서산 사범님의 5단까지의 틀 교정 훈련이 있었으며, 나는 3단의 유신 틀까지 하고 빠졌다. 러시아의 몇몇 유단자들이 함께 참여했는데 역시 수준이 높았다. 서산 사범님은 물론 교본의 동작대로 진행해야겠지만, 원리를 알고나면 반드시 교본 그대로 하기보다 힘을 더 효율적으로 낼수 있는 고민도 해야한다셨다. 이를테면 쌍팔목막기를 할때 준비동작을 위해 반드시 꼭 주먹을 교차할 필요는 없다든가 하는 식이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기초를 소홀히 할수는 없었기.때문에 다음 동작으로 넘어갈때 반드시 앞축으로 돌아야 된다든가, 혹은 미리 시선을 주어 회전력을 잃지 않는다든가, 옆때리기 동작 등을 할때 반대손이 자세를 잡아주어 때리는 힘을 배가시킨다든가 하는 기초들이었다. 이 모든 기초들을 다 신경쓰며 하려니 다 아는 틀이라도 헷갈리고 어려웠다. 그러나 그만큼 틀이 더 깔끔해졌다.


격파왕 엄 사범님의 격파 쎄미나는 명불허전이었다. 나는 흰 띠 시절부터 지금까지 송판이나 맨바닥에 정권단련 팔굽혀펴기를 쭉.해오고 있으며, 유단자가 된 뒤부터는 전용 단련대를 받아 틈날때마다 주먹과 손칼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단련은 정말 꾸준한 시간을 두고 쌓는 과정이라, 나의 격파는 보잘것없고 미진하다. 엄 사범님은 팔꿈치를 당겨 다리의 힘을 뺀 후 주저앉듯 중심을 밑으로 떨구는 기초자세를 먼저 알려주셨는데 이 자세에 정확한 힘을 전달하는 속도와 단련이 더해져야 된다고 알려주셨다. 단련이야 잘 알고 있는데, 속도는?


신문지 격파를 잘하면 타격에 힘을 풀면서도 필요한 위력만 전달하는 요령을 알수 있다셨다. 긴 끈에 집게를 달고 신문지 한 장을.찝어서 그 종이를 주먹찌르기로 뚫거나 동강내 잘라야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주먹이 닿는순간 부드럽고 얇은 신문지가 팔랑거리면서 힘을 흩어버리니 타격이 전달될수가 없었다. 이 신문지가 무슨 태극권을 하나… 다른 고단자 사범님들은 금방 하셨는데, 나는 요령을 몰라서 쩔쩔맸다. 그래도 알려주신대로 하니 기왓장.네 장 정도는 문제없이 깰수 있었다. WT 태권도도 그러했으며 특별히 참여한 가라테 수련자들 역시 명불허전 일품이었다.

여러 고수들과.함께한.즐거운 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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