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ITF 1065일차 ㅡ 도장의 천태만상

by Aner병문

나는 지난주 수요일인가 대차게 훈련한뒤 이제서야 겨우 다시 도복 띠를 매었다. 소은이가 감기가 세게 오고, 밤마다 코가 막히고 기침 재채기에 자주 우니, 어영부영 일주일을 제대로 못 자고 활력없이 일상에 끌려다녔다. 이제서야 겨우 정신을 차려 늘어지고 둔한 몸을 끌고 도장 가서 무조건 팔굽혀펴기 하고 틀 연습을 했다. 벌써 거창대회까지 이십일 남짓 남았는데 실력을 기르거나 유지하기는커녕 더욱 떨어지는듯 하여 걱정이다.


무정이가 돌아왔다. 듬직한 몸에 비하여 마음이 가녀려서 아픈 손가락처럼 신경쓰이는 어린 처녀였다. 어느 시대 어느 세상이 다르랴만, 사회초년생들이 여유롭게 철들기에 세상은 너무 빨리 각박해져버렸다. 파도에 떠도는 조각배 같아도 잘 버티고 꾸준히 연습하여 퇴계 틀까지 익혔다가 한동안 물 속에 잠기듯 쉬었다. 다시 돌아온 무정이는 감각은 잃지 않았지만, 신체 기능이 많이 떨어졌어도 역시 태권도를 좋아한다. 그러면 되었다.


신체 기능하면 잘생긴 기하를 따라갈수 없다. 늘 말쑥한 정장 차림에 누가 봐도 신사처럼 모범적으로 잘생겼는데, 몸을 단련하기 좋아하여 온몸이 근육질이다. 내가 선호하는 두껍고 커다란 몸이 아니라, 팔굽혀펴기, 턱걸이, 각종 맨몸 운동

등으로 다듬은 몸은, 날씬하지만 선명한 잔근육으로 가득하다. 최근에 세련된 미인 아내와 결혼했는데 배 나올까 싶어 늘 자주 도장에 나와 연습한다. 태권도 연습을 할때마다 힘이 넘쳐 모든 동작의 끝이 지나치게 과하게 뻗지만, 나는 그의 신체 능력 반도 따라가지 못할 터이다. 나도 한때는 54킬로에 턱걸이 스무개씩 할때가 있었다.



콜라 부사범은 많이 바빴다. 2년전 흰 띠 수련자는 빠르고 깊게 익혀 두각을 드러내더니 어느 틈에 정식 지도자가 되어 그저 오랜 수련자란 이유만으로 임시 부사범을 맡는 나와는 하늘과 땅처럼 되었다. 콜라 부사범이 잠시 대회 준비 사무를 보는 동안, 내가 한 시간 사제사매들을 도와주며 훈련했다. 우리 사범님께 가장 많이, 가까이 배운 콜라 부사범은, 입문이 나보다 늦고 젊어도 실력이나 지도력에서 과연 사범님의 수제자라 할만하다.



새 입문자들도 많이 오고, 허리역할을 할 중견자들이 열심히 훈련해주셔서 고마웠다. 나도 더는 늘어질수 없으니 더 정신 차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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