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중국근대사상사론 ㅡ 산천은 의구하며 인걸도 간데 있다.

by Aner병문

이택후 지음, 임춘성 역, 중국근대사상사론, 한길그레이트북스, 2005.


이종격투에서 종합격투기로 안착되며 수많은 기술들이 다양하게 꽃피우고, 심지어 총칼뿐 아니라 아닌말로 첨단무기를 발사하는 단추 하나면 평생 몸을 단련해온 고수들이라도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시대가 되었다. 어찌보면 상황에 따라 치고 찰 뿐 아니라 꺾고 조르고 던지는 기술들까지 다양하게 배워두는 종합격투만이 이른바 실전의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마땅하지 싶다. 그럼에도 여전히 옛날 식의 도복을 입고, 운동기계 대신 돌과 나무를 두드리고, 모래를 채운 항아리를 손끝으로 드는 연습을 하고, 사람끼리 몸을 던지고 받는 훈련을 하는 고류古流ㅡ Old school 역시 여전히 전통을 지키고 있다. 나 역시도 기초 중의 기초인 앉는서바로찌르기 나 걷는서바로찌르기 가 실제 위급한 상황에 효용이 높다고는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태권도식의 기본 공격 각을 익히고 원리를 몸에 배게 하는데는 이루 말할수없다. 역사는 다 이유가 있다.


양계초는, 역사란 어느 뛰어난 인물의 무대여서도 아니고, 시대가 그 인물을 받쳐주는 것도 아니라 했다. 몇몇 걸출한 영웅들 위주로만 흘러가는 역사란 흥미 있겠지만 그만이 전부는 아닐 터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저자인 이택후 선생 역시 격동과 전란에 휩싸인 중국 근대를 이끌어나가던 몇몇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론을 전개했다. 심지어 그는 1930년생으로 공산중국의 하방 下防 정책이며, 대약진 운동, 천안문 등을 몸소 겪은, 무쇠같은 인텔리겐차다. 고대사상사론이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제자백가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면 근대사상사론은 외세의 침략에 맞서 서양을 본받으려고도 하고, 타파하려고도 하던, 담사동, 엄복, 강유위, 양계초, 손문, 노신 등의 영웅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일제 침탈을 앞두고 어떻게든 발버둥쳐보려 했던, 김옥균, 박영효 등의 이른바 개화파들, 혹은 대원군과 최익현 같은 척사파와 다르지 않았을 터이다.


나의 지식이 전체적으로 근천하나, 역사 역시 어렸을때 친구없어 홀로 쉼없이 보던, 박흥용 화백의 계몽사만화전집과 이희재 화백의 웅진사만화전집의 범주에서 벗어날수 없다. 어느쪽이건 홍수전의 태평천국을 대단케는 안 다루었으며 당시 국정 교과서도 그랬다. 그런데 막상 이택후 선생은 홍수전을 비록 종교에 깊게 빠졌을지언정, 서학을 중심으로 사회 상부구조까지 영향을 준 농민혁명가로 추어올리고 있어 좀 놀랐다.



작가의 이전글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