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본격부녀육아일지, 그러나 간략하지 않은
1. 아비의 잘한 점
ㅡ. 뭐 있나. 요즘 코로나, 독감, 감기 도는 시대에 끝끝내 버티며 아직까지는 환절기에 무사히 건강 유지중. 회사에서는 조퇴가 줄 잇고, 어머니 아버지도 편찮으신 요즘, 나까지 감기 걸리면 끝장이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음.
ㅡ. 고량주 3일 연속으로 마셨더니 진짜로 안 취했는데 얼굴이 빨개져서 아내가 밥 잘하는 유진이 있는 앞에서 매우 혼냄. 2주간 금주를 명하시고, 다시 신뢰를 쌓으라고ㅜㅜ솔직히 그 정도로 취하진 않았지만, 나도 내년이면 마흔인데 안 그래도 오십도짜리 고량주 세 병 씩은 무리지 싶어 말 잘 듣는 남편으로서 소은이 보는 동안 금주 약속지킴. 아니 근데 솔직히 출퇴근 전후로 소은이 돌보고, 겨우 이틀 도장 가는거 아니면, 밤에 혼자 공기계 불 켜놓고 책 보는게 전부인데, 술 마실 틈이 어딨나ㅜㅜㅜ
2. 순서상 이번에는 딸내미 잘못한 점
ㅡ 고집이 늘었다! 늘어도 너무 늘었다! 안할거야, 싫어! 할머니 나가! 노노노노노~ 뭔 미국 교포도 아닌것이 영어까지 섞어써가며 제 맘에 안 들면 떼를 부린다. 할아버지 할머니야 손녀니까 늘 대부분 져주시지만, 애비인 내 입장에서는 어림도 없지. 소은이 절대 안돼요! 하면서 혼내면 보통 말을 듣지만 저도 지나치게 졸리거나 짜증나있을때는 저도 핏대를 세우고, 심지어 어제는 늦은밤에 기어이 TV 더 보겠다며 리모콘을 던지기까지! 이건 안되지. 내 훈육의 마지막은 언제나 엉덩이 다섯대 때리고, 소은이가 잘못했다고 할때까지 함께 둘이 방에 있으면서 절대 안된다고 가르친다. 사실 어린이집에서도 힘들다고 몇 번 연락이 와서 지지배 기 꺾으려고 열심히 전쟁중.
3. 그러므로 다시 아비 잘못한 점
ㅡ. 어느 부부가 안 그러겠냐만서도, 아내와 나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서로가 미워서 다툰 적은 없다. 다만 최근 소은이의 훈육 방식 때문에 소은이 없는데서 서로 언성이 높아진 적은 있다. 장인장모께 한번도 혼나거나 맞고 큰 적이 없다는 아내와 처남형님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으나, 아내는 내가 소은이 혼내는게 너무 무섭고, 아이 엉덩이 때리는 일도 끔찍하단다. 내가 보기에 아내는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소은이 안돼! 만 반복하면서 저가 끝까지 깨달을때까지 기다려주는 방식인데, 차라리 엉덩이 몇 대 쳐서 절대 이러면 안된다는걸 뺠리 알려주는게 낫지, 아직 문리도 덜 트이고.말도 잘 안 통하는 아기가 스스로 깨닫게 기다려준다는 일이 꼭 사막에서 물도 없이 사람 피말리는 일처럼 보여, 오히려 그게 더 잔인해보였더랬다. 아직 육아방식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좁히는중. 나중에 더 길게 쓸 일이 있을 터이다. 여러 선배 부모님들의 고견 구합니다.
4. 딸내미 잘한 점
ㅡ 그러나 늘 귀엽고 이쁘다ㅜㅜ 특히 풀 죽어서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잘못했어요.. 하면서 쓰윽 오는거 보면 겉으로는 엄격해도 속으론 이미 사르르 녹아 귀여워 쥬금 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