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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er병문 Feb 03. 2024

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무식하다, 는 배우지 못한 이에게 쓰는 말이 아니다.

뼈에 붙은 고기는 유독 맛있다. 어머니께서 웬일로 감자탕을 해주신다 하여 늦은 시간 퇴근하고 돌아와 마시다 남은 보드까에(정 선생님, 감사합니다!) 어머니가 해주셨다는 감자탕을 조금 퍼서 곁들여보니, 맙소사, 등뼈가 아니고 갈비였으며, 곁들인 시래기조차 어머니가 손수 농사짓고 거두신 배추, 무청 김장 하고.남은 것을 햇볕에 말려다, 집된장에 직접 무치신 그 맛이었다. 어데 가나 그 맛이 그 맛인 시장통 감자탕에 들어가는 시래기 맛이 아니라서, 울컥 눈물이 솟았다. 차마 어머니가 무섭지 아니하다.말은 못하겠지만, 어머니는 일평생 가족이 먹는 밥을 이처럼 정성들여 만드시었다.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어머니의 정성을 알게 되어 부끄럽고 무렴하다.



뼈에 붙은 고기를 보면 늘 생각나는 일이 있다. 나는 인사동 요식업계에도 한동안 있었는데, 그럴듯한 복장의 부잣집 도령 아씨들이 무슨 고기에 뼈밖에 없냐며 순살로 바꿔달라 했던 적이 있다. 여기가 무슨 교촌치킨이니?? 술은 못 끊었어도 장담하건대, 내 신앙을 걸고 밥 잘하는 유진이의 갈비찜은 우리 어머니에 비견할만하다. 그 갈비는 그 유명한 유기농 ㅎ사의 공정도축과정에서 나왔으므로, 재료로서의 품질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살코기도 충분했고, 물고기와 육고기를 막론하고 뼈를 싸는 고기는 두툼하여 양도 많거니와 운동으로 늘 자극을 받으니 감칠맛이 남다르다. 소뼈 주위의 맛있는 살을 양념하여 구운 것이 수원 왕갈비고, 참치 뼈에 엉긴 기름진 살을 박박 긁어다 뭉쳐서 먹는 것이 그 유명한 나카우치다.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서 자운 선생이 이름이 어렵다며 참치갈빗살이라고도 하는 그 음식이다.



아무리 많이 배웠어도 이런 이치를 모르면 맛이 혀에 닿을 턱이 없다. 또한 학력이 높다하여 이러한 이치를 다 알 리도 없다. 다만 알려주려.해도 듣지 않거나 완강히 고집부려 오로지 저만을 지키고자 하는 이를 나는 기꺼이 무식하다 부르기로 마음먹었다.



무식과 무례는 통한다. 알지도 못하면서 기꺼이 배우려고도 하지 않고 저만 옳다 고집부리는 이는 무식하고 무례하다. 자정이 넘었으니 어제 한없이 기초를 무시하는 이가 있어 마음이 상했다. 회사에서는 내 동료이기도 한, 예쁜 코치님을 때릴듯이 을러대는 신입 사원이 있어 나는 말조차 하지 않고 그를 막아섰다. 배우지 않은 사람이 무식한게 아니라, 배울 생각도 아니한 사람이 참말 무식한 것이다. 너무 많아서 가끔 아득하다. 술 한 잔 마신김에 괜히 나는 아닌척 잡말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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