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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er병문 Feb 08. 2024

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

ITF 1106일차 ㅡ 설 전 마지막 연습!

아이도 어느덧 나와 부녀로서 손발을 맞춘 지 다섯 해라, 어지간히 제 아비 둔한걸 아는지 집안 집기가 망가지거나, 고쳐야할듯 하면 그 초롱초롱한 눈으로 아비를 올려다보며, 엄마 오셔야 돼요? 하거나 가끔 내가 딸내미 장난감도 어찌 조립하는지 몰라 부품들을 든 채 겨냥도만 보고 있노라면, 아이 참,아빠, 그게 아니지이, 하면서 착 빼앗아다 찰칵 소리 나게 끼우기도 한다. 어머니 아버지는 이런 나를 사십년이나.보아오셨으므로, 소은이를 대견해하시며 느가 느 아비보다 낫다잉, 하시는데, 이런 나조차 벌써 몇년째 겉핥기로나마 첨단생활기계의.원리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로 먹고 살고 있다.



사람이란 참 신기한 이유가, 남녀가 사랑하여 열 달이면 세포가 피와 뼈와 살을 받아 혼백을 품고 사람이 되는데, 가르치면 금방 알고, 문리가 트이면 배우지 않은 일도 배웠던 일로부터 능히 짚어서 알게 되니, 아르놀트 겔렌은 인간학적 탐구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흘수선과 같은 능력이라 했고, 주자는 인간이 리를 받아 성性으로 키워 그렇다 했다.



내가 이 일을 해보니 기계는 빠르고 정확하여 신묘한듯 하다가도 알고보면 저장되는 영역, 인식하는 영역, 계산하는 영역, 실행하는 영역을 별도로 저장해주어야 하고, 연결해야 주어야 하며, 어떤 때는 어찌하라 하나하나 상황과 답을 함수로 지정하고 도출하는 일을 기계어로 짜서 반복하고 길들여주어야 하는데, 이 중 단 하나라도 틀어지면 오류가 나고 멈춘다. 신입사원들을 가르칠때 나는 기계처럼 멍청한 것이 없다고 하면서, 사람은 두 손을 쓰다 한 손을 다치면 그러려니 하면서 남은 한 손으로 부족하게나마 일을 하지만, 기계는 그 즉시 오류가 나며 멈추거나 일을 하지 못한다는 예를 들었다. 챗 GPT. AI 전화기 등이 인공지능의 발전에 박차를 가할 것은 분명해 보이나, 그 또한 아직은 인간들의 수많은 행동 사례를 백만분의 1초 속도로 파악하고 분석하여 공통된 행동 유형을 보이는 것일뿐, 정말로 옳고 그르며 좋아하고 싫어하는 판단 기준을 정립하지는 못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므로 기계를 다룰때 나사 하나, 기계어 한 줄 소홀히 할 수 없으나 모든 영역을 올바로 연결하는 일 또한 중하다.


찌르기를 할때 발끝으로 디딘 중심을 낮춘 상태에서 싸인 웨이브로 필요분의 힘을 주먹 끝까지 끌어올리거나, 발차기를 할 때 무릎을 높이 들어 겨눈뒤 발을 뻗어 그 끝이나 날까지 힘을 전달할 때도, 허리를 비롯하여 주변부 근육과 관절이 질기게 버텨주지 않으면, 흔들려서 올바로 치고 찰 수 없다. 이 연결을 위하여 수없는 자세 연습을 하는 것이다.



설 전이라 사람들이 많이 오진 않았으나 한껏 연습했다. 연휴 동안은 이 힘을 내도록 몸의 연결을 단련하는 연습을 할 계획이다. 늘 부족한건 시간과 의지지, 목표나 연습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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